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과의 인터뷰는 어느 정도 형식적이게 마련이다. 혹시 기분 상할 법한 질문도 하지 않는 게 예의다. 그래서 이런 정형화된 형식을 깰 수 있는 꽃미남들과의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마련했다. 아줌마 기자의 주책 맞고, 과감한, 때론 용감한 질문을 통해 꽃미남 스타들의 매력을 속속들이 파헤쳐보는 것. 이 인터뷰는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반말로 진행된다. (편집자 주)
데뷔 3년 만에 ‘선덕여왕’, ‘헬로우 마이러브’, ‘인연 만들기’ 등 사극,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영화, 시트콤에 전쟁 드라마에까지 도전하고 있는 류상욱. 스물여섯 아직 어린 나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는 “늘 시작하는 마음처럼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겸손한 배우가 되겠다”고 말한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 기대감이 생기는 배우다.
“처음 생긴 팬들 신기했죠”
아줌마 참 잘생겼다. 사극에서 볼 때보다 실물이 훨씬 더 잘생겼네. ‘선덕여왕’ 출연 이후,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아?
류상욱 확실히 ‘선덕여왕’이 인기가 많았던 거 같아.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아저씨들도 많이 알아봐서 신기했어. 그래도 팬들은 주로 중·고등학생들이지.
아줌마 와~ 좋겠다. 팬이 생기니까 기분이 어때?
류상욱 정말 기뻤어(웃음). 나를 알아보고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 그런데 조금 지나니까 부담감도 생기더라고.
아줌마 어떤 부담감?
류상욱 이렇게 성원해주는 팬들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그래서 많은 작품을 하려고 더 노력했지. 요즘 ‘전우’ 촬영 때문에 TV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까 팬들이 ‘도대체 왜 안 나오느냐’고 성화인 거야. 나도 좋은 모습 보이려 준비하고 있는 거니까 팬들이 많이 기대해줬으면 좋겠어(웃음).
아줌마 짧은 기간 동안 작품을 많이 한 것 같던데?
류상욱 짧은 시간에 일일드라마, 미니시리즈, 시트콤, 주말드라마, 사극까지 다양하게 했거든.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폭넓은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아니니까 연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
아줌마 다양한 스타일의 드라마 중에 뭐가 가장 잘 맞았어?
류상욱 모든 장르가 다 매력이 있었어. 이번 드라마 ‘전우’는 전쟁 드라마라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산속 촬영장, 화장실도 없어
아줌마 ‘전우’에서 맡은 역할은 뭐야?
아줌마 결코, 쉬운 역할은 아닌 것 같은데?
류상욱 나도 그렇게 생각해. 지금까지는 내 겉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이었는데, 이번에는 내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지. 그래도 최수종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니 배울 점이 많아서 좋아.
아줌마 선배님한테 혼나는 건 아니고?(웃음)
류상욱 그럼~! 특히 최수종 선배님은 화내는 것을 본 적이 없어. 만약 내 연기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직접 시범을 보여주시거든. 다른 멤버들에게도 일일이 신경 써주시고. 술을 안 드시는데, 우리끼리 더 회식도 자주 하는 편이야.
아줌마 전쟁신이 많아서 산속 생활이 힘들지 않아?
류상욱 힘들지. 특히 화장실이 없어서 참았다가 가야 하거든. 또 폭탄신이 많아서 NG 나면 준비 시간이 굉장히 길어.
아줌마 촬영장 분위기는 어때?
류상욱 형들이 정말 재밌어. 박상욱, 임원희 선배가 거의 촬영장 분위기를 주도해. 촬영 없는 날에도 서로 연락할 정도로 친해. 가끔은 진짜 전우 같은 느낌도 들어.
아줌마 원래 성격은 어때?
류상욱 조용한 편인데, 친해지면 활발한 스타일이야. 형들한테는 장난도 많이 치고(웃음).
나중에 군입대하면 도움 될 듯
아줌마 원래 대구 토박이인데 갑자기 서울로 올라와서 배우를 꿈꾸게 된 이유는?
류상욱 중학교 때부터 노래에 관심이 있었어.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장동건 선배님을 좋아하셨는데 나도 팬이 된 거야. 그래서 연기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
아줌마 부모님은 연기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셔?
류상욱 아버지가 반대를 하셔서 계속 못하고 있었지. 대신 어머니는 좋아하셨어.
아줌마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좋아했는데 체대를 가려고 했다면서?
류상욱 사실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 대신 체력에는 자신이 있어서 서울 명문 체대 시험을 봤어. 실기에서는 2등을 했을 정도로 잘 봤는데, 수능시험을 못 봐서 결국 떨어졌어(웃음).
아줌마 아직, 군대를 안 갔다 와서 전쟁 드라마가 와 닿지 않을 것 같은데?
류상욱 처음에는 총 쏘는 법도 몰랐어. 그런데 나중에 군대 갈 때 아무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아무것도 모르고 가는 것보다 나을 테니까.
아줌마 군대는 언제 갈 생각이야?
아줌마 어떤 역할이 가장 해보고 싶어?
류상욱 남자다운 역할~!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 때문에 아직은 남자다운 역할 제의가 안 들어오는 것 같아. 그리고 이번 캐릭터도 의무병이라 초반에는 총도 쏘면 안 되거든.
아줌마 ‘전우’에서 나중에는 멋있고 남자다운 스타일로 바뀌는 거야?
류상욱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답고 터프한 캐릭터를 보여줄 자신은 있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내 액션 연기를 보고 정말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거든. ‘선덕여왕’ 할 때 감독님께 제일 처음 칭찬받은 게 ‘액션신’이었어.
감독님이 10대 소녀들을 책임지라고…
아줌마 잘생긴 외모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인기가 많았겠어. 어때?
류상욱 중·고등학교 모두 남자학교였고, 집도 학교 바로 옆이었어. 덕분에 이성친구를 만날 기회가 없었어.
아줌마 대학교 때는 여자친구를 사귀어 봤겠지?
류상욱 대학 때 만난 여자친구와 5년을 사귀었어. 그런데 내가 연기 시작하고 여자친구도 유학을 가면서 헤어지게 됐지.
아줌마 그 이후 여자친구는 안 사귀었어?
류상욱 사실, 시간이 없었지(웃음).
아줌마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해?
류상욱 외모는 신경 안 쓰는 편인데, 눈이 예쁜 사람이 좋더라. 마음까지 맑아 보여서.
아줌마 혹시 외모 콤플렉스가 있어?
류상욱 키가 178cm인데, 요즘 워낙 다들 키가 크다 보니 나도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아줌마 대신, 얼굴이 매우 작아서 전체적인 비율은 굉장히 좋은 것 같은데?
류상욱 그렇지 않아도 화면에는 그렇게 작아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웃음).
아줌마 감독님께서 상욱씨에게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라고 했다던대?
류상욱 응. 나랑 (안)용준이에게 10대 소녀들을 책임지라고 말씀하시더라고. 일단 방송이 나가봐야 알겠지(웃음).
최수종, 고현정 선배님 연기력 대단~!
아줌마 존경하는 연기자 선배가 누구야?
류상욱 최수종 선배님.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연기력이 정말 최고인 것 같아. 또 ‘선덕여왕’에서 같이 연기를 했던 고현정 선배님. 고현정 선배님은 “슛~!” 하는 동시에 주변 공기의 흐름까지 바꾸어놓는다니까. 진짜 포스가 남달라.
아줌마 그렇게 연기 잘하는 선배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 어때?
류상욱 물론 긴장도 되지만, 상대 배우가 빨리 몰입하기 때문에 나까지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아줌마 ‘전우’ 연기를 하면서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를 하고 있어?
류상욱 지금 제일 힘든 건 바로 ‘대사 처리’ 문제야. 대구에서 23년 동안 사투리를 쓰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감정 전달이 힘들거든. 아직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야.
아줌마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어?
류상욱 일단, 인정받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 그리고 늘 한결같고 끝까지 겸손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또 내가 살면서 의외로 다양한 경험을 못해본 것 같아. 그래서 가능하면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
아줌마 벤치마킹하고 싶은 배우가 있어?
류상욱 방송 스태프들에게 물어보면 같이 일해본 배우 중에 장동건 선배님을 최고로 꼽더라고. 언제나 주위 사람들을 배려해주고 겸손한 마음까지 갖췄다고. 그래서 스태프들이 ‘다시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꼽더라고.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
아줌마 맞아. 최고의 자리에서도 스태프들 사이에서 ‘다시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꼽힐 정도로 훌륭한 배우로 성장하길 기대할게~!
■ 글 / 김민주 기자 ■ 사진 / 이주석 ■ 스타일리스트 / 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