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의 인터뷰는 어느 정도 형식적이게 마련이다. 혹시 기분 상할 법한 질문도 하지 않는 게 예의다. 그래서 이런 정형화된 형식을 깰 수 있는 꽃미남들과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마련했다. 아줌마 기자의 사심(?) 많고, 과감한, 때론 용감한 질문들을 통해 꽃미남 스타들의 매력을 속속들이 파헤쳐보는 것. 이 인터뷰는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반말로 진행된다. (편집자 주)
미소년의 풋풋하고 핸섬한 외모를 지녔지만, 지창욱은 좀 더 다양한 작품에서 색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현재 드라마와 동시에 출연하고 있는 뮤지컬 ‘쓰릴 미’에서는 살인을 저지르는 옴므 파탈 리처드 역할을 맡아, 성황리에 공연 중일 만큼 연기 욕심도 많다. 이를 위해 일주일에 5일은 일일드라마 촬영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뮤지컬 연습과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지창욱, 그가 궁금하다.
아줌마 데뷔한 지 얼마나 됐어?
지창욱 2008년에 데뷔했으니까 3년.
아줌마 우와~ 데뷔한 지 3년 만에 일일드라마 주인공을 맡았네?
지창욱 하하하.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지. ‘솔약국집 아들들’에 캐스팅됐을 때도 ‘운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 사실, ‘솔약국집 아들들’은 내가 직접 오디션을 봤고, 이번 작품은 감독님이 나를 좋게 보고 캐스팅하신 것 같아.
아줌마 신인한테 일일드라마 주인공을 맡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지창욱 감독님도 처음에는 불안하셨을 거야. 나 역시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있으니까.
아줌마 가장 불안한 점은 뭐야?
지창욱 아직 일일드라마에 적응이 덜 된 것 같아. 처음에는 조급했는데, 지금은 함께 출연 중인 선배들과 누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아줌마 주인공에 캐스팅됐을 때 굉장히 기뻤을 것 같은데, 어땠어?
지창욱 기쁘기보다는 ‘내가 극을 끌어갈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컸어. 그런데 함께하는 배우들하고 선생님들께 의지하면서 ‘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덕분에 동료와 선배들을 더 믿게 됐지요.
아줌마 지금, 옆에서 가장 힘이 되는 사람은 누구야?
지창욱 도지원 누나~! 처음에는 선배님이라고 했는데, 극중에서 “엄마, 뭐 했어?”라고 반말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말을 놓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아줌마 극중 박정아씨와 연인으로 나오는데, 연기 호흡은 어때?
지창욱 내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이라서 많이 힘들었지. 아마 정아 누나도 힘들지 않았을까?(웃음)
아줌마 박정아씨가 데뷔한 지 오래돼서 잘 챙겨줄 것 같은데, 어때?
지창욱 도지원(안나), 박정아(새와), 오지은(봉이) 세 명의 누나 모두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나를 동생처럼 잘 챙겨줘.
아줌마 연기에 대한 조언도 받고 있어?
지창욱 도지원 누나가 연기 지도를 잘 해주셔. 누나 성격이 굉장히 맑고 여려서 잘 대해주시는 것 같아.
아줌마 극중 맡은 역할을 좀 자세히 설명해준다면?
아줌마 연기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어?
지창욱 동해 역할 캐스팅이 확정된 게 촬영하기 열흘 전이었어. 준비 시간이 너무 빠듯했어. 그 와중에 쇼트트랙까지 배워야 했지. 다행히 열심히 연습한 덕분에 지금은 제대로 된 폼으로 활주할 수 있을 정도는 돼. 그런데 아직도 부담되는 게 ‘영어’야. 원어민 발음이 하루 이틀에 되는 게 아니라서 굉장히 부담스러워(웃음).
동성애 키스신도 연기라면 OK!
아줌마 드라마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뮤지컬 ‘쓰릴 미’에 출연 중이라고?
지창욱 아~ 뮤지컬은 올 초부터 해오던 거라서 계속 하고 있어.
아줌마 공연이 인기가 좋다고 하던데?
지창욱 공연은 항상 매진이야. 2007년 초연했는데, 그때부터 팬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해. 팬들이 한 번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몇 십 번씩 보는 사람도 많더라고. 대사를 기억하고 노래도 따라 불러서 나도 처음엔 깜짝 놀랐어.
아줌마 뮤지컬에 동성애 코드가 있다고 하던데?
지창욱 응. 첫 장면부터 상대 남자 주인공과 ‘키스신’이 있거든. 처음에는 굉장히 겁도 나고, ‘키스신을 꼭 해야 되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괜찮더라고. 꼭 필요한 장면인데 안 하면 더 이상한 거야.
아줌마 실제로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
지창욱 사실 거부감이 많은 편인데, 동성애자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 또 지금 하는 작품에 동성애 코드가 있어서 여자 관객들이 더 많은 게 아닐까?(웃음) 여자 관객이 98%, 남자 관객이 2%거든. 게다가 남자 두 명이 서로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인데 굉장히 세련되고 매력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줌마 뮤지컬과 일일드라마는 많이 다르잖아. 임하는 자세도 다를 것 같은데?
지창욱 공연은 준비하는 과정도 길고, 공연을 거듭하면서 캐릭터가 완성되어가는 것 같아.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면 쾌감도 느끼거든. 또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매력이 있어.
아줌마 그렇다면 드라마는?
지창욱 우선, 드라마는 준비 기간이 짧잖아. 그래서 아직까지는 어려운 것 같아. 대본을 보고 빨리 캐치해서 표현해야 하니까. 지금은 하면서 배워가는 단계라고 생각해.
여자친구?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아줌마 연기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한데?
지창욱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고2 말에 진로를 결정할 때 문득,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극영화과를 선택했거든.
아줌마 재미있는 걸 찾은 거네?
아줌마 연기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해?
지창욱 때론 힘들고 막막할 때도 있어. 그럼에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바로 ‘연기에 대한 매력’ 때문 아닐까. ‘난 할 수 있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자신감을 키우고 있어.
아줌마 잘생겨서 여자들에게 관심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지창욱 나는 성격이 매우 조용한 아이였거든. 멋을 부릴 줄도 모르고, 이쪽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 그냥 친구들하고 농구하고 축구하고 PC방 가는 평범한 학생이었지. 의외로 여자한테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
아줌마 지금 여자친구는 있어?
지창욱 시간도 없고, 마땅한 여자도 없어. 지금 만나면 내가 바쁘니까 어차피 잘 못 만나잖아. 여자친구를 만나고 싶은 생각도 안 들고. 아직까지는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어. 연기만으로도 벅차서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까.
아줌마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이야?
지창욱 만나서 이야기할 때 느낌이 좋고, 호감이 가는 사람. 외모를 안 본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말이 통하는 사람이 좋고,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사람이면 좋겠어.
하늘에 계신 아버지… 내겐 늘 ‘그리움’
아줌마 연기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았어?
지창욱 반대를 많이 하셨어.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엄마하고 많이 싸웠지. 갑자기 뜬금없이 연극영화과에 가겠다고 하니까. 얼마나 놀라셨겠어.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한 것도 사실인데 엄마가 허락해주셔서 감사해.
지창욱 엄마는 “너무 들떠서 좋아하지 말고 자중하면서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셔. 그래도 내가 하는 일이 엄마 눈에 보이니까, 엄마가 좋아한다는 생각은 들어.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 보시더라고.
아줌마 아버지에 대해 물어봐도 돼?
지창욱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암으로 돌아가셨어.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냥 ‘그리움’이랄까.
아줌마 아버지에 대해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어?
지창욱 아빠랑 같이 놀았던 기억도 있고 혼났던 기억도 있고(웃음). 아버지가 장난을 잘 치셨어.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놀았던 기억이 많이 남아 있어.
아줌마 아버지가 지금 하늘에서 자랑스러워하시겠네?
지창욱 내가 열심히 하면 좋아하지 않을까. 가끔 아버지께 ‘잘되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를 하거든. 그래서 좋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 같기도 해. 아버지가 도와주시고 있는 것 같아(웃음).
아줌마 연기자로서의 꿈은 뭐야?
지창욱 진실한 연기자, 매력 있는 배우. 나만의 매력이 뚜렷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작품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연기 폭을 넓히고 싶어. 시간이 흐르면서 매력이 드러났으면 좋겠어. 지창욱이라는 배우의 색깔이 물씬 풍기는 그런 배우가 되는 게 꿈이야.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