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의 죽음이 이제 겨우 잊혀지나 싶었다. 하지만 동생 최진영 역시,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5개월 만에 누나 뒤를 따라 죽음을 택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어머니 “누나한테 갔냐. 나도 빨리 데리고 가라”
최진영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곳은 그의 논현동 집, 다락방이었다. 지난 3월 29일 고인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최진영의 여자친구 정 모씨다. 처음에는 정 모씨가 여자친구가 아니라 후배라고 알려졌으나, 아버지 최국현씨 역시 “처음 시신을 발견한 사람이, 진영이 여자친구가 맞다”며 고 최진영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만났던 여자친구가 있었음을 밝혔다.
정 모씨는 최진영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으로 “최진영과 전화통화가 안 된다”며 최진영의 어머니 정옥숙씨에게 연락해서, 두 사람이 함께 논현동 자택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최진영의 빈소에는 평소 친분이 깊었던 동료와 지인들의 방문이 잇따랐고, 최진영의 죽음에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정옥숙씨 역시 최진실에 이어, 아들 최진영까지 잃은 슬픔에 계속해서 실신을 거듭했다.
정옥숙씨는 아들의 발인 과정에서도 “엄마는 어떡하라고 너만 죽었어. 엄마는 어떡하라고 너만 가냐”며 “진영아, 엄마도 데리고 가야지. 어떻게 엄마만 두고 가냐…. 누나한테 갔냐. 나도 빨리 데리고 가라”고 오열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최형인 교수 “너를 붙잡아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발인을 마친, 고인의 시신은 생전 최진영이 재학 중이던 한양대학교를 들러 노제를 치렀다. 이날 노제에는 함께 공부를 했던 학생들과 교수들이 참석했다.
학생 대표였던 한 여학생은 “최진영은 우리의 우상이었다. 앞으로 그를 볼 수 없다는 게 믿기 힘들지만,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좋은 형이자 오빠로 기억하겠다”며 편지를 낭독했고, 장내는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어 최진영의 지도 교수인 최형인 교수 역시 “우리가 너를 붙잡아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로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화장을 마치고, 최진영의 유골함은 누나가 잠들어 있는 경기도 양평 갑산공원으로 향했다. 이날은 고 최진실·최진영 남매의 짧은 생애를 안타까워하듯, 하늘에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도 했다.
스스로 세상을 등질 만큼, 최진영을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다만, 어릴 때부터 기둥같이 의지하던 누나 최진실의 부재로 인한 우울증과 누나의 그늘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그 이유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스타로서 연기자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두 남매. 결국 나란히 영면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파란만장했던 이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한양대학교 최형인 교수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 |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강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