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그래서 더 힘을 내기로 했지’
사진작가로 활약하는 등 다재다능함을 뽐내던 ‘코요태’의 멤버 빽가가 군 대체 복무 중 뇌종양 판정을 받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팬들은 물론 동료 가수들, 뇌종양으로 투병했던 환우들까지 그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은 그가 군 대체 복무 중인 서울중앙지법에 돌연 병가를 내면서 알려졌다. 빽가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혼절하는 등 크고 작은 이상 증세에 시달려왔다. 때때로 정신이 가물거릴 정도의 두통이 이어지며 혹시 모를 교통사고를 우려해 근래 들어 운전대도 잡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최근 서울 고려대의과대학부속병원에서 최종적으로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그를 잘 아는 한 연예 관계자는 “주변 지인들이 그 사실을 듣고 많이 울었다”며 “아직 젊고 할 일도 많은데 그런 힘겨운 병마와 싸워야 한다는 게 무척이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꼭 병마를 이겨낼 것이라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빽가는 지난 12월 초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힘겨운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차마 말문을 떼지 못했다. 그는 “지금은 너무 경황이 없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좋은 의료진을 만나 수술 날짜를 잡는 게 급선무다”고 말했다. 또 “지금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차후에 통화가 됐으면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주변 격려에 큰 힘 얻어
뇌종양 판정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빽가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상한 남자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뇌종양 진단 이후 일어났던 일들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지인들과의 사연, 자신의 힘든 심경,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 등의 내용이 빼곡히 담겼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들이 내 앞에서 질질 짜는 게 어찌나 꼴 보기 싫던지 나는 시원하게 욕을 해버렸고 당신들은 그런 날 무시하고 계속 울더라. 세상 센 척 강한 척 다 하던 사람들이 그렇게 울어버리니 짜증이 나서 상스럽게 욕을 해버리곤 뒤돌아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목도리로 입을 막았더니 댐 뒤에 막혀 있던 물 마냥 미친 듯이 쏟아져 내리더라….’
그는 주변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는 사실도 감추지 않았다.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한참을 울고 나와 거울을 보는데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어. 가슴이 너무 아픈데 기분이 참 좋더라. 먼 길 돌아 고생들 하고 오셨는데 꼴에 형이라고, 동생이라고 바로 달려와서 곁에서 밤을 지새워준 당신들에게 참 감사해서 웃음이 나온 밤이었어.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게 어찌나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던지, 그래서 더 힘을 내기로 했지.’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인도네시아 공연을 끝내고 돌아온 가수 비도 포함돼 있다. 비 역시 빽가의 병세를 들은 후 뜨거운 눈물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빽가는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거듭 표현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돌아가며 간병인 해준다니 난 돈 굳었고, 대신 이 다음에 당신들 아프면 내가 병간호 다 해줄게. 말 안 해도 알겠지만 진짜 고마워. 진심으로 감사해.’
한편 그의 미니홈피에는 쾌유를 비는 수백여 개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뇌종양 판정 후 두개골 수술을 받은 이들도 수시로 방문해 응원의 글을 남겼다. ‘코요태’ 멤버 신지, 최근 소집 해제된 김종민도 한마음으로 빽가의 완쾌를 빌었다.
■글 / 강수진(스포츠칸 문화연예부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