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60대에도 원하는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싶어요”

한석규 “60대에도 원하는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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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라는 배우는 그 이름 석 자만으로도 관객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준다. 대단한 흥행을 이끈 천만 관객 영화의 주인공도, 해외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화려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언제나 변함없는 존재감으로 그의 연기에 대해 믿음을 갖게 한다.

코미디, 가장 어려우면서 매력적인 작업
한석규 “60대에도 원하는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싶어요”

한석규 “60대에도 원하는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싶어요”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거르지 않고 있는 한석규가 2010년에 선택한 영화 ‘이층의 악당’은 이층집의 세입자로 위장한 사기꾼과 그의 정체를 밝히려다가 그 집의 비밀을 알게 되는 신경쇠약 직전의 집주인이 벌이는 소동을 담은 서스펜스 코미디 작품이다.

한석규는 극중 자신의 신분을 소설가로 위장하고 연주(김혜수 분)가 사는 집에 세입자로 들어가 집 안 곳곳을 뒤지며 수상한 행동을 하는 미스터리하고 엉뚱한 인물 창인 역을 맡았다. 그동안 주로 보여주었던 지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180° 다른 능청스럽고 코믹한 캐릭터를 선택해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코미디 장르의 영화는 웃음을 통해 인생을 담아낸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표현하기에 가장 어려운 인생이라는 것을 유머로 풀어낸다는 것은 정말 근사한 작업이잖아요. 그것에 맞춰 연기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요. 웃음과 유머를 통해 뭔가를 얘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그는 오히려 코미디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가 더 대단해 보일 때가 많다. 반듯하고 진지한 이미지로만 비쳐치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 대중을 실컷 웃길 수 있는 연기가 욕심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제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이에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웃음이 번지도록 재치 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옛날부터 멋져 보였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관객들의 기억 속에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싶어요. 감독님들, 그런 작품 좀 만들어주세요(웃음).”

김혜수와의 만남, 작품을 선택한 이유
한석규가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코미디라는 장르 때문만은 아니었다. 15년 전, 영화 ‘닥터봉’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함께 출연해 호흡을 맞췄던 여배우 김혜수와 나란히 캐스팅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김혜수가 여주인공으로 내정되어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혜수랑 같이 연기할 수 있다기에 ‘옳다구나’ 싶었죠. 인연이 닿는다면 혜수와 다시 한번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거든요. 제가 혜수를 1986년에 처음 봤는데 그 후 서로가 배우로 성장하는 모습을 쭉 지켜봤기에 아무래도 인연이 남다르죠.”

그래서일까. 한석규는 연기를 하는 매 순간 어떻게 하면 김혜수의 연기가 더 돋보이도록 뒷받침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촬영 중간 틈틈이 쉬는 시간이 생길 때면 작품 이야기보다는 개인적인 고민과 서로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으며 배우이기에 앞서 인생 선배이자 오랜 동료로서 교감하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저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영화는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두 배우가 오래전 함께 연기하는 모습을 봤던 사람들이 지금 다시 반가워해주는 것처럼 앞으로 10년, 15년 후에도 변함없이 한석규와 김혜수가 함께 주연으로 만나는 작품을 볼 수 있었으면, 그래서 지금의 저희를 또다시 회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가 오랜 시간 배우의 자리를 지켜오며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 그것은 아마도 그 자신의 뛰어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인정받으려 하기보다는 언제나 상대 배우를 더 배려하며 함께 빛날 수 있도록 겸손한 미덕을 실천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한석규라는 배우의 깊이에서 더 큰 울림이 느껴진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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