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보다 한국이 더 익숙한 유민, 김수현 작가와 만나다

일본보다 한국이 더 익숙한 유민, 김수현 작가와 만나다

댓글 공유하기
ㆍ“순종적인 이미지 벗고 강한 여자로 변신하고 싶어요”

일본인 배우 유민은 지난 2001년 MBC-TV 드라마 ‘우리집’으로 한국에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낯선 타국의 연예계에서 살아남기란 결코 만만치 않은 일. 결국 외로움과 허탈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 후 4년, 유민은 한국으로 돌아와 배우생활을 재개했다. 어느덧 그녀에게 한국은 익숙한 제2의 고향이 됐기 때문이다.

애인이 동성애자? 나라면 응원해줄 듯
일본보다 한국이 더 익숙한 유민, 김수현 작가와 만나다

일본보다 한국이 더 익숙한 유민, 김수현 작가와 만나다

결혼까지 결심한 남자친구가 동성애자라고? 유민은 SBS-TV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1년간을 만난 연인 태섭(송창의 분)의 결별 선언에 충격을 받고, 태섭의 집까지 찾아가 부모님께 직접 프러포즈를 하는 당찬 여자 채영 역을 맡았다. 하지만 태섭은 남자를 사랑하는 동성애자라는 믿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지 그런 경험은 없어요. 그런데 제가 사랑하는 남자를 여자도 아닌 남자한테 빼앗기다니 솔직히 연기지만 엄청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사실 포기해야 하는 건 빨리 포기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만약 제가 그 상황이 된다면 오히려 빨리 잊고 응원해줄 것 같아요. 사실 누구 잘못도 아니잖아요. 저는 눈치가 좀 빠른 편이라 그 전에 미리 알아차릴 자신이 있어요.”

기자도 동성애자 연인을 사귄 적은 없지만 연예계에서는 커밍아웃한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유민도 마찬가지. 유민은 여자의 입장에서 동성애자 친구에게 직접 연애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자신의 고민을 상담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남녀 모두의 마음을 이해하는 그들에게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채영은 사랑 앞에 솔직하고 적극적인 여자예요. 저랑 조금 다른 듯하면서 닮은 점도 많아요. 채영이처럼 결혼할 생각은 없냐고요? 벌써 30대인데 왜 없겠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20대 후반에는 결혼 생각이 간절했는데 지금은 전혀 없어요. 그래도 서른여섯 전에는 결혼할래요.”

김수현 드라마, 대본 보고 깜짝 놀랐지만 신선해
처음 유민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 캐스팅됐을 때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많았다. 과연 유민이 대사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민은 더욱 독해졌다. 대본을 단 한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면서 많이 걱정하더라고요. 그래서 녹화를 앞두고 잔뜩 긴장했죠. 하지만 대사를 외우는 건 오히려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그 대사와 함께 감정을 전달하는 연기가 좀 힘들었죠. 한 신이 12페이지나 돼요. 깜짝 놀랐죠. 그런데 신선하고 좋더라고요.”

어느덧 유민은 한국에서 연기 10년 차의 베테랑이 됐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아직까지 대표작이라고 내세울 만한 작품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갈 길이 멀어요. 아직도 제 연기를 보면 저도 모르게 ‘악!’ 소리를 지르게 되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순종적인 이미지를 벗고 강한 여자로 변신하고 싶어요. 영화 ‘쉬리’의 김윤진씨가 맡았던 역할 있죠? 꼭 해보고 싶어요. 여 전사 유민도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

■ 글 / 이미혜(스포츠칸 문화연예부 기자) ■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