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한 미소로 대한민국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원빈. 그가 터프함으로 무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또 한번 여심을 흔들 모양이다. 영화 ‘아저씨’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원빈을 만났다.
이정철 감독 “원빈은 무시무시한 파워를 가진 배우”
영화 ‘마더’ 이후, 한동안 소식이 없었던 원빈. 어떻게 지냈나 했더니, ‘마더’ 이후 곧바로 후속 작품에 들어갔다고 한다. 원빈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은 바로 8월 5일 개봉하는 영화 ‘아저씨’다.
영화에서 원빈은 불행한 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운영하며 외롭게 살아가는 전직 특수요원 태식역을 맡았다.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살고 있는 주인공 태식의 유일한 친구는 바로 옆집 소녀 소미(김새론). 그런 옆집 소녀가 범죄 조직에 납치되면서 ‘날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영화 포스터의 문구처럼 잠자던 호랑이가 깨어나기라도 한 듯, 태식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영화 ‘아저씨’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만난 원빈은 자신이 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으며, 영화를 찍는 내내 어떤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는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나리오를 읽고 이 작품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도 친척도 아닌, 옆집 소녀를 위해 목숨을 던지려고 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정말 매력적이었거든요.”
극중 옆집 소녀를 구하는 ‘아저씨’ 역할을 맡은 원빈에게 오빠에서 아저씨로 불리는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정말 아저씨가 되고 싶지는 않고 영화 속에서만 아저씨로 남고 싶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동안 여리고 감성적인 미소년 같은 이미지만 보여줬던 원빈이 이런 특수요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었을까. 이정철 감독은 이 역할에 왜 원빈을 캐스팅하게 됐을까.
“원빈씨는 여리고 섬세한 면이 매력이에요. 그래서 어린아이와 교감할 때는 오히려 그게 장점이 될 수 있었죠. 또 원빈씨를 보면 액션 연기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의 무표정한 연기에서 때론 무시무시한 파워가 느껴질 정도랍니다. 원빈표 액션 연기,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와이어 액션신에서 ‘죽을 것 같다’는 공포 느껴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영화 메이킹 필름에서는 위험천만해 보이는 폭파 장면과 칼싸움은 물론, 베테랑 스턴트맨들도 힘들어한다는 와이어 액션까지 원빈이 직접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는 사람들은 “우와~”라는 한마디 감탄사만 내지르면 되지만, 그 고난도 액션신을 직접 소화해야 했던 원빈에게는 “악~” 소리가 날 만큼 힘든 작업이었을 터.
“제가 원래 액션을 잘했던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촬영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시나리오 속 액션신에 대해 무술감독님과 상의해서 준비했죠. 총 다루는 법, 칼 쓰는 법 등 기초 단계를 배워 몸에 붙게 했어요. 그래도 몸이 힘든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하지만 새로운 액션 연기를 시도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특히 원빈은 처음 해보는 와이어 액션신에서 “죽을 것 같은 공포도 느꼈다”고 밝혀 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와이어 액션은 처음 해봤는데, 다시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또 서로 칼을 들고 싸우는 장면에서 긴장을 가장 많이 했어요. 조금만 신호가 맞지 않으면 눈이나 얼굴에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었거든요. 그런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원빈은 영화의 액션보다, 한 남자가 가족도 친척도 아닌 한 소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그 안타까운 마음을 관객들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옆집 소녀를 지키고 싶어하는 아저씨 원빈. 이 작품이 영화 ‘레옹’이상의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강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