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감독에 반해 ‘동이’ 출연
아줌마 오늘 촬영이 생각보다 길었는데, 소감이 어때?
정성운 ‘동이’ 끝나고 공식적으로 사진 찍는 게 오랜만인데, 다들 밝게 잘 대해주셔서 즐거운 작업이었어(웃음). 특히 기자와 함께 사진 찍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
아줌마 정말? 재밌다고 말해주니 기분 좋은데?(웃음) ‘동이’ 촬영 끝나고 어떻게 지냈어?
정성운 촬영 마친 지 한 달 정도 됐어. 촬영한 기간은 짧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진짜 힘들었어. 특히 이병훈 감독님이 매 신마다 세심하게 신경을 쓰기 때문에 한 신 찍는 데 하루가 걸리기도 했어.
아줌마 출연은 어떻게 하게 됐어?
정성운 드라마 섭외가 들어왔는데, 예전에 드라마 ‘허준’을 무척 재미있게 봐서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선뜻 응했지. 사극은 처음 해봤는데 재미있었어. 사실 이병훈 감독님은 우리나라 사극 연출자 중에 최고잖아. 연기자로서 정말 긴장을 많이 해야 했지.
아줌마 감독님한테 칭찬도 들었어?
정성운 감독님은 “그래, 할 줄 알면서!”라고 말하시는 게 가장 큰 칭찬이야. 그리고 “다시 하자”는 말씀보다 “서비스로 한 번 더 해보자”라고 하셔. 감독님이 연기자와 스태프들 입장에서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아줌마 4회까지만 출연해서 섭섭하지는 않았어?
정성운 천호진 선배와 나는 특별 출연이었어. 사실 편집된 부분이 많아 아쉽기도 한데, 짧고 굵게 사극 신고식을 치러서 다행이었어. 아마도 내 목소리가 중저음이라 사극과 잘 맞았던 것 같아.
여행과 낚시를 좋아하는 남자
아줌마 잘생긴 얼굴에 사극 옷을 입으니까 더 눈에 띄었던 것 같아(웃음). ‘동이’드라마 끝나고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아?
정성운 사실 그동안 일일 아침드라마에 많이 출연해서 주로 아주머니들이 알아봤는데, 요즘은 젊은 층이 많이 알아봐. 2007년 1월 ‘외과의사 봉달희’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는 게 좀 불편해. 성격이 좀 자유로운 편이거든.
정성운 일단, 여행을 굉장히 좋아해. 특히 낚시를 무척 좋아해. 드라마 촬영 끝내고 쉬는 한 달 동안 20일은 낚시를 했어. 모르긴 몰라도 어부보다 물고기를 더 많이 잡은 거 같아(웃음).
아줌마 낚시는 너무 정적인 취미 아니야?
정성운 심심한 걸 즐기는 거지. 낚시의 매력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어. 어른들의 소풍 같은 느낌이 들어. 좀 설레잖아. 직접 도시락 싸서 친구 두 세명하고 놀러가는 기분으로 말이야. 특히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학교 3학년 때 김래원과 만난 것도 낚시 때문이야. (김)래원이도 열여섯 살 때부터 낚시를 했거든.
아줌마 지금 생각해보니, 김래원과 느낌이 비슷하기도 하네. 주변에 연예인 친구들이 많아?
정성운 지금까지 함께 작품을 한 배우들과는 모두 친해. 자주 만나고 연락하지.
아줌마 친구들이 많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정성운 내가 성격이 좋아서?(웃음) 심혜진 선배가 한번은 “처음 볼 때는 싸가지 없는 줄 알았는데, 어쩜 그렇게 편하고 좋으니~”라고 하셨어. 사실 내가 사람을 좋아해.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는 건 아닌데,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와인도 한잔 하고 차도 마시는 거지.
아줌마 혹시, 여자친구하고 낚시는 안 가?
정성운 여자친구가 있을 때는 낚시하러 가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적도 있었어.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낚시에 대한 열정을 조절할 의향은 있어.
술 마시고 뽀뽀하는 버릇 있었다!
아줌마 낚시 말고 다른 취미는 없어?
정성운 운동은 뭐든 다 좋아해. 수영 좋아하고, 요즘은 볼링에 꽂혔어. 볼링장에 가면 연기자 선후배들 진짜 많이 만나. 그리고 이태원에 있는 (홍)석천이 형 가게에서 낮에 차 마시는 거 좋아해. 난 햇빛 좋을 때 카페에서 차 마시는 게 좋더라.
아줌마 술도 좋아해?
정성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마시니까. 많이 좋아하지. 주사는 그냥 기분이 업되는 정도. 한때는 막 뽀뽀하는 버릇이 있었어. 그걸 신현준 선배 덕분에 고쳤어. 내가 기분이 좋아서 그런 거 아니까 나중에는 현준이 형 입술이 먼저 마중을 나오더라고(웃음). 현준이 형이 나한테 뽀뽀를 하는데, 당하는 사람은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지.
아줌마 어머, 그 버릇이 없어져서 아쉬운데?(웃음) 주위 여자들이 오해 좀 했겠어!
정성운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많을 때 하지.
아줌마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는 얼마나 됐어?
정성운 8개월 정도.
아줌마 어떤 여자 스타일 좋아해?
정성운 똑똑해 보이는 여자. 예쁘면 더 좋고. 그리고 센스 있으면서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어. 내가 올해 서른이 됐거든. 이제는 안정적으로 연애를 하고 싶어. 첫인상이 60~70% 정도 영향을 미치기는 하는데, 계속 만나려면 그 사람만의 매력이 있어야 할 거 같아.
아줌마 내 첫인상은 어땠어?
정성운 솔직히, 어려웠어. 나한테 말을 많이 안 걸더라고.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더니, 이렇게 좋네(웃음).
아줌마 나이가 어린데도, 사람을 참 잘 파악하네. 은근 선수인걸?(웃음)
요리를 즐기는 남자
정성운 낚시 말고 요리하는 걸 좋아해.
정성운 한식, 중식, 양식 다 잘해. 친구들이 놀러와서 김치찌개 해주면, 진짜 맛있게 먹어. 조미료는 거의 안 쓰고, 대신 재료를 좋은 거 쓰지. 래원이도 요리를 잘해. 그래서 서로 하겠다고 싸울 때도 있어(웃음).
아줌마 결혼하면 요리는 자주 하겠네?
정성운 사실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 건 어머니 영향인 것 같아. 어머니가 남자도 부엌일을 해야 된다고 해서 청소하고 요리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거든. 파스타나 탕수육도 직접 해먹어. 정말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아줌마 그럼 ‘파스타’나 ‘식객’ 등 요리와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해도 잘하겠는데?
정성운 그럼! 진짜 해보고 싶어. 그동안 출연했던 역할이 대부분 전문직이었어. 그래서 악역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 문근영 선배도 악역을 하잖아. 악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람을 해치는 건 아니잖아. 악인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고 생각해.
아줌마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데, 왜 이렇게 연기 데뷔가 늦었어?
정성운 스물넷에 군대를 가서 스물여섯 살 되던 해 8월에 제대했어. 군 입대가 늦었지.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을 했지. 확실히 마음을 굳히지 못했다가 제대하고 결심을 했지. 다행히 배우로 연기하면서 사는 게 정말 즐거워.
아줌마 어떤 점이 가장 즐거워?
정성운 육체적으로는 힘든 점이 많아. 하지만 그것조차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힘든 거니까 괜찮아. 배우는 역할에 따라 다양한 직업으로 살 수 있으니까 그게 정말 좋은 것 같아.
아줌마 언젠가 비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했는데, 연기하는 동안에는 상대 배우와 진짜 사랑을 한대. 배우들은 실제로 상대방에게 감정 이입이 돼?
정성운 흠, 거기에 나도 한 표~! 누군가를 좋아하는 역할을 두 번 해봤는데, 나도 모르게 촬영이 없을 때도 그 사람 생각이 나더라고. 하지만 실제로 사랑하지는 않을 것 같아.
피아노와 쇼팽을 좋아하는 남자
아줌마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나 계기가 있어?
정성운 내가 드라마와 영화를 무척 좋아해. 소장하고 있는 비디오테이프와 DVD를 합치면 350편 정도 될 거야. 어릴 때부터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는 ‘모래시계’.
아줌마 “잘생겼다”, “연기해라” 그런 말 많이 듣지 않았어?
정성운 사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 3때까지 12년 동안 반장을 한 번도 안 놓쳤어. 그래서 연기보다는 공부로 풀릴 줄 알았어(웃음).
아줌마 와우~ 공부도 잘했어?
아줌마 악기도 다룰 줄 알아?
정성운 다양한 악기를 배웠는데, 지금은 피아노가 가장 좋아. 군대에서 하루에 6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해서 쇼팽의 C#단조를 독학으로 독파했어. 피아노 전공자들도 나름 느낌 있다고 평가해주더라(웃음).
아줌마 와~ 피아노 치는 남자 정말 멋있는 거 같아!!
정성운 그런데 피아노의 단점이 들고 다닐 수가 없다는 거. 때문에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쉽지.
아줌마 나중에 박신양처럼 드라마에서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는 남자’로 출연할 수도 있으니까 기다려봐. ‘쇼팽의 곡을 연주하는 남자’ 괜찮은데(웃음).
외모 콤플렉스? 생각보다 많다!
아줌마 외모 콤플렉스 있어?
정성운 응. 좀 많아. 키가 183cm인데, 더 컸으면 좋겠어. 속쌍꺼풀은 있는데 처진 눈도 좀 별로야. 다들 처진 눈이 좋다고 하는데, 결국 좋아하는 사람들 보면 쌍꺼풀이 있더라고(웃음).
아줌마 눈매는 진짜 괜찮은데. 착해 보여.
정성운 난 실제로 착해(웃음). 남에게 해는 안 끼치는 것 같아.
아줌마 다른 사람이 밉거나 싫은 마음은 안 생겨?
정성운 나는 진심으로 사람을 미워하지 못해. 그냥 의리 없는 사람, 상식 없는 사람들이 싫기는 한데, 그런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안 하고 웃기만 해. 너무 몰상식한 사람도 가끔 있잖아.
아줌마 그런 사람이 같이 일하는 그룹 안에 있다면?
정성운 아는 척을 안 하지. 그리고 나한테는 그러지 못하게 만드는 거야. 사실 나를 낮추다 보면 마음이 열리니까.
아줌마 오~ 대단한 내공인데?(웃음) 그럼 작품 선택의 기준은?
정성운 아직은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에 가능하면 모든 역할을 해보고 싶어.
아줌마 좋아하는 배우 있어?
정성운 알 파치노, 더스틴 호프만, 숀 팬, 조니 뎁 등 많아. 그리고 우리나라 연기자들 중에는 안성기 선생님, 박중훈, 박신양, 김명민, 이병헌 선배 등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분들이지.
아줌마 영화에 대한 욕심은 없어?
정성운 해보고 싶지. 비열한 악역을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맡고 싶어.
아줌마 나이가 서른인데,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정성운 지금은 일에 빠져 있기 때문에 결혼은 30대 후반 정도에 하고 싶어. 늦게 시작한 만큼 앞으로 10년 동안은 일만 하고 싶어.
아줌마 10년 뒤에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아?
정성운 참 좋은 사람, 좋은 배우.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지 않을까? 욕심 같아서는 이병헌 선배처럼 할리우드에도 진출하고 싶어.
아줌마 인생의 궁극적인 꿈은?
정성운 좋은 배우가 되는 거. 만약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후진을 양성하는 일을 하고 싶어. 사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뜻 깊은 일을 할 수 있는 정치도 괜찮을 것 같아. 지금보다 더 큰 세상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 그리고 내 가정도 중요하니까 좋은 아빠로 사는 것도 멋있는 일이겠지. 다복하고 예쁜 가정을 이루고 싶은 것도 미래의 꿈 중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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