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빽가 뇌종양 투병 이후 셋이서 다시 뭉친 ‘우리는 코요태다’
신지는 2년 동안 갈고닦은 랩 실력을 선보였고 김종민은 녹슬지 않은 춤 실력은 물론 직접 짠 안무를 뽐냈다. 빽가는 뇌종양으로 투병했던 흔적을 찾기 힘들 만큼 파워풀했다. 혼자 있을 때는 찾을 수 없었던 자신감과 여유가 충만한 무대였다. 하루에 언론 인터뷰를 열 개씩 소화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인터뷰는 공식 컴백 이틀 전에 진행됐다).
장수 그룹이지만 선배 노릇은 No
레이디경향(이하 LADY) 종일 인터뷰하느라 바쁘다고 들었어요. 힘들지 않아요?
빽가 좀 그렇기는 해요.
신지 엊그제는 인터뷰를 열한 개 했고요. 오늘도 만만치 않은데 방송 안무 연습하러 가야 해서 눈코 뜰 새가 없네요. 밥 먹을 시간도 모자라요.
종민 아니에요. 당연히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인걸요.
신지&빽가 (야유하며) 그렇게 말하면 우리가 뭐가 돼~
LADY 리더라서 그런지 사진 촬영 때와 다르게 의젓하시네요.
종민 저도 살면서 리더 노릇하기는 코요태가 처음이에요(웃음). 첫 방송이 내일 모레인데 음악 프로그램을 위해 동영상 촬영도 따로 하기로 되어 있어요. 사실 저희 코요태가 굉장히 오래된(데뷔 14년 차) 그룹이어서 그런지 그만큼 보존하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계속 음반 내는 장수 그룹이라는 느낌 때문에 잘 봐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죠.
![<STRONG>[김종민]</STRONG>
1979년생. 리더, 서브 보컬, 안무 담당,
안무팀 ‘프렌즈’에서 엄정화, R.ef 등의 백업 댄서로 활동하다 전 멤버 차승민이 개인 사정으로 빠지고 3집 앨범 때 코요태에 캐스팅되어 정식 멤버가 되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830155243_2_koyote2.jpg)
[김종민] 1979년생. 리더, 서브 보컬, 안무 담당, 안무팀 ‘프렌즈’에서 엄정화, R.ef 등의 백업 댄서로 활동하다 전 멤버 차승민이 개인 사정으로 빠지고 3집 앨범 때 코요태에 캐스팅되어 정식 멤버가 되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종민 오래되긴 했지만 항상 다른 그룹들과 같이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가 선배라거나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신지 네, 오래됐을 뿐이지 뛰어난 아이돌들을 보면 저희가 배울 것도 많은 걸요.
빽가 저희는요, 평화예요. (기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문하자) 가요계의 평화를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에요. 함께 가는 스타일이라는 거죠.
종민 요즘은 아이돌 중에도 노래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많아요. 저희 신지도 물론 잘하지만요(웃음).
LADY 신지씨는 솔로 활동을 힘들게 하셨는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데뷔 10년 만에 홀로서기에 나섰던 신지는 무대에서 떠는 모습을 보여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신지 혼자 무대에 올라 발라드곡을 부르는데 세상에 혼자인 것 같아서 입술과 손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온몸이 떨렸어요. 너무 속상해서 석 달 동안 집 밖에 안 나가고 매일 울었어요. 초창기 활동 영상들을 보면서 자신감 넘치고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많이 힘들었지만 슬럼프를 일찍 겪은 게 차라리 다행이에요. 이렇게 재기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어요.
종민 신지는 저한테 친남매나 다름없어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가 되는 대로 말을 늘어놓으면 제 말을 정리해주고 변명도 해줘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얘가 보기와는 다르게 속이 엄청 여려요. 그래서 솔로 활동 때 힘들었던 거예요.
LADY 사실 세 분이 막역한 사이이긴 하지만 셋이 한 무대에 올라가는 건 5년 만이니까 아무래도 조금은 낯선 부분이 있을 것 같거든요. 빽가씨는 아프고 나서 대중 앞에 처음 서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신지 전혀 낯설지 않아요. 세 사람인 게 워낙 익숙하고 원래부터 저희가 격의 없이 지내왔거든요.
빽가 맞아요. 저희는 매스컴을 통해 비쳐지는 모습이 실제 생활과 비슷할 만큼 뭐든지 즐겁게 하는 스타일이에요. 감회는 물론 새롭지요. 다시 뭉쳤다는 데 대해 가슴속에서부터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어요.
종민 머리에 쓰이는 것이 추억이고 가슴에 쓰이면 그리움이라고 하잖아요. (일동 멋진 말이라며 감탄!) 얼굴을 보면서 지냈기 때문에 오랜만에 다시 뭉친 것이 실감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신지 어색할 사이는 아니에요. 친한 친구는 아무리 오래 지나서 만나도 똑같은 것처럼요.
종민 (정색하며) 그래도 서로 좋아하고 그러지는 않아요(웃음).
![<STRONG>[신지]
</STRONG>1981년생, 리드 보컬
2006~2007년 MBC-TV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
송대관의 히트곡 ‘해뜰날’을 댄스곡으로 리메이크, 솔로곡 데뷔. 트위터 @jidaeng81](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830155243_3_koyote3.jpg)
[신지] 1981년생, 리드 보컬 2006~2007년 MBC-TV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 송대관의 히트곡 ‘해뜰날’을 댄스곡으로 리메이크, 솔로곡 데뷔. 트위터 @jidaeng81
신지 제가 오늘따라 유난히 그러네요. 날씨도 그렇고 좀 처져가지고…. 오빠들이 착해서 제가 잔소리하면 목소리가 크고 듣기 싫으니까 그냥 따라와주고 그래요(웃음).
종민 신지가 기복이 좀 있거든요. 그럴 땐 옆에서 맞춰줘야 해요. 사실 셋 다 성격이 특이한 편인데 그래서 잘 맞나 봐요.
빽가 그렇죠. 다름 속의 같음이라고나 할까요.
LADY 코요태를 코요태답게 하는 건 뭔가요? 각자 활동하며 바쁘게 지내다가도 만사 제치고 달려올 수 있는 힘이요.
종민 꿈도 그렇고 같은 곳을 보고 있으니까요. 저희의 원래 포지션이 가수이기도 하지만 음악은 정말 오래 하고 싶어요. 예능 프로그램도 좋지만 무엇보다 코요태가 우선이에요. 코요태는 집과 같아서 안 들어가면 안 되는 무엇이지요.
기대해도 좋을 새 도전 ‘굿굿타임’
LADY 컴백 시기를 잡은 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종민 지금 타이밍이 좋아요. MBC-TV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나가수)’가 생기면서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고 저희 입지도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코요태가 어느 순간 윗자리에 있는 것 같아서 부담됐는데 ‘나가수’ 같은 프로그램 덕분에 저희가 설 수 있는 중간 자리가 생기고 무대도 다양해졌어요.
빽가 건강이 따라줘야 꽉 찬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데 혹시나 팀에 누를 끼칠까봐 걱정했어요. 투병하는 동안 살이 많이 쪘었는데 운동으로 살도 뺐고 몸도 많이 좋아졌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활동하려고요.
종민 빽가가 몸이 안 좋으면 더 웃으려고 하고 애쓰는 게 보여요. 완전히 걱정을 접을 수가 없는 게, 뇌종양은 재발 가능성과 후유증이 있어서 완치라는 표현을 쓸 수 없는 병이거든요.
LADY 그렇군요.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겠어요. 아무래도 이번 앨범에서 변신이나 도전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아요.
종민 달라져야겠다는 부담감이 커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앨범 중 처음으로 공개했던 곡이 발라드여서) 사람들은 발라드가 타이틀곡인 줄 아시는데 그건 아니에요.
![<STRONG>[빽가]
</STRONG>1981년생, 래퍼
2004년에 코요태의 객원 래퍼로 데뷔해 정식 멤버로 활동 중이다. By100이라는 필명의 사진작가로도 활동하며 코요태, 타이푼, 유리상자, 에픽하이 등의 음반 표지 촬영을 했다. 2009년 뇌종양이 발병, 2010년 1월에 수술을 마쳤다.](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830155243_4_koyote4.jpg)
[빽가] 1981년생, 래퍼 2004년에 코요태의 객원 래퍼로 데뷔해 정식 멤버로 활동 중이다. By100이라는 필명의 사진작가로도 활동하며 코요태, 타이푼, 유리상자, 에픽하이 등의 음반 표지 촬영을 했다. 2009년 뇌종양이 발병, 2010년 1월에 수술을 마쳤다.
빽가 제가 래퍼여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 준비를 많이 한 덕분에 랩이 맛깔스럽게 잘 나왔어요.
LADY 코요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좀 놀란 게, 아직 코요태가 단독 콘서트를 한 번도 안 했더라고요. 공연 계획은 없으세요?
신지 단독 콘서트도 없었고 단독 아닌 콘서트도 없었어요(웃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빽가 저희만의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열망이야 얼마든지 있지요.
종민 저는 평소엔 안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면 노래가 잘 나와요. 안무팀(프렌즈) 출신이어서 그런지 짜여진 안무도 잘하는 편이고요.
신지 정말 그래요. 저희는 큰 실수는 안 해요. 평상시엔 그렇지 않은데 코요태 활동하면서 무대에서 음 이탈 같은 실수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신기할 정도로요.
LADY 매일 함께 있으니 좋으세요? 떨어져 있는 동안 가장 그리웠던 때가 언제인가요?
종민 멤버들과 시시덕거리면서 장난 치고, 무대 위에서도 눈치 주고받고, 그런 즐거움이 없으니까 엄청 허전했어요. 스케줄 중간에 저희끼리 하는 장난이 있거든요. 모든 게 많이 그리웠어요. 몇 년 동안 회상만 하다가 ‘이제 진짜 하는구나’ 싶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빽가&신지 (잠시 옛 시간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코요태로 함께 나이 들고 싶은 바람
LADY 빽가씨는 체중 조절에 사진 작업까지 하느라 이래저래 바쁘셨겠어요.
빽가 개인적인 사진 작업은 웬만하면 자제하려고요. 체중은 운동으로 빼긴 했지만 앨범 활동에 맞춰 급하게 빼다 보니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게 힘들었어요.
신지 종민 오빠가 빨리 빼야 한다고 다그쳐요. 종일 참다가도 밤에 먹어서 말짱 도루묵이 될 때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밤에 먹고 싶은 걸 참고 있어요. 스스로도 기특해요.

빽가 뇌종양 투병 이후 셋이서 다시 뭉친 ‘우리는 코요태다’
빽가 정식으로 진출한 적은 없어요. 일본에 가서 쇼 케이스 개념으로 공연한 적은 있어요.
종민 기왕에 다시 뭉쳤으니 국내 무대만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고 천천히 가볼 생각입니다.
빽가 혼성 그룹은 전 세계를 통틀어 두 팀밖에 없어요. 저희랑, 어디더라…? (종민과 신지는 말도 안 된다며 야유)
LADY 신지씨가 벌써 서른이 넘은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팬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신지 팬들도 이제 가족이에요. ‘악!’ 소리 지르고 이런 건 없어요. 오면 왔나보다 하시고(웃음). 더울 때는 삼계탕 주고 가시고. 팬들이 와도 그냥 “왔어? 잘 보고 가” 이래요.
종민 이번에 신곡 활동 하면서 10대 후반 팬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저희도 그렇지만 팬들 대다수가 30대가 돼버려서…(웃음). 10대 팬 세 명만 생겨도 만족할 거예요(다들 공감하는 분위기).
신지 저희 팬 중에 아주머니들도 많으세요. 에어로빅 배울 때 저희 음악에 맞춰 춤을 많이 추시니까요.
LADY 멤버들이 전부 30대인데 슬슬 결혼 계획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종민 언젠가는 하겠지만…(말을 아낀다. 그는 다시는 공개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빽가 뇌종양 투병 이후 셋이서 다시 뭉친 ‘우리는 코요태다’
빽가 2014년 8월 27일에 결혼할까 합니다. 두고 보세요.
LADY (날짜를 받아 적으며) 믿어도 되는 얘기인가요?
신지 여자들한테 엄청 자상한 스타일이에요. 결혼은 두고 봐야 알겠지만~
LADY 일단 앨범이 잘되고 나면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개별 활동도 계속 하실 거지요?
신지 저희가 함께 컴백해서 이제 막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그런 고민은 나중에 하려고요. 지금은 신곡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LADY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 코요태를 반겨주시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하세요.
종민 건강의 소중함을 많이 아셨을 거예요. 이렇게 건강하게 활동하는 모습 보면서 희망을 가지셨으면 해요.
신지 그래도 필요 이상으로 걱정하거나 불안해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나올 만하니까 나온 거예요(웃음).
종민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언제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다닙니다.
빽가 네. 걱정 마세요. 쓰러지더라도 무대에서 죽을 겁니다. (멤버들을 보며) 그렇다고 혼자 죽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참, 앨범은 꼭 구입해서 들으시고요.
■기획 / 윤현진 기자 ■글 / 위성은(객원기자) ■사진 / 이성원 ■장소 협찬 / 밥스튜디오(02-545-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