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과의 인터뷰는 어느 정도 형식적이게 마련이다. 혹시 기분 상할 법한 질문도 하지 않는 게 예의다. 그래서 이런 정형화된 형식을 깰 수 있는 꽃미남들과의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마련했다. 아줌마 기자의 주책 맞고, 과감한, 때론 용감한 질문들을 통해 꽃미남 스타들의 매력을 속속들이 파헤쳐보는 것. 이 인터뷰는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반말로 진행된다. (편집자 주)
김진우는 2006년에 데뷔해 ‘댄서의 순정’, ‘그리스’, ‘올슉업’, ‘달콤한 인생’ 등 뮤지컬을 통해 ‘뮤지컬계 스타’로 떠올랐다. ‘마음의 문을 닫지 말고, 항상 열어두어라’는 그의 미니홈피 문구처럼, 오픈 마인드로 사람들을 대하는 포용력 깊은 남자 김진우. 뮤지컬을 넘어 드라마에서 펼치는 그의 연기 인생 2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따뜻하고 젠틀한 김진우 vs 차갑고 까칠한 배연우
아줌마 주말드라마 ‘웃어요 엄마’에서 얼음장 연기라고 불릴 정도로 시니컬하고 까칠한 성격으로 나오던데, 어떤 역할이야?
김진우 내가 맡은 배연우는 비리와 추문을 파헤치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로, 부모에 대한 상처로 결혼에 대해 비관적이어서 오직 일에만 몰두하는 스타일이야.
아줌마 원래는 어떤 성격인데?
김진우 활발하고 밝고 명랑하고 쾌활하고, 사람 좋아하고 정도 많아.
아줌마 본래 성격이 밝으면 정반대의 캐릭터 연기하기가 어렵지 않아?
김진우 캐릭터 컨셉트를 위해서 정치부나 사회부 기자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어떻게 취재를 하는지 알아보는 등 고민을 했어.
아줌마 그래서 방향은 잘 잡았어?
김진우 그런데 실제 정치부 기자들 중에는 극중 내 캐릭터 같은 사람이 없더라고(웃음). 극중 배연우는 자신의 일에는 책임을 다하고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이지만 결혼에 비판적인 생각을 갖다 보니 주변 여자들에게 관심이 별로 없어. 초반에 신달래(강민경 분)가 적극적으로 다가오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차갑고 시니컬하지만 극중 강신영(윤정희 분)을 만나면서 부드러워지고 사랑을 아는 남자로 바뀌게 돼.
아줌마 평소 기자에 대한 이미지는 어땠어?
김진우 정치부 기자는 그냥 어려울 것 같았지. 정치인들 사이에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지치고 힘들 것 같았어.
아줌마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
김진우 문화부나 연예부 기자들은 즐겁게 일을 하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정치부 기자들은 실제로도 시니컬하고 딱딱하더라고. 정치부 기자 5명 정도 만나봤는데 성격도 강한 것 같아. 아~그들만이 쓰는 특이한 억양도 있어.
아줌마 그런 정치부 기자 이미지를 직접 연기하는 건 어때?
김진우 극중 내 캐릭터는 현실적이지 못해. 부장이 내게 맞지 않는 심부름을 시키면 “그럼 잘라보시죠”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거든. 굉장히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캐릭터야. 소신도 강한 스타일이고. 그냥 내 나름의 배연우를 표현하고 싶어.
아줌마 극중 신달래가 배연우를 짝사랑하는 거지?
김진우 집안끼리 과거에 친분이 있었고, 어릴 때부터 봤으니까. 외로운 신달래가 오빠 같은 배연우에게 많이 기대는 것 같아. 배연우는 그냥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거고.
아줌마 극중 배연우는 여자들에게 굉장히 까칠하잖아. 그럼에도 신달래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랑 공세를 펼치는데, 여자들이 소위 말해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김진우 글쎄, 남자도 예쁘고 도도한 여자를 봤을 때 쟁취하고 싶은 느낌이 들잖아. 남들이 보기에는 나쁜 남자인데, 나한테는 잘해줄 것 같고 따뜻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보는 게 아닐까?
아줌마 남자들 사이에서 나쁜 남자에 대한 이미지는 어때?
김진우 ‘나쁜 남자’는 여자들이 쓰는 말인 것 같아. 내가 생각하기에 나쁜 남자는 ‘진국’인 경우가 많아. 매사에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진정성도 있어. 겉으로 까칠할 수 있지만 보통은 매력적인 남자를 보고 나쁜 남자라고 하지 않을까?
아줌마 김진우는 누군가로부터 일방적인 사랑을 받아본 적 있어?
김진우 중 3때부터 아홉 살 많은 누나가 4년 정도 따라다닌 적 있어. 삐삐를 사용하던 시절이었는데, 매일 음성 메시지를 남겼어. 그 후에 휴대폰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됐지만.
아줌마 차단을 시키거나 싫다고 말하지는 않았어?
김진우 특별히 스토커처럼 행동을 한 게 아니었으니까.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어서 그냥 고맙다고 생각했어. 나중에는 나도 익숙해졌는지 음성 메시지가 안 오면 섭섭할 때가 있더라고(웃음).
아줌마 그럼, 누군가를 짝사랑해본 적은 있어?
김진우 스무 살 때 1년 동안 사귀던 여자와 헤어지고 나서 그녀를 짝사랑했어(웃음). 그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두 사람이 서로 눈이 맞았거든.
아줌마 어머, 정말? 김건모의 노래 제목처럼 ‘잘못된 만남’ 아니야?
김진우 내용은 맞는데, 두 사람도 얼마 못 가서 헤어졌대. 여자는 외국으로 갔고. 그런데도 오랫동안 그 여자를 잊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지.
아줌마 그녀를 언제까지 잊지 못한 거야?
김진우 3년 정도. 군대에 갔다 와서 연기자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든 걸 정리했어. 앞으로는 서로 없으면 못 살 정도로 사랑하는 진짜 사랑을 하고 싶어.
아줌마 그녀와 헤어지고, 최근 4년 동안 진지하게 사랑했던 사람은 없었어?
김진우 제대로 없었지. 그래서 앞으로는 나한테만 잘해주는 진국의 ‘나쁜 여자(?)’를 만나고 싶어(웃음).
아줌마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야?
김진우 미친 듯이 사랑을 퍼부어줄 수 있는 여자?! 볼 때마다 가슴 설레고, 자기의 중심이 확고한 여자가 좋아. 정말 외모는 상관없어. 그런 사람이 현명하게 가족을 잘 챙기지 않을까.
아줌마 미친 듯이 사랑을 퍼부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건 굉장히 힘들지 않아? 사실, 사랑의 유효 기간도 짧은 편이고.
김진우 그래서 ‘연애와 결혼’을 함께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고 싶어. 연애하면서 함께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여자.
아줌마 김진우는 로맨티시스트 같은 느낌 감성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극중 ‘배연우’는 사랑이라는 걸 믿지 못하는 남자라던대?
김진우 ‘내가 어떤 부모가 돼서 가족을 괴롭힐지 생각만 해도 끔찍해’라는 대사가 있어. 내가 부모에게 상처받았던 것처럼 나도 그 길을 갈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지. 그렇지만 가족을 버리지는 않고 짊어져야 할 나의 운명, 내 삶이라고 생각하는 역할이야.
아줌마 실제 김진우는 사랑을 믿는 남자야?
김진우 물론. 나는 인연도 사랑도 믿어. 여자친구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이라면 좋겠어. 그래야 나에게도 사랑을 많이 줄 거라 생각해. 여자친구 생기면 공개할게.
자라온 가족 환경은 김진우과 배연우 비슷
아줌마 배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뭐야?
김진우 난 드라마 할 때마다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왔어. 숨을 쉴 때도 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거든. 또 드라마가 50회나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그림을 보려고 노력하지. 나만 잘 나오는 게 아니라 모두 사연이 있으니까 드라마가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아줌마 극중 배연우와 김진우가 닮은 점이 있다면?
김진우 자라온 환경이 닮았어. 어릴 때 우리 집은 매우 가난했고 빚도 많았어. 게다가 외아들로 많이 외로웠지. 겨울에 늘 추웠다는 것밖에 생각이 안 나.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았고, 부단히 노력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어.
아줌마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김진우 막노동판에서 6시간 동안 일하면 2만원을 벌 수 있었어.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서인지 자립심이 컸어. 그래서 극중 배연우처럼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도 유난히 컸던 것 같고. 어릴 때 힘들게 지내온 과정이 힘의 원천이 되는 것 같아.
아줌마 그래도 삐뚤어지지 않고 잘 자란 것 같은데?
김진우 살아오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 덕분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많이 가질 수 있었지. 극중 배연우도 아빠가 떠나버리면서 엄마와 동생에게 책임감을 느끼면서 살잖아. 그런 부분이 실제 내 모습과 흡사해.
아줌마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게 꿈인가봐?
김진우 나는 내 가족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사는 부부, 그게 내가 바라는 삶이거든(웃음).
김진우 같은 미용실에 다니는 최수종·하희라 선배 부부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더라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
아줌마 그럼 연기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된 거야?
김진우 노래를 좋아했는데,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뮤지컬 쪽에서 접촉이 있었어. 연기, 춤, 노래를 한꺼번에 하다니 정말 좋았어. 남들보다 늦은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열심히 하기도 했고, 운도 따라준 것 같아. 지금도 큰 역할을 맡아서 가끔은 불안하고 부담감도 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할 생각이야.
아줌마 김진우가 가진 인생의 궁극적인 꿈은 뭐야?
김진우 사랑에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 또 앞으로 더욱 많은 캐릭터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많은 경험을 하고 싶고, 국민 배우로 사랑받으면서 따뜻하고 오래 갈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