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 먹고서야’ 해소하게 된 록에 대한 갈증
“돌이켜보면 누구에게나 찬란한 학창 시절이 있었잖아요. 잘나가던 ‘전설희’도 점점 나이를 먹고 사회와 부딪히면서 온갖 일을 겪게 돼요. 눈물도 흘리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밴드’를 통해 성장하고 진정한 삶을 찾아가게 되죠. 내용 자체에도 공감이 많이 갔고, 여자들이 중심인 이야기가 턱없이 부족한 요즘에 만나보기 힘든 기획이라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어요.”
극중에서 록 밴드의 리더로 활약하는 만큼, 폭발력 넘치는 가창력과 능숙한 기타 연주 실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 주변에서는 ‘또 힘든 역을 맡아 고생하겠다’며 걱정하기도 한다지만 김정은은 ‘누구보다 몸으로 때우는 역할을 많이 해본’ 배우로서 자신감을 갖고 연습에 매진하겠다는 자세다.
“캐스팅 되자마자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씨 보컬 트레이닝을 맡았던 가수 유미씨에게 한 달 정도 집중 레슨을 받았어요. 제가 부른 영화 OST ‘나 항상 그대를’을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유치원생 같아서요(웃음). 과연 이 목소리로 록이 될까 걱정을 좀 했는데, 하루에 8시간씩 연습을 하다 보니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어요.”
사실 그녀는 이제껏 구체적인 활동을 해본 적은 없지만 학창 시절부터 록에 대한 로망을 키워 온 ‘록 마니아’다. 그동안 감춰뒀던 록에 대한 열정을 이제 마구 발산할 수 있게 돼서 얼마나 신이 나는지 모르겠단다.
“고등학교 때부터 록에 열광했어요. 특히 ‘머틀리 루크’라는 그룹의 ‘토미 리’를 정말 좋아해서 일기장에 ‘그 집의 가정부가 되고 싶다’라고 써놓을 정도였죠. 록 밴드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많이 흉내도 내보곤 했는데 그게 지금 도움이 제법 되는 것 같아요. 어릴 적 로망을 이 나이 먹고 이제야 이루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기타 연습 때문에 손가락에 피멍도 들고 목에서는 피가 날 것처럼 아프기도 하지만 학창 시절 꿈을 이렇게 이루는구나 하는 생각에 힘든 것도 피곤한 것도 모르겠어요.”
연기보다 밴드 연주에 더 집착하는 연기자들,
대역은 없다!
SBS-TV 월화드라마 ‘나는 전설이다’에서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인생의 즐거움을 찾아가게 되는 ‘컴백 마돈나 밴드’의 멤버는 모두 4명. 김정은 외에도 베이시스트 홍지민, 드러머 장신영, 기타리스트 쥬니가 함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항상 같이 모여 합주 연습에 매진하고 있어요. 다들 의욕이 넘치고 성격도 잘 맞아서 즐거워요. 촬영 현장에서만 만나 호흡을 맞추는 거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친해졌어요. 게다가 다들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직접 모든 연주를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싶은 마음에 시도 때도 없이 연습에 ‘올인’ 중이에요. 조금씩 손에 익어갈수록 신이 나서 더 열심이고요.”
제작진 또한 완벽한 공연 무대를 만들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는 후문. 실제로 ‘컴백 마돈나 밴드’가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한 첫 무대인 티저 예고 촬영 현장에서부터 완성도 높은 무대가 연출되며 화제가 됐다. 주제곡 ‘We Will Come Back, 마치 우리 마돈나처럼’을 부르던 주인공 김정은은 노래에 심취해 구두가 벗겨진 줄도 모르고 열창하기도 했다.
‘컴백 마돈나 밴드’는 이 여세를 몰아 ‘2010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제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무대에 서는 영광도 누렸다.
“정말 긴장도, 기대도 많이 했어요.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무대 위에 올라가보니 ‘아, 무대에 서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싶어서 색다르더라고요. 다만,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훨씬 잘했을 텐데 좀 아쉽기도 했어요. 지금 멤버들 관심이 온통 밴드 연주에 쏠려 있거든요. 앞으로 좋은 기회가 오면 또 공연을 펼치게 될지도 몰라요. 드라마 촬영할 때도 다들 연기보다 연주를 완벽하고 멋있게 잘하는 게 우선이에요. 제작진이 ‘이제는 연기도 좀 해라’ 하고 잔소리하실 정도라니까요(웃음).”
늘 새로운 역할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배우 김정은은 오늘도 완벽한 ‘전설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녀를 통해 우리는 흐르는 세월이 긁어놓은 상처와 현실의 갑갑함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찾아나서는 한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지금 배우 김정은이 써 내려갈 ‘전설’의 시작 페이지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청자들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김정은의 극과 극패션 엿보기 드라마 방영 이후, 김정은의 빛나는 연기만큼 그에 맞춰 각각 다르게 선보이는 스타일 또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상류층 명문 법조가 며느리의 우아한 ‘럭셔리’ 스타일부터 무대 위에서 록을 열창할 때의 블링블링한 ‘섹시’ 스타일까지, 그녀의 완벽한 변신 덕분에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남편 차지욱(김승수 분)이나 시댁 식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흔히 말하는 ‘청담동 며느리 룩’의 진수를 선보인다. 주로 화이트, 핑크 등 화사하면서도 차분한 컬러에 여성스러운 라인이 돋보이는 원피스를 입는 편. 헤어스타일은 가르마를 타고 깔끔하게 빗어 넘겨 올린 머리로 단정함을 강조한다. 기존의 ‘청담동 며느리 룩’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과감한 주얼리로 포인트를 준다는 것.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볼드한 목걸이로 화려하면서도 품격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남편 차지욱이 한국 최대 로펌의 공동대표로 취임하던 자리에서는 블랙 앤 화이트의 튜브형 드레스로 우아한 멋을 뽐냈다. 함께 착용한 목걸이의 가격이 무려 1억3천만원. 이날 촬영 내내 모든 관계자들이 배우들보다 목걸이를 먼저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김정은은 매회 고가의 의상, 주얼리, 소품 등을 활용한 스타일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숨 막히는 집을 벗어나 ‘컴백 마돈나 밴드’의 로커로 마이크를 잡을 때는 화려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강조한다. 원피스 대신 글램 스타일 슬리브리스, 해진 청바지, 타이트한 레깅스 등을 입어 과감하면서도 자유로운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 쇼츠와 슬리브리스 등으로 보디라인을 드러내며 여성스러운 섹시함도 보여준다. 헤어스타일은 고전적인 업스타일 대신 과감한 웨이브 헤어로 자유분방함을 표현한다. 여기에 스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블링블링한 액세서리를 매치한다. |
■글 / 이연우 기자 ■사진&제공 / 이성원,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