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

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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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전 제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딱 놔버려요.
ㆍ하지만 될 것 같으면 한 달이든, 일 년이든 노력해요”

아침형 인간 김진세 박사에게 오후 9시는 ‘밤’이고, 한창 뉴스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주하에게는 ‘저녁’이다. 오후 9시에 시작한 인터뷰는 밤 10시 30분이께 끝이 났다. 마감뉴스(물론 생방송)를 앞둔 김주하를 뒷좌석에 태우고 여의도에 위치한 MBC 방송국까지 한달음에 내달린 김 박사는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선 뒤에야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얼굴에서는 마치 라이언 일병이라도 구한 듯한 뿌듯함이 묻어났다. 매일 밤 TV로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앵커 김주하가 이달의 주인공이다. (편집자 주)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_ 피곤해 보이세요. 너무 바빠서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들었어요. 어제는 좀 주무셨어요?

김주하_ 어제도 두 시간밖에 못 잤어요. 요즘 더 바빠져서요.

김진세_ 곧 마감 뉴스도 하셔야 할 텐데…. 우선, 많은 여대생들이 김주하씨를 닮고 싶어 합니다. 롤모델이 된다는 게 부담되지 않으세요?

김주하_ 부담이 많이 되죠.

김진세_ 그런데 정작 본인은 어떤 인물처럼 되고 싶으신가요?

김주하_ 난 누구처럼 되려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살아남기 위해 눈앞에 밟아야 할 단계를 밟고 갔을 뿐인데 운이 좋게도 좋은 평가를 받은 거예요.

김진세_ 그럼 정말 운이 좋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김주하_ 전부 다죠. 아나운서로 입사한 것도 그렇고요. 대충 아시겠지만 경쟁률이 1000:1에 이르니까요. 다른 사람들 실력이 저보다 못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최종면접에서는 다 비슷비슷해요. 거기선 정말 운이죠. 제가 ‘뉴스데스크’를 맡게 된 것도 그렇고.

김진세_ MBC에 입사해서 초창기에는 힘드셨다고요.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김주하_ 뒤를 보지 않았어요. 제가 가고 싶은 길만 본 거죠. 남편은 저한테 경주마라고 해요. 눈가리개를 하고 앞만 보도록 만든….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더 작아 보일 수 있으니까 내 길만 봤을 거예요.

김진세_ 훌륭한 앵커 혹은 훌륭한 기자가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다는 말씀이시군요. 엉뚱한 질문인지 모르겠는데, 기자를 하면 뭐가 좋으세요?

김주하_ 저와 똑같은 꿈을 품고 기자의 길로 들어섰다가 실망들을 많이 하는데…, 사실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거죠.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으니까 기자들이 정치 쪽으로 많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아,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정치에 꿈이 있다는 건 아니니까요. 세상을 바꾼다는 건 내 맘대로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부조리나 안 좋았던 것들을 바꾸고 싶은 거예요. 기자는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하다 보면 안 바뀌더라고요(웃음). 자신이 가졌던 꿈이 멀리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고 힘들어지는 거 같아요.

# 어머니는 효녀라 부르고, 여동생은 신처럼 따르는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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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세_ 김주하 앵커의 결혼 즈음 어머니께서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셨는데, 그 내용이 참 감동적이었어요. 사춘기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했다던데 많이 힘들지 않으셨어요?

김주하_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힘들었어요. 제 나이에 쌀 걱정하면서 산 사람들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당시엔 몰랐어요. ‘지금 힘드니까 미래에 대해서 좋은 꿈을 꿔야지’ 이런 게 아니라 ‘이렇게 살 수도 있는 거지 뭐’ 하는 마음이었죠. 힘든 티를 안 내려고 숨긴 게 아니라, 제 얼굴에 그런 어두움이 없었나 봐요. 오죽하면 학교에서 수업료 외에 공부 좀 하고 집안 좀 괜찮은 애들한테 걷는 거 있잖아요? 늘 저한테 그걸 내라는 거예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저희 어머니가 힘든 상황을 다 짊어지셨기 때문에 제가 몰랐나보다 싶기도 하고요.

김진세_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시다고요?

김주하_ 아무래도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까요.

김진세_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하고 또 어머니께 그 돈을 드렸다는 얘기를 보면서,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효녀라고 표현을 해도 되나요?

김주하_ 어머니도 그 말씀하세요. 저한테 “효녀가 복을 받아야지”라고 하시는데, 저는 부담스럽죠(웃음).

김진세_ 어쩌면 어머니께서는 당연히 김주하 앵커가 선생님이 되기를 더 바라셨을 거 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교사는 안정된 직업이잖아요.

김주하_ 어머니는 처음부터 교사가 되라고 하셨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선생님은 커피 안 타잖아”라고 하시는데, 어렸을 때였는데도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사회생활에서 겪어야 할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 같았어요. 어머니도 사회생활을 해보고 남녀차별을 많이 느끼니까 그런 얘기를 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고등학교 때 신문반 활동으로 앵커의 꿈을 꾸면서 어머니한테 말씀드렸는데 그때도 교사가 되기를 더 원하셨어요. 아마 제가 (앵커 시험에) 떨어질 거 같으니까(웃음) 실망할까봐, 그렇게 말씀하신 거겠죠.

김진세_ 대학에서 과학교육학을 전공하셨잖아요. 사범대를 선택한 건?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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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_ 그렇죠. (방송국 시험에)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서(웃음).

김진세_ 여동생이 있으시죠?

김주하_ 저희는 친한 편인데, 지금도 제가 가르치는 편이에요. 사실 이 나이가 되면 친구 같은 사이가 되잖아요? 아직까지도 세살 터울 동생은 저를 신처럼 여기고, 언니가 하는 건 다 맞는 줄 알아요(웃음).

김진세_ 사춘기 때 학교에서 그런 역할을 하셨을 거 같아요. 요즘 애들이 말하는 소위 ‘짱’ 같은?

김주하_ 짱까지는 아니고요. 인기는 좋았죠(웃음).

김진세_ 여학교에서는 남성적인, 아니 선이 강한 이미지라 인기가…(많으셨을 법한데).

김주하_ 네네. 한번은 친구가 “주하야 손 좀 만져볼게”라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대뜸 “여자 손이잖아!”라고 하는 거예요. 그때 저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어요. ‘얘가 나를 뭘로 보고 좋아한 건가’ 하고(웃음). 아이들이 그런 쪽으로 저를 의지했던 거 같아요.

김진세_ 학창 시절 별명은 있었나요?

김주하_ 눈이 커서 왕눈이, 이름 때문에 (100원짜리) 주화라고도 불렸고. 대학 때는 제가 미용실 가는 걸 귀찮아하고 돈도 없고 하니까 허리까지 오는 머리를 길게 땋고 다녔어요. 그때 별명이 향단이었어요.

김진세_ 외모와 관련된 게 많군요. 성격과 관련해서는?

김주하_ 아, 덜렁이 같은 거요? 덜렁이, 덤벙이 이런 것도 있었어요.

# ‘외강내유’ 그녀가 ‘외남내여’ 남편을 만나다
김진세_ 남편 분은 어떠세요? 김 앵커가 워낙 바쁘시잖아요. 남편 분이 많이 참고 사시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죠(웃음).

김주하_ 저도 인정해요(웃음). 저희가 싸우는 게 부족한 시간 때문이니까요. 남편의 불만이 많죠.

김진세_ 남편 분이 재밌는 표현을 쓰셨던데요. “아내가 MBC ‘주말 뉴스데스크’ 단독 앵커를 맡으면서 나도 단독으로 남게 되었다”라고. 남편은 어떤 성격이세요?

김주하_ 겉은 남자 같으나, 속은 여자 같은 사람이에요.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타서 여성적이라고 하는 거예요. 저는 혼자서 잘 노는데, 남편은 혼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외로워해요. 그걸 최근에야 알았어요. 전에는 ‘내가 일하는 걸 모르고 결혼했나’ 하는 불만만 있었거든요. 제가 철이 든 거죠. 나쁘게 말하면 남편이 외로워서 나를 못 살게 구는 거고, 좋게 말하면 그래서 저를 찾는 거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그걸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 남편도 좋아하고요. 저는 겉은 강하고 속은 여린 편이거든요. 강하게 나오는 사람 앞에서는 강하고 약한 사람 앞에서는 쩔쩔매고, 남이 우는 거 못 보고 내가 힘들어도 부탁받으면 할 수 없이 하고요.

김진세_ 어쩌면 바깥분이 그 성격을 알고 외로운 척하시는 거 아니에요?(웃음)

김주하_ 그럴 수도 있죠. 저도 선수인데 그 정도는 넘어가줘야죠(웃음).

김진세_ 생각해보니까,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 약하다는 김 앵커의 성격이 처음 말씀하신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와 맞닿아 있거든요. 어린 시절 꿈이었다는 의사를 하셨어도 잘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사실 기자를 하고 있으니, 약해지면 안 되는 면이 있잖아요?

김주하_ 누군가의 힘든 모습으로 인해 그쪽 편이 되는 심정 아시죠? 사실 약자의 편이 되는 건 옳지만 객관적이지는 않은 일이죠. 그게 가장 힘들어요.

김진세_ 약해질 때는 본인을 어떻게 잡으세요?

김주하_ 저는 반대 의견을 더 열심히 들어요. 그럼 다시 가운데로 돌아와요. 제 성격으로 인해 힘든 걸 아니까, 물리적으로라도 그렇게 만들어요.

김진세_ 균형을 잡아나가는 과정인 거죠. 요즘엔 트위터를 하시던데, 제가 그 개념을 잘 몰라서 주변에 물어봤어요. 제가 한때는 얼리어답터였는데….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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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_ 그런데 트위터를 모른단 말씀이세요?

김진세_ 덕분에 알게 됐어요. 과거에 얼리어답터였다는 얘기죠(웃음). 제가 보기엔 소통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분 같아요. 김주하 앵커가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사람이 된다는 것도 소통 능력이 뛰어난 덕분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사실은 타고나신 거 같아요. 목소리도 한몫했죠. 하지만 예전에는 콤플렉스였다고?

김주하_ 지금도 콤플렉스예요.

김진세_ 제가 느끼기엔 그 목소리가 신뢰감을 주거든요. 그런 얘기 많이 들으시죠?

김주하_ 세상이 좋아져서 그런 거고요(웃음). 어렸을 때 어머니는 저한테 집 전화를 못 받게 하셨어요. “사람들이 네 아빠가 어디서 아들 낳아왔다고 하니까 창피하다”고요(웃음).

김진세_ 집에서 말고 밖에서도 목소리에 대한 좋지 않은 반응을 들은 적이 있으세요?

김주하_ 어쩌다가 이 직업을 갖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반장 같은 거 말고는 나선 적이 없어요.

김진세_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반장을 하면 안 되죠(웃음).

김주하_ 뽑아주니까 하는 거죠(웃음). 단, 반장은 해도 학교 회장 선거에는 안 나갔고, 대학 때 과대표는 해도 단과대 선거에는 안 나갔어요. 항상 그 선을 넘지 않았어요. 제 능력이 따라줄 것 같지도 않거니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주의거든요. 물론 올인하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제가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져요.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_ 맞는 말씀이에요. 목소리 얘기하다가 이렇게 흘렀네요. 말씀 들으니까 이해가 가네요. 하긴 김 앵커 입사 초기만 해도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저음의 여자 목소리였잖아요. 지금과 같이 되기까지 뭔가 반전의 계기가 있었을 거 같은데요?

김주하_ 방송국 입사 후 선배들이 “네 목소리는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당시 제가 라디오 진행할 때 ‘주하 오빠 목소리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적이 있어요. 그 편지는 지금도 가지고 있고요. 선배들이 그 편지를 돌려보면서 막 웃고 몇몇 선배들은 저를 데려다 가르쳤어요. 그때만 해도 여자 앵커의 목소리는 갸냘프고 여성스러웠거든요. 그게 불과 12년 전이에요. 지금은 목소리를 굵게 내는 추세고요. 저 때문에 이렇게 바뀌었다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그건 잘 모르겠고 어느 순간 바뀌더라고요.

# 못할 것 같은 일에는 ‘서당개 3년 법칙’도 안 통해
김진세_ 저음의 목소리와 성격이 만나서 지금의 김주하 앵커 이미지를 완성한 게 아닐까요? 사람으로 하여금 믿음이 가게 만드는! 반면, 자신의 얘기는 참 안 하시더군요.

김주하_ 저는 직업으로 평가받아야 할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밖에 나가서 가능하면 가정이나 개인적인 얘기는 하지 않는 거예요. 제 패션에 대한 인터뷰를 하자고 하면 코디네이터와 인터뷰하라고 해요. 전 그저 가져다주는 옷을 입을 뿐이니까요.

김진세_ 어쩌면 그게 긍정의 힘일 수도 있어요. 자기 본업만 열심히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김주하_ 전, 다른 걸 못하니까요(웃음). 제 메이크업 해주시는 분이 “10년을 받았으면 너도 좀 할 줄 알아라”고 해요. 하지만 제가 메이크업에 관심 없으니까 안 하는 거예요. 왜 관심이 없느냐면, 못하는 걸 아니까. 저는 제가 못하는 일은 노력조차 하지 않아요.

김진세_ 그럼 자신이 못한다는 평가를 어떻게 내리세요?

김주하_ 제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예를 들면, 요리! 몇 번 시도해봤죠. 그런데 이건 아니더라고요. 요리책에 나온 대로 하다 보면 ‘약간’, ‘적절히’라고 나오는데 그게 대체 뭔지?(웃음) 그럼 더 자세히 나온 책을 봐요. ‘작은 티스푼으로 하나?’ 그런데 집에 티스푼이 서너 가지 있는 거예요(웃음). 그럼 화가 나기 시작하고, 그렇다고 내 멋대로 대충 넣으면 맛이 나지 않고…. ‘아,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딱 놔버려요. 하지만 될 것 같으면 한 달이든, 일 년이든 노력해요.

김진세_ 그런 면이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큰 힘이 되겠네요. 그럼 직업적인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아나운서 하다가 기자가 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김주하_ (아나운서 시절 하던 일은) 대학 때부터 꿈꾸던 앵커가 아니었어요. 전 우리가 미국과 같은 방송 시스템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김진세_ 미국 시스템이란 어떤 건가요?

김주하_ 미국의 앵커는 기사 선정에서부터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요. 자신의 군단과 함께 의도한 방향대로 취재를 하다 보니 앵커의 시각을 담은 앵커의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죠. 또 앵커가 방송사를 옮기면 그 군단도 함께 움직여요. 물론 앵커의 연륜과 경험이 있으니 군단도 만들어지는 것이겠지만, 우리나라는 그게 안 돼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기자가 될 수밖에 없었죠.

# 대학 시절 꿈꾸던 앵커로 한걸음 더
김진세_ ‘뉴스 24’를 시작하면서 뉴스를 선택하고 순서를 정하고 직접 진행하면서 애초에 생각했던 앵커의 역할에 보다 가까워지신 거네요.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주하_ 그렇죠. 없는 기사를 제가 만들 수는 없지만, 뉴스를 선택할 수 있고 톤도 바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죠. 여자로서 여기까지 온 사람도 많지 않으니까 어떻게 보면 할 만큼 했다고 볼 수도 있고,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 멀었다고 볼 수도 있죠.

김진세_ 교육과 국방 쪽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어느 분야를 눈여겨보세요?

김주하_ 아이가 있으니까 교육 쪽으로 관심이 가요. 지난해에는 경제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세계적인 위기였으니까. 추세가 바뀌면 관심도 따라가게 돼요.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죠.

김진세_ 앵커는 어느 한 분야를 깊게도 봐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넓게 보셔야겠어요.

김주하_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달랑 기사만 보고 얘기하는지 시청자들이 다 알아요. 적어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저보다 많이 아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김진세_ 앵커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공부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군요.

김주하_ ‘최경주 선수가 10언더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전하려면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보기’가 뭔지, ‘버디’가 뭔지도 모르던 제가 골프를 배웠어요. 책으로요. 어떻게 책으로 골프를 배우느냐고 하는데, 책을 보니까 골프도 약간 칠 수 있게 되더라고요(웃음).

김진세_ 거꾸로네요?

김주하_ 저는 레슨 한 번 받지 않았는데 필드에 나가요. 책 가지고(웃음). 책으로 본 건 한계가 있으니까 함께 치는 사람들한테 가르쳐달라고 하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그립 잡는 법이 다른 거예요. 서로 자기가 맞다고 우기고(웃음).

김진세_ 책으로 공부하는 것은 경험에 밀린다고들 하는데(웃음).

김주하_ 당연해요. 어쨌든 전 못 쳐요. 카트도 못 탈 정도의 수준으로 땅볼 치고 계속 걸어요. 그나마 민폐 끼치지 않으려면 뛰어야 해요(웃음). 김진세_ 최근 헬스클럽 다니기 시작했다고 했잖아요? 정말 잘 생각하셨어요.

김주하_ 등록만 하고 안 가니까 개인지도를 받기로 했어요. 그래야 약속을 해놓고 가니까요. 워낙 운동을 죽기보다 싫어했는데, 이게 스트레스 해소가 되더라고요. 운동할 때 아무리 힘들어도 후우~ 하고 호흡 세 번만 쉬면 괜찮아지는 거예요. 트레이너가 놀라서 “운동 얼마 만에 하세요?”라고 묻는데 “37년 만에요”라고 답하고(웃음). 하다 보니까 재미도 붙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힘들 때 몸을 좀 혹사시키면 나아지더라고요.

김진세_ 운동하는 순간에 집중을 하잖아요. 다른 생각에서 벗어나면서 머리가 깨끗해지거든요. 워낙 체력이 좋으시죠? 사내 여자 팔씨름 대회에서 1등도 하셨고(웃음). 혹시 어릴 때 장래희망 중에 군인도 있었나요?

김주하_ 네(웃음). 제복도 그렇지만 ‘절대적인 복종’이 멋있어 보여서요. 전 맹목적인 그런 것도 좋아하거든요.

김진세_ 맹목적이라니요?

김주하_ 예를 들면 죽을 걸 알면서도 수류탄 들고 적진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 같은…. 그런 것에 사실 매력을 느껴요. 반드시 해야만 한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것도 좋아하니까요.

김진세_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사려 깊게 생각하는 편인가요?

김주하_ 좀 그런 편이죠. 긴가민가할 때는 계속 생각하지만, 확실하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요. 예를 들면 운동! (결심하기까지) 오래 걸렸죠(웃음). 하지만 이제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제가 계속할 걸 알아요.

김진세_ 그게 굉장히 뛰어난 점이죠. 포기는 확실히 빠르지만, 한 번 파고들면 확실하게 해내는 것! 그럼 반드시 될 거라고 믿고 시작했는데, 실패했던 경험은 있나요?

김주하_ …. 그랬으면 아마 중간에 아닌가 보다 하고 얼른 포기했을 거예요.

김진세_ 어떤 게 있을까요?

김주하_ 요~리(웃음). 처음에는 절대 못한다고 했는데, 남편이 “하면 된다”고 해서 몇 번 했죠. 요즘에는 생각을 좀 바꿨어요(웃음). 노력하는 척은 하죠.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김진세_ 아, 남편 분과 교회에서 만나셨죠? 그동안 기도 제목이 ‘행복하게 해주세요’였는데, 얼마 전부터 ‘감사합니다’로 바뀌었다고요?

김주하_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다고 남편이 불평하는 게 예전에는 스트레스였어요. ‘난 불행해. 왜 내 일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자를 만났을까.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제가 깨달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남편의 외로움은 나랑 함께 있고 싶기 때문이었는데, 제가 참 바보 같았죠. 남이 보면 정말 행복한 사람인데 불행하다고 하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얼마나 못마땅하셨을까요(웃음).

김진세_ 지금까지 살면서 누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나요?

김주하_ 어머니죠.

김진세_ 직업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손석희씨?

김주하_ 네, 영향이 크죠. 사실 아나운서는 방송에 있어 수동적인 면이 있는데, 그분은 완전히 반대거든요. 어느 정도였느냐면 예전에는 프로그램 관련 회의를 할 때 아나운서를 부르지도 않았어요. 결과만 통보했죠. 그런데 손석희 선배 같은 경우는 그가 없으면 회의를 못해요. 천지차이죠.

김진세_ 아, 손석희씨도 기자 활동을 하셨죠. 김주하 앵커가 생각하는 앵커의 역할을 좀 더 듣고 싶어요.

김주하_ 무엇이 정답인지 저도 아직까지 잘 모르기 때문에 말씀을 똑바로 못 드리겠어요. 이론적으로는 분명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지금 공부하고 있어요. 이론과 제 경험을 담아서 결론을 도출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무리해서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 다니고 있죠.

김진세_ 아휴, 가뜩이나 시간이 없으시다면서요.

김주하_ (웃음) 남편이 미치려고 해요.

# 준서에게는 약속을 꼭 지키는 엄마로
김진세_ 저도 무척 일 욕심이 많거든요. 그런데 긍정의 힘 인터뷰로 만나는 분들을 보면 심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일 욕심이 많고, 잠을 거의 안 주무시더군요. 한비야씨는 이틀에 한 번 주무실 정도였고요. 아, 혹시 후배들로부터 ‘닮고 싶은 선배’로 뽑히는 것이 김주하 앵커의 삶에 영향을 미치나요?

김주하_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조금 그래요. 왜냐하면 일과 가정과 학업과 육아…. 이게 정말 힘들어서 하나를 놓고 싶다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하게 되거든요. 그럴 때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 하나를 포기한다면, 그들에게 실망을 주게 될 거’라는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 실감하죠.

김진세_ 모든 걸 다 잘하면 일반 주부들을 기죽이는 일이죠. 그렇잖아요?(웃음)

김주하_ 어떤 분이 블로그에 ‘김주하는 저렇게 사는데, 나는 대체 뭐하는건가?’라는 글을 쓰셨던데, 그런 걸 보면 미안하지요. 분명 저는 그분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못하고 있을 텐데요.

김진세_ 그런 기분을 느끼실 정도면 상당한 압박이네요. 거기서 벗어나시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요.

김주하_ 맞는 말씀이에요.

김진세_ 방향만 틀리지 않는다면, 몇 가지가 좀 빠져도 인정을 받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죠. 모든 걸 전부 다 잘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거잖아요?

김주하_ 그죠? 아까 제가 못하는 건 일찌감치 포기해버린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제 저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것들만 남아 있어요. 뭐 하나 포기하면 편해질 거 같은데(웃음).

김진세_ 누군가 일도 잘하고 가정도 잘 보살핀다는 기사가 나면, ‘아니야 ,일은 잘하고 나머지는 잘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그게 정답이기도 하고요.

김주하_ 제가 요리를 못해서 쩔쩔매는 모습이 방송에 나간 적이 있는데 주부들께서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저 여자는 뭐든 다 잘할 줄 알았는데 살림은 아무것도 못하더라’며. 그게 정상인데 말이죠.

김진세_ 있는 그대로를 인정받으면 훨씬 편하실 텐데.

김주하_ 전 오히려 사람들이 여태까지 저를 그렇게 (완벽한 여자의 이미지로) 봤다는 데 더 놀랐어요.

김진세_ 맞아요. 이 질문은 인터뷰이들께 공통으로 드리는 거예요.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어떤 것이든 상관없어요.

김주하_ 예전에도 마음 아팠던 건데, 제가 사는 걸 보고 “저 사람은 아이도 잘보고, 책도 쓰고, 일도 잘하고, 남편 사랑도 받고, 결혼도 잘하고. 와!” 하시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그런 사람 세상에 없어요.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 저는 밖으로 드러나는 사람이라 좋아 보일 뿐이에요. ‘쟤는 다 잘하고 있는데,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나’라는 생각을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전념할 수 있는 엄마들이 무척 부럽거든요.

김진세_ 아이에게 한창 엄마가 필요한 시기라 더 힘드시겠어요.

김주하_ 그래서 정한 철칙이 있어요.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아이에게 “엄마가 이거 토요일까지 사줄게”라고 말하면, 사실 아이는 토요일이 언제인지 몰라요. 하지만 전 지켜요.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오늘은 엄마가 집에서 기다릴게”라고 약속하면 꼭 지켜요. 어제는 차가 밀려서 약속을 못 지켰어요. 집에 갔더니 이미 아이가 와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 봐주는 아주머니께서 준서가 들어오더니 “엄마가 집에 있을 거라고 했는데”라고 했다는 거예요. 바로 “엄마가 잘못했다”고 했죠. 분명 약속은 지켰지만, 늦은 건 잘못한 거라고요. 아이가 듣는지, 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얘기를 해요.

김진세_ 잘하셨어요. 그게 중요해요. 부모도 잘못할 수 있고 그러면 사과하는 건 당연한 거죠. 부모가 아이에게 “토요일에 사줄게”라고 약속한 뒤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아이가 많은 생각을 하거든요. 장난감이라면 어떻게 가지고 놀면 좋겠다는 마음에 상상력도 커지고요. 만족지연(Delayed Satisfaction)이 생겨야 참을성도 생겨요.

김주하_ 지금 아이에게 가장 절실한 게 엄마의 손길이라 그 점이 가장 고민이에요. 한 2, 3년 아이를 위해 쉬다가 나올 수 있는 직업이면 얼마나 좋을까, 갈등도 하고요.

김진세_ 지금 휴대폰 가지고 계세요? 메인 화면에 준서 사진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요. (김주하가 휴대폰을 열어 보여주자) 어라, 이건 뭐예요?

김주하_ 모바일 쿠폰이에요. 이거 오늘까지 써야 하는 건데(웃음).

김진세_ (김주하가 아들 사진을 찾아서 보여주자) 딱 떠오르는 단어가 ‘똘망’이네요. 진짜요.

김주하_ 청년이 다 됐어요(웃음).

김진세_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제발 건강하셔서 나중에 김주하 앵커를 닮은 앵커가 나타나도록 길을 열어주십사하는 거예요.

김주하_ 내 세대에서는 나오기 힘들 것 같은데요.

김진세_ 우리가 믿고 있으니까 틀림없이 나올 거예요. 아, 이제 인터뷰 그만하고 사진 찍어야 하지 않나요? 제가 왜 MBC ‘뉴스 24’를 걱정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웃음).

김주하는…
1997년 아나운서로 MBC 입사. 5년 반 동안 MBC ‘뉴스데스크’의 진행을 맡으며 MBC의 간판 앵커로 자리 잡았다. 2004년에는 사내 기자 공모에 합격해 열흘에 한 번 구두 뒷굽을 갈며 일선 현장을 돌더니, 그해 10월에는 세 살 연상의 금융인 강필구씨와 결혼하며 바빠도 할 건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07년 ‘주말 뉴스데스크’로 복귀하며 ‘사상 첫 여성 단독 앵커’ 기록을 세운 김주하는 2008년 4월 ‘마감 뉴스 첫 여성 단독 앵커’ 타이틀을 추가하며 현재 평일 자정 ‘뉴스 24’를 진행하고 있다. 닮고 싶은 여성 1위, 대학생이 닮고 싶어 하는 인물 1위에 오르며 신뢰감을 더하는 앵커로 성숙해가는 김주하의 또 다른 ‘주력 타이틀’은 한창 토머스 기차를 좋아하는 네 살배기 아들 준서의 엄마다.

김진세의 에필로그
김주하, 제대로 힘 쓸 줄 아는 여자

인터뷰가 직업인 사람을 인터뷰하면 어떨까? 시작 전부터 김주하 앵커는 부담스러웠다. 아나운서이면서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많은 사건 현장을 뛰어다니며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는 그녀다. 더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자제한다. 과거 인터뷰를 자세히 조사하고, 그녀가 집필한 「안녕하십니까, 김주하입니다」까지 독파했지만, 인간 김주하의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일에 대한 인터뷰는 달갑지만,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난감해하는 그녀. 하지만, 긍정의 힘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있다. 마음속 깊은 곳은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인터뷰가 시작되자, 그런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마흔이 되기 전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던 그녀가, 고맙게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덕분에,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앵커이자 기자가 될 수 있었던 그녀만의 긍정의 힘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힘이 세다. 알다시피, 한때 방송국에서 여자 팔씨름 챔피언을 차지한 사람이다. 체력적으로 뛰어나서 ‘5시간만 자면, 날아다닌다’고 했다. 요즘 운동 코치는 그녀의 근력에 혀를 내두른다고 했다. 하지만, 체력(體力)뿐만이 아니다. 정신력(精神力)도 장난이 아니다.

한 번 시작한 일은 놓질 않는다.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남편은 그녀를 경주마라고 부른단다. 미련하리만치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어릴 적에도 마찬가지였다. 쉽게 상처받고 아파했을 사춘기 시절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녀는 그런 줄 몰랐다고 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려니 하며 그저 참아냈다고 했다. 아나운서 초창기 시절, 동료들과 비교해 뒤처진다 싶을 때에도, 그녀는 군말 없이 자신이 맡은 일이 하찮고 힘든 것이라 할지라도 완벽하게 해냈다. 잘나가던 아나운서 시절에도, 보다 정확한 뉴스를 전달하고자 주위의 만류에도 기자로 변신해 사건 현장을 돌아다녔다. 명령에 복종해 수류탄을 들고 적진으로 뛰어들어가는 군인이 한때의 꿈이었다는 그녀의 의중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힘만 센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는, 힘 조절 능력이 있었다. 사실 힘만 센 사람은 많다. 엄청난 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힘을 어떻게 통제하고 조절하느냐는 것이다. 조절을 못하면 앞뒤 안 가리고 헐뜯기만 하는 험담꾼이 될 수도 있고, 잘하는 경우 감정을 자제하고 있는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앵커가 될 수도 있다. 그녀는 제대로 힘을 쓸 줄 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터뷰도 실은 힘 조절의 결과이다. 이제 서른 중반인 그녀의 꿈은 뉴스 전체를 잘 정박시킬 든든한 앵커(Anchor, 닻)가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눈으로 볼 때 그녀는 너무 크고 대단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앞으로 가야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스스로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연륜이 부족하다고 믿는 겸손함이 힘을 조절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인터뷰가 끝나고, 마감뉴스 시간에 쫓겨 김주하는 방송국에 뛰어들어가야 했다. 그녀와 헤어지면서 악수를 청했다. 순간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우선 진짜 손힘이 세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물론이거니와 크고 투명한 눈망울이 더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인한 힘과 그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겸손함과 외모까지…. 그래서, 우리 모두는 그녀의 뉴스를, 그녀의 말을, 100% 신뢰한다.

긍정의 힘을 보태는 선물
김주하에게 선물하는 한 권의 책 -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긍정의 힘’ 인터뷰를 했던 분들은 공통점이 있어요. 스스로를 돌보기 힘들 정도로 바쁘다는 것이지요. 인터뷰 끝에 탁구를 치자고 해서, 저를 깜짝 놀라게 했던 현정화 감독님 기억하시죠? 너무 많이 바빠서 좀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여행의 책」을 선물했었지요.

김주하 앵커도 마찬가지예요. 인터뷰 전날에도 두 시간밖에 못 잤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최근에 언제 여행 다녀왔어요?” 했더니, 의외로 “여름휴가 때요”라는 답이… 그런데 곧 이어서 “미국 시댁에 다녀왔어요”라고 했답니다. 시댁? 좋지요! 좋지만…, 어차피 시댁에 가야 한다면 준서와 함께 미국 여행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빌 브라이슨’이라는 작가 아세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라고 불리는 그가 이번에 미국 소도시를 여행한 책을 냈답니다. 작가가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했던 여행의 추억이 모티브가 된 책이에요. 이 책 보시고, 어린 준서에게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는 여행을 계획해보면 어떨까요?

*김진세의 인터뷰 _ 긍정의 힘 김주하 편을 읽고 애독자 엽서에 소감을 적어 보내주시는 독자 중 10분을 선정해 김주하 앵커에게 선물한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21세기북스)를 보내드립니다.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21세기 진화형 여성 롤모델 앵커 김주하

김진세 박사는…
여자보다 더 여자 마음을 잘 아는 여성 심리 전문가로 잘 알려진 정신과 전문의. 파리6대학 의과대학에서 메조테라피 학위를 받은 뒤 모교인 고려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며, 고려제일신경정신과에서 일상의 스트레스에 지친 이들을 위한 상담을 하고 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취미이자 특기인 그의 또 다른 재주는 글쓰기. 다년간 여러 매체에 메디컬 칼럼을 써왔으며 「마흔의 심리학」(공저)을 쓰고 「뜨겁게 사랑하거나 쿨하게 떠나거나」를 번역했다. 고민 많은 20대 여성에게 보내는 세심한 위로를 담은 「심리학 초콜릿」에 이어 행복한 시작을 위한 심리학 처방 「스타트 신드롬」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타이틀을 더했다.

■기획&정리 / 장회정 기자 ■사진 / 이주석 ■장소 협찬 /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02-263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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