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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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새해, 일 년의 여정 중 어디까지 왔을까? MBC 아나운서 김지은이 뉴욕 유학생활 중 엮은 책 「나를 더 사랑하는 법」(앨리스)을 통해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찾아가는 12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어렵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조곤조곤 나지막한 목소리로 행복을 부르는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Mission 1
휴대폰에 늘 간직하고 있는
문자 메시지나 사진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오랫동안 지우지 못하고 휴대폰 저장함에 간직하고 있는 문자 메시지나 사진, 누구나 한두 개쯤은 있을 거예요. 소중한 사람의 고백이 담긴 메시지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잠든 모습일 수도 있죠. 실수로 저장함에 옮겨진 문자 메시지도 좋아요. 오늘은 나의 휴대폰에 간직된 기억들을 한 번 들여다보세요.

몸잘채겨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볼 수 없는 아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어요. 몸과 마음이 모두 쇠약해져 있을 때였지요. 아직 어려서 문자 보내는 게 서툰 아들이 보내준 답장에 눈물을 닦고 일어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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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2
요즘 빠져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최근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은 뭔가요? 새해도 밝았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들이 많을 거예요. 운동, 게임, 여행, 산책, 글쓰기 등 요즘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얘기해보세요.

탱고 배우기
언젠가 일주일에 사나흘씩 밤을 새며 공부하다가 심한 몸살에 걸린 적이 있어요. 머리만 너무 과도하게 쓰다 보니 ‘나’를 담고 있는 ‘몸’에 소홀했구나 싶었지요. ‘내 몸을 아끼며 나이 들어서도 나를 우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지 찾다가 탱고를 떠올렸어요. 실제로 탱고를 배워보니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슬픔도, 기쁨도 모두 하나로 녹여주는 매력이 있었답니다. 저는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멋지게 탱고를 추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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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3
공공장소에 응원의 말을 담은
게시물 붙여보기

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표지판을 보게 됩니다. 수없이 마주치는 표지판들이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걸어준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사람들을 응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만들어 주차장이나 사무실, 창가, 나무, 약수터 등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에 붙여보세요.

괜찮아
뉴욕 유학 시절, 뉴욕공립도서관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1년 반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에요. 언젠가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마지막 인쇄를 남겨두고 있는데 경비원이 와서 문 닫을 시간이 되었으니 당장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3분만 기다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꿈쩍도 안 하더군요.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힘에 밀려 쫓겨난 적이 있었어요. 도서관을 나서자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우산은 없고, 그저 내리는 비를 한없이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누군가 나를 다독이며 ‘괜찮아’라고 해주었더라면 마음이 풀어졌을 텐데. 그래서 이곳을 찾거나 지나가는 한국 사람들이 혹시라도 그때의 나처럼 절박한 심정이라면 ‘괜찮아’라는 말을 보고 위안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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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4
늘 다니는 나만의 길
되짚어보기

회사 가는 길, 학교 가는 길, 집에 가는 길, 동네 산책길…. 매일 일상적으로 오가는 길을 떠올려보세요. 새로울 것 없는 똑같은 길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만의 비밀 장소, 나만의 길을 되짚어보세요.

길 위에서 만난 그녀의 집
뉴욕을 찾은 관광객들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자유의 여신상을 이야기하지요. 하지만 유학생활을 하고 있던 저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어요. 언제나 바쁘게 집과 도서관을 오간 저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코앞에 있어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 바쁜 와중에도 꼭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집이 있으니 바로 뉴욕 공립 도서관 본관 바로 앞에 있는 노숙자의 집이랍니다. 노숙자는 집이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데 노숙자의 집이라니, 이상하지요? 낮에는 종이상자였다가 밤이 되면 집이 되는 그 작은 공간을 보고 ‘아직 나는 가진 것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뉴욕 최고의 번화가 안쪽, 초고층 빌딩 사이에 있는 가장 낮은 집. 언제나 지었다 부수기를 반복하는 그녀의 집은 뉴욕의 또 다른 얼굴이지요.

Mission 5
소중한 사람에게 만들어주었던 도시락,
잊을 수 없는 도시락 떠올려보기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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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사람에게 직접 요리를 해주거나 도시락을 만들어준 적이 있나요? 혹은 잊을 수 없는 도시락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때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려보세요. 도시락을 만들며 먹을 사람을 생각했던 마음, 도시락을 먹으며 느꼈던 만든 사람의 마음이 떠오를 거예요. 누군가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예행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부모님께
차려 드리고 싶은 밥상

대학 입시를 마치고 어머니께 딸이 대학에 들어가니 뭐가 제일 좋은지 여쭤본 적이 있어요. “응, 도시락 안 싸는 게 정말 좋아!” 진심으로 좋아하며 대답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매일 동생 것까지 도시락 두 개를 싸야 했던 어머니가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해가 가지만 그때는 제비 새끼처럼 입만 벌렸지요.

그래서 어머니가 늘 차려주셨던 밥상을 따라 해봤어요. 메뉴는 따끈한 밥, 된장찌개, 달걀말이, 호박전, 갈비구이예요. 밥상을 차리며, 먹을 때는 간단해 보였던 음식들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가는지 새삼 깨달았지요.

지금은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서 두 분 사진을 앞에 두고 밥상을 차려봤어요. 부모님의 반응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요. 분명 말씀은 안 하셔도 속으로는 정말 기뻐하실 거라는걸.

Mission 6
낯선 사람과 사진 찍어보고 이야기해보기
주변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기란 쉽지 않지요. 수줍음이 많아 고민이라면 올해 이 미션에 도전해보세요. 처음은 힘들지만 자신 안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처음 만난 사람, 낯선 사람과 손을 잡고 사진을 찍어보세요. 힘들다면 평소 서먹했던 사람에게 시도해보는 것도 좋아요.

낯선 사람과 손을 잡는다는 것
낯선 사람과 손을 잡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용기를 내서 말을 걸고 허락을 받아내는 것도 잠시, 일단 손을 잡게 되면 사람들은 서로에게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게 되지요. 이렇게 짧은 만남도 인연이 되어 적어도 인사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더군요. 저는 동네 아파트에서 25년째 도어맨으로 일하고 있는 존과 손을 잡아보았어요. 자주 보기만 하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별로 없는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할 수 있었지요. 존에게 도어맨으로서의 철학을 물었더니 “모든 것을 알지만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는 명쾌한 답을 주더군요.

Mission 7
일상의 작은 변화를 주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비교해보기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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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좋아요. 청소하기 전과 후의 내 방, 미용실에 다녀오기 전과 후의 내 모습 등 작은 변화가 주는 기쁨과 놀라움을 만끽해보세요.

우울할 때는 주변을 정리해봅시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제 책상입니다. 워낙 정리정돈을 못하기도 하고 처음 유학 와서 경비를 줄이겠다고 서랍이 없는 싼 책상을 샀더니 결국 모든 잡동사니들이 책상 위로 출동하게 됐지요. 청소를 하느라고 했는데도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한결 책상이 넓어진 것 같네요. 마음먹고 정리하고 나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우울할 땐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주변을 정리해봅시다!

Mission 8
좋아하는 예술작품 따라 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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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되고 싶고, 그렇게 살아보고 싶은 예술 작품 속의 주인공이 있나요? 혹은 내 방식대로 따라 해보거나 재해석하고 싶은 그림이 있는지요? 그럼, 과감하게 따라 해보세요. 그렇게 되건, 되지 않건 결과는 분명 즐거울 거예요.

프리다 칼로와 진주 귀고리 소녀가 되다
금박종이로 액자를 만들고, 꽃으로 멕시코 국기를 표현한 후, 눈썹 사이를 까만 연필로 이어 프리다 칼로를 재현해보았어요. 똑같이 따라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표현하면 ‘프리다 칼로’처럼 보일지 고민한 후의 모습이에요.

베르메르의 유명한 작품 ‘진주 귀고리 소녀’를 따라 해보면서, 진주 대신 화투 귀고리를 달아봤어요. 귀고리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38광땡’ 화투로 만들어봤답니다.

Mission 9
중요한 날 입었던 옷 떠올려보기
면접 보던 날, 연인과 처음 만난 날, 첫 소개팅 한 날, 졸업식 등 중요한 날의 기억을 떠올려보고 그날 입었던 옷차림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옷장을 열어 그 옷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날 거예요.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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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했던 그 사람을 만난 날
스무 살 때 독일에서 짝사랑했던 그 사람을 20년 만에, 그것도 그 사람과 전혀 관련이 없을 줄 알았던 마이애미 아트 페어의 한 부스에서 만났을 때 입었던 옷이에요. 옷감이 얇아 배가 나와 보일까봐 얘기하는 내내 힘을 주고 있느라 잘 웃지도 못했던 기억이 나요. 그는 아트 딜러가 되어 있었답니다(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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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10
어제의 나,
버리고 싶은 습관에 작별 인사하기
올 한 해에는 가지고 싶은 것도 많지만 버리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원한다면 과거의 나, 고치고 싶은 습관과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해보세요.

아직도 벼락치기, 초치기로 일관하는 나
부담을 느껴야 글이 나온다며 마감을 꼭 넘기고서야 글을 완성하는 나,
책상 정리 안 하는 나,
이메일에 제때 답하지 않는 나,
쓰지도, 보지도 않는 물건들을 이고 다니는 나,
게을러지는 자신을 나이 탓하며 정당화하려는 나,
이혼했다는 것 때문에 주눅 들어 있는 나,
쓰지도 않는 필기도구에 욕심부리는 나,
좋은 아나운서가 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에 떠는 나,
내 인생에 사랑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지레짐작 하는 나,
괜히 우울해지고 싶어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나,
모두 안녕.

Mission 11
세상을 떠날 때 남기고 싶은
사진이나 말 생각해보기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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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나요?
영정사진을 미리 골라보거나 묘비에 남기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보세요. 오늘 하루가 더욱 소중해질 거예요.

세상을 떠날 때는 나비처럼 가볍게!
저는 스무 살의 제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쓰고 싶어요. 마음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했지만, 세상을 향해 무한한 긍정의 미소를 보낼 수 있었던 시절이었거든요. 나이가 들면서 겉모습이든, 내면이든 어쩔 수 없이 장식이 늘어난 것 같아요. 세상을 떠날 때는 모든 걸 버리고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가고 싶어요. 비록 볼품없더라도 무거운 치장은 다 벗어놓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긍정하고 떠나고 싶어요. 그리고 제 장례식장에서는 사람들이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사진을 보며 저와 나눈 추억을 주고받으며 크게, 소리 내서 웃어주었으면 좋겠어요.

Mission 12
오늘 하루 고생한 나의 몸과 옛 상처에 말 걸어보기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

사고 없이 하루를 보내고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에요.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을 이루니까요. 오늘 하루, 고생하고 애쓴 나의 몸에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세요. 조금씩 치유되어가는 옛 상처에도 관심을 보여주세요.

못생겨도 고마운 두 손
평소에는 빛이 잘 안 드는 제 스튜디오에 오늘따라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어요. 태양 실조로 시름시름하던 두 번의 겨울이 스쳐가더군요. 광합성을 하며 한글 자판이 없는 키보드로 오늘 꼭 써야 했던 분량의 글을 완성한 제 두 손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못생기고, 부어 있어도 글을 쓸 때면 한없이 당당해지는 두 손. 너무 무리해서 손목터널증후군까지 왔는데도 이렇게 참고 글을 써준 두 손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글을 쓸 때만큼은 손도, 저도 참 행복하답니다.

■기획&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제공 / 앨리스 ■참고 서적 / 「나를 더 사랑하는 법」(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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