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 눈에 띄는 여배우 심은경을 만나다

영화 ‘써니’, 눈에 띄는 여배우 심은경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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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엄마의 학창 시절로 고고씽~ 했어요”

관객 동원 수 5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써니’.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배우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심은경이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피치버그의 한 고등학교에서 유학하고 있어 공식적인 활동이 적었던 그녀가 방학을 맞아 일시 귀국했다. 아역 배우로 똑 소리 나게 한 걸음씩 떼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영화 ‘써니’, 눈에 띄는 여배우 심은경을 만나다

영화 ‘써니’, 눈에 띄는 여배우 심은경을 만나다

‘어리바리 임나미’는 바로 나!
영화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정작 주인공 심은경(17)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그녀는 현재 미국 현지 고등학교에서 유학 중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연기를 알아본 명감독들의 심심치 않은 러브콜 덕분이었다. 심은경은 2008년 서태지와 함께 광고에 출연해 대스타인 서태지를 못 알아봐 굴욕을 안기는 소녀 역할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후 KBS-2TV ‘황진이’의 어린 황진이, MBC-TV ‘태왕사신기’의 어린 수지니를 연기했으며 스크린으로도 활동 무대를 옮겨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영화 ‘써니’에서 전라도 사투리 연기, 빙의 연기 등을 완벽히 소화해 극찬을 받은 그녀지만 처음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수줍은 성격’ 탓이었다고 한다.

“하도 숫기가 없어서 연기학원을 다닌 게 연기의 시작이었어요. 영화 속에서 어리바리하고 숫기 없는 모습이 딱 저일지도 몰라요.”

연기를 하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지는 순간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 빙의 연기나 온몸을 떨며 막춤을 추는 연기는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그녀는 “연기할 때는 정말 딴 사람 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제가 막춤을 참 잘 췄죠? 사실 저도 전문가에게 배운다면 어느 정도 춤출 수 있었을 거예요. 그 춤을 출 때는 막바지 촬영이라 제가 ‘나미’에게 몰입해 있었어요. 저도 모르게 나온 막춤이죠. 폭로하자면 몸치는 저뿐만이 아니라고 해요. 춤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소라 언니, 효린 언니도 처음에는 가르치기 힘들었다고 들었어요(웃음).”

심은경은 아역 배우로 생활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며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작년 9월 미국으로 떠났다. 연기도 좋지만 언젠가는 연출 공부도 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앞으로 걸어갈 길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그녀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성숙한 편이다. 그런 점이 1980년대 고등학생 ‘임나미’를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제가 워낙 올드 팝을 좋아해요. 영화 속에 흐르는 1980년대 음악들이 마음에 와 닿아서 연기하기 편했어요. 특히 ‘Realty’의 기타 솔로 부분이 참 좋더라고요. 또 하나 고르자면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na Have Fun’이란 곡도 들으면 신이 나서 좋아해요.”

실제로 심은경이 즐겨 듣는 음악은 비틀스에서 핑크 플로이드, 토토 등 올드 팝을 망라한다고. 연기도 음악도 그녀에게 시대의 격차란 없는 듯 보였다.

영화 ‘써니’, 눈에 띄는 여배우 심은경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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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넘어, 엄마의 학창 시절로
심은경은 1994년생이다. 그러나 그녀가 연기한 역할은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나 1980년대에 중고등학생이었던 인물이다. 당시의 정서와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

“평소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비슷한 시대라서 그런지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어요. 또 평상시에 어머니랑 ‘엄마 학창 시절에는 어떤 문화가 유행이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어요. 처음 ‘나미’에 대해 캐릭터 구상을 할 때 당시 학생들과 지금 학생들이 문화만 다를 뿐 생각이나 철없는 행동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녀에게 이번 영화는 특별하다. 그녀는 영화 ‘써니’를 통해 아역 배우를 넘어 진짜 배우가 됐고, 무엇보다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은경에게는 영화의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고 소중하지만 몇몇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울컥한다.

“‘써니’ 멤버들이 교실에서 미래의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기며 VCR를 찍는 장면이 있어요. 이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또 은행잎이 쌓인 덕수궁 돌담길에서 유호정 선배님이 어린 ‘임나미’를 끌어안아주는 장면도 마음이 동요되는 신이었어요.”

촬영장의 막내였던 그녀는 촬영 스태프는 물론 동료 여배우들에게도 귀염둥이였다. 특히 친구로 나온 강소라가 ‘귀엽다’며 자꾸 엉덩이를 만져 곤혹스러웠다는 후일담을 밝혔다.

“여배우가 워낙 많이 나오는 작품이라 서로 경쟁심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언니들과 정말 잘 지냈어요. 평상시에도 영화 속 7공주 이상으로 재밌게 놀면서 촬영했죠. 그래서 영화 속 우리의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았을까요? 한 가지 힘들었던 점은 소라 언니가 자꾸 제 엉덩이를 만져서 말이죠(웃음). 농담입니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촬영이 끝나고서도 가장 친하게 지내는 배우는 강소라란다. 그녀는 어린 심은경에게 가장 살갑게 대해준 동료라고.

“소리 언니가 저를 많이 아껴주셨어요. 그렇다고 다른 언니들이 못해준 건 아니에요. 저는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트위터로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데요. 언니가 트위터에 멘션도 자주 달아줬어요. 이번에 귀국했을 때도 제일 먼저 문자를 보내줬어요. 제가 시차 적응에 실패해서 자느라 답장을 제대로 못했지만요.”

‘써니’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심은경을 향한 영화감독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업에 전념할 것인가, 연기 활동을 지속할 것인가. 현재 그녀는 아주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아직 차기작은 정하지 않았어요. 6년간 계속 연기를 해왔는데 1년도 쉰 적이 없어요. 이젠 천천히 시간을 갖고 좋은 작품을 택하고 싶어요.”

쏟아지는 관심 속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17세 심은경은 순간의 인기보다 연기의 진정성을 아는 여배우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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