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창민, 본격 ‘요리돌’ 되다

2AM 창민과 함께한 여름날 키친 데이트
“요리를 취미로 하게 된 건 얼마 안 됐어요. 1년 정도? 기본적으로 맛있는 걸 직접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고 또 요리하는 것 자체를 좋아해요. 어머님들이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신다면 전 제가 먹기 위해서 하죠(웃음). 한창 다이어트를 할 때는 기존의 레시피를 변형해서 다이어트식으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어요. 맛은 그대로지만 살은 덜 찌게, 그렇게 만들어서 멤버들이나 스태프들한테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하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아요.”
그의 요리 솜씨는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MBC-TV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해 요리 솜씨를 뽐내기도 했고 벌써 몇 번이나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를 트위터에 올려 보는 이들을 군침 돌게 만든 전적도 있다. 얼마 전에는 그가 만든 ‘창민표 수제 아이스크림’이 멤버들을 통해 트위터에 인증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그룹 멤버인 슬옹은 여행에 꼭 데려가고 싶은 동료로 창민을 꼽을 정도다.
“막내 진운이가 가장 제 팬이에요. 슬옹이는 저를 제일 잘 이용하고요. 전 칭찬하면 다 해주거든요(웃음). 라면을 끓이더라도 영양적으로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채소도 넣고, 닭가슴살도 썰어서 같이 넣기도 해요.”
진정한 요리 고수는 냉장고 속 평범한 재료로도 뚝딱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법. 2AM의 창민이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이돌이 요리를?’이라는 의문을 갖기보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팬들이 알렉스 형 이름을 따 ‘창렉스’라는 별명을 붙여주셨거든요. 몸은 따라잡았고(웃음) 이제 요리만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마침 제의가 와서 흔쾌히 수락했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2AM 창민과 함께한 여름날 키친 데이트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건강 음식을 선보이고 싶어요. 보시는 분들이 ‘2AM 창민이 살을 많이 뺐다고 하던데, 나도 저렇게 먹으면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다이어트도 되면서 건강해질 수 있는 레시피로 꾸며볼 예정이에요. 0.1g까지 정확하게 티스푼으로 분량을 재고 그런 건 안 하려고요. 그래도 제가 스물여섯 남자 아이돌인데, 그건 좀 아니잖아요(웃음).”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 양식조리사 자격증 도전까지
요리를 취미로 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사실 그의 요리 경력은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 시절 그의 어머니는 항상 아들이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재료를 준비해놓으셨고 그는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요리를 하며 자랐다.
“보통 어머님들은 밖에 나가실 때 밥이랑 반찬을 만들어놓고 가시잖아요. 부모님이 바쁘셔서 학창 시절에 직접 밥을 차려 먹는 일이 많았는데 저희 어머니께서는 미리 해놓으면 맛이 없다고 항상 반조리 상태로 재료를 준비해놓으셨어요. 어머니께서 냉장고에 고기를 재워 넣어두시면 제가 꺼내 구워 먹고 돈가스도 먹기 직전에 제가 튀겨 먹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돈가스를 튀길 때 식용유에 튀기는 거랑 카놀라유에 튀기는 거랑 다르더라, 시판 소스에 토마토케첩을 넣으니 더 맛있더라 등등 직접 만들어보며 알게 됐죠. 요즘도 요리를 하다 맛이 없으면 이것저것 넣어봐요. 그렇게 해서 살린 요리도 꽤 있어요.”
손맛은 어머니를 닮았다. 4대가 같이 사는 집안의 맏며느리인 어머니는 매일 저녁 입맛 까다로운 여덟 식구의 식사를 마법처럼 차려놓으셨다. 당시 집에서는 먹기 힘든 메뉴에도 적극 도전하는 ‘얼리어답터’이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피자나 생크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먹는 집이 드물었어요. 조용한 주택가 동네였는데 그때 저희 집엔 오븐이랑 제빵기가 있었어요. 고향이 부산인데 당시 부산에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가 한 군데밖에 없었거든요. 전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피자를 먹었죠. 자장면이나 케이크같이 보통 밖에서 사 먹는 음식도 자주 해주셨어요.”

창민이의 ‘푸드에세이’ 녹화현장. 창민은 카메라가 꺼진 후에도 틈틈히 요리를 확인하는 걸 잊지 않았다.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싶어서 요리학원에 등록했어요. 필기시험은 무조건 한 번에 붙을 수 있도록 보충수업도 듣고 팬들이 선물해주신 요리책도 열심히 봤죠.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실기시험을 준비하던 중간에 그룹 해외활동이 겹치고 ‘불후의 명곡’이 시작되면서 아직 시험을 못 보고 있어요. 시간이 나는 대로 실기시험도 꼭 볼 거예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에 요리에 관심 좀 있는 아이돌들에게 언제나 관심 대상이다. ‘소녀시대’의 윤아는 그에게 자주 레시피를 물어오는 이 중 한 명, ‘카라’의 니콜은 그가 혼자 요리학원에 등록했다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팬들로부터 받는 선물 목록 중에는 요리와 관련된 아이템이 꽤 많다. 얼마 전에는 독일제 식도 세트를 선물받았다. 아마 팬들에게 칼 세트를 선물받은 아이돌은 그밖에 없을 것이다.
“한번은 팬들이 생일 선물로 뭘 갖고 싶은지 물어보셔서 매니저랑 한참을 머리 맞대고 고민했어요. ‘스마트 오븐 달라고 할까? 아니야, 그건 너무 비싸’ 하면서요. 몰랐는데 조리기구 가격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요리에 관해선 두루두루 관심이 많아요. (홍)석천 형이나 (정)준하 형네 가게에 자주 놀러 가는데 나중에 제 이름으로 된 레스토랑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2AM 창민과 함께한 여름날 키친 데이트
감미로운 목소리뿐 아니라 건강한 이미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2AM. 그룹 내에서 창민은 자기관리가 투철하기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대표 ‘짐승돌’ 2PM 멤버들까지 입을 모아 ‘데뷔 후 가장 용 된 멤버’로 그를 꼽을 정도다.
“제 예전 사진을 보시면 아마 아실 거예요. 태어날 때부터 4.5kg 우량아였어요. 가장 살이 쪘던 대학 시절엔 104kg까지 나갔어요. 멋진 옷을 입고 싶어도 주문도 못했고 여름만 되면 겨드랑이가 짓물렀어요.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고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죠. 그런 게 너무 싫더라고요. 독하게 마음먹고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데뷔 전 그가 군악대에 들어가기 위해 하루에 두부 두 모씩만 먹고 3주 만에 18kg을 감량한 일화는 유명하다. 점점 건강한 다이어트를 생각하게 되었고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한 결과 5년 동안 30kg 감량에 성공, 근육질 몸매와 초콜릿 복근을 가진 ‘몸짱’ 스타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사실 말이 쉽지, 오랜 기간 일정한 음식량과 운동량을 유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의 의지와 부지런함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살을 빼고 나니까 살쪘을 때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들을 되찾게 되더라고요. 옷을 입을 때도 무척 편했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되면서 자신감도 얻었죠. 그런 것들을 다시 잃기 싫었어요.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죠. 힘들게 다이어트를 해봤기에 살을 빼려고 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내가 이 방법은 좀 더 잘 아는데’, ‘이렇게 하던 더 쉬울 텐데’ 하는 생각에 더 도와드리고 싶죠. 요리도 그중 하나예요.”

2AM 창민과 함께한 여름날 키친 데이트
“1년 365일, 늘 정해진 식단에 딱 맞춘 도시락을 싸들고 다닐 수는 없어요. 저도 그렇고 저희 멤버들도 그렇고, 연예인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섭취한 양보다 덜 움직이면 살이 찌고 더 움직이면 살이 빠져요. 똑같은 양을 먹었을 때 얼마만큼 포만감을 유지하고 건강해질 수 있느냐, 그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군필돌’에 이어 ‘요리돌’의 타이틀까지 거머쥔 창민. 무대에서 보여주는 멋진 모습과는 또 다른, 요리하는 남자의 자상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피곤과 스트레스를 잊을 정도로 요리가 좋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건 노래라는 말을 남기고 그는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 아, 여자친구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음식은 직접 베이킹한 생크림 케이크란다.
2AM 창민이 추천하는 맛있는 다이어트 레시피
‘오렌지소스 연어스테이크’
“연어 요리는 비싸고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데 생각보다 쉬워요. 우선 연어에 저염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한 뒤 올리브유를 발라서 재워두세요. 시중에서 판매하는 오렌지주스를 프라이팬에 끓이다 살짝 걸쭉해졌을 때 브로콜리와 당근을 넣으면 소스 완성. 재워둔 연어를 구워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오렌지소스를 얹은 뒤 취향에 따라 작은 양파나 셀러리를 올려 드시면 돼요. 웬만한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어요.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