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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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8kg과 12kg을 감량하다니 눈이 번쩍 뜨이고, 입이 떡 벌어진다. 이 믿기지 않는 다이어트의 주인공은 KBS-2TV ‘개그콘서트-헬스걸’의 이희경(27)과 권미진(24)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이어트 시작 6주 만에 각각 15kg과 24kg을 빼는 기적(?)을 또다시 이뤄내자 사람들은 술렁이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뺀 거지?’ 의심스러움과 부러움 속에 오늘도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희경과 권미진을 만났다.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촬영 소품으로 준비한 먹음직스러운 빵을 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오는 것은 이희경이었다. 코를 바짝 가져다대고 ‘킁킁’거렸다.

“계피 냄새가 나는데요. 시럽도 적당히 뿌려졌고요. 정말 맛있게 구워진 빵이네요. 어디서 사셨어요?”

“보면 볼수록 더 먹고 싶어지지 않느냐”라고 묻자 “먹고 싶은 것을 참는 저만의 비법”이라며 냄새로 맛을 음미했다.

권미진의 경우는 정반대다. 상처 주고 떠난 옛 연인을 만난 듯 빵 쪽으로는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네가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니’ 하는 표정을 짓다가 때로는 “진짜 빵 맞느냐”며 존재를 부인하더니 급기야는 “아휴! 정말 맛있게 생겼다”라며 앙탈도 부려본다.

혹시 넘어오려나 싶어, “비밀을 지켜줄 테니 한 입만 먹어봐라” 하고 꼬드기자 들은 척도 안 했다. 그간 노력해온 것을 잃고 싶지 않고, 방송에서 국민과 한 약속을 져버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특히 후배들 살을 빼준다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운동할 때마다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선배 이승윤과 이종훈을 배신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사실 이토록 철통같은 동기 부여가 또 있을까? 앞, 뒤, 좌, 우 피할 곳이 없다.
KBS-2TV ‘개그콘서트’의 ‘헬스걸’은 지난 2007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헬스보이’의 여성 버전이다. 당시 개그맨 이승윤은 10주 만에 20kg의 몸무게를 감량한 것도 모자라 식스팩까지 만들며 몸짱으로 거듭났다. 이제 다이어트의 전도사가 된 이승윤이 후배 권미진과 이희경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하루 세 시간 운동하는 내내 이승윤과 이종훈의 감시(?)와 트레이닝을 받고, 식사 또한 그들의 지도하에 철저히 제한된 음식만을 먹어야 했다. 그렇게 지낸 지 6주. 반평생을 ‘뚱뚱한 여자’로 살아온 권미진과 이희경에게 새로운 ‘건강녀’의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이어트 전 폭풍 식사, 5인분 해치우고 다이어트 시작했어요
‘헬스걸’의 내용은 이렇다. 소파에 아무렇게나 누워 TV를 보고 있는 두 여자. 이때 갑자기 ‘헬스의 신’인 이승윤과 ‘죽음의 조교’ 이종훈이 등장한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TV 채널을 바꾸게 하고 밥과 국을 각기 멀리 떨어진 식탁 위에 올려놓고는 그 사이를 뛰어다니며 식사를 하게 한다. 살을 빼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여기서 하이라이트는 무대 위에서 몸무게를 직접 재고 일주일간의 다이어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이어트를 열망하는 많은 사람의 도우미, 혹은 동반자가 되어 용기도 주고 함께 울어도 주자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방송 첫날의 몸무게가 권미진은 102kg, 이희경은 86kg이었다. 사실 다이어트를 앞두고 폭풍 식사를 하는 통에 2, 3kg이 더 불었다. 이미 혹독한 다이어트를 경험한 이승윤이 다이어트를 앞두고 몇 g이라도 빼보려고 안간힘을 쓰지 말라고 충고했다. 먹고 싶은 것은 원 없이 먹어봐야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위안 삼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다음은 첫 방송 전날 두 여자가 한 끼 저녁 식사로 먹은 메뉴다.
양선지해장국을 한 그릇씩 먹고, 파전을 한 장씩 뜯어 먹고, 삼겹살로 포식한 뒤, 그도 모자라 비빔국수로 입가심을 했다. 그 다음에는 소곱창으로 간단하게 기름칠을 해주고 피날레는 아이스크림과 아메리카노로 장식했다.

“그렇게 먹었는데도 막상 다이어트를 시작하니까 먹고 싶은 게 정말 많은 거예요.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그때, 우리 찜닭 왜 안 먹었을까?’ ‘그때, 우리 왜 까페라테 같은 거 안 먹고, 폼 낸다고 아메리카노 먹었을까’, ‘치즈 케이크도 먹을 걸 왜 안 먹었을까’ 하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낼 정도였죠.” (이희경)

맛있는 거 못 먹을 생각에 잔뜩 겁이 났었지만 막상 다이어트가 시작되자 모든 것이 생각했던 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아침 현미밥, 점심 고구마, 저녁 토마토를 주식으로, 닭가슴살과 채소를 반찬으로 하는 식단을 꾸준히 지켰고, 운동이 끝나면 설탕이 들어 있지 않은 생과일주스도 즐겼다. “시럽, 시럽, 시럽 빼고 주세요”라며 아메리카노도 마실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닭가슴살 먹는 게 힘들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전 그것도 정말 맛있었거든요. 원래 좋아하는 닭가슴살, 얼마든지 먹어주겠다 생각했는데…. 웬걸요. 이게 금방 질려버리더라고요. 닭가슴살은 맛이 없고, 다른 건 못 먹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먹는 양이 줄더라고요.” (이희경)

매번 식사를 할 때마다 이승윤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야 할 만큼 철저한 관리를 받았다는 ‘헬스걸’. 아무리 그래도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밤늦은 시간에 더 이상 배고픔을 참다못해 ‘일탈’을 해보려는 찰나, 이승윤에게 귀신같이 문자가 왔다. “배고프지? 아무거나 먹지 말고 이렇게 해봐”라며 요리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달걀흰자와 기름기 뺀 참치를 넣고 볶은 참치 스크램블드에그. 참치가 짭짤한 맛이 나기 때문에 따로 간을 할 필요도 없고 미리 기름을 두를 필요도 없다. 많이 먹을 수는 없었지만 허기를 달래기엔 맛도 영양도 만점인 꿀맛 같은 식사였다.

식이요법만큼이나 힘든 것은 운동이다. 평생 동안 운동을 해본 적 없는 ‘헬스걸’은 삐거덕거리는 몸을 이끌고 아침 2시간, 저녁 1시간에 걸친 운동 스케줄을 소화해냈다. 이승윤과 이종훈의 지도로 아침에 근력운동 1시간과 유산소운동 1시간을 진행한다. 저녁에는 빨리 걷기 1시간으로, 하루에 3시간의 운동시간을 꽉 채워야 한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니 알도 배기고 근육통도 생겼다.

“처음에는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어요. 보통 30분은 뛰어야 지방이 연소된다고 하는데, 1분을 뛰고도 숨이 턱까지 찼거든요. 만약 헬스장에서 선배들이 기다리시지 않았다면 매일 운동하러 가지도 않았을 것이며, 방송에서의 약속이 없었다면 하루 이틀 만에 식이요법도 포기했을 것 같아요.” (권미진)

이제는 택시 대신 버스 타고 다녀요
다이어트를 꿈꾸는 모든 사람과 공감대를 이루고자 시작했던 ‘헬스걸’은 방송 1주일 만에, 일반인이 공감할 수 없는 결과를 내놓으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권미진이 7일 만에 12kg을, 이희경이 8kg을 감량한 것이다. 정녕 가능한 일일까?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누구보다 제가 가장 놀랐어요. 몸이 너무 무거워서 몸에 무리가 올까봐 첫 주에는 제대로 운동을 하지도 못했거든요. 더군다나 ‘도대체 어디에서 빠져나갔지?’ 싶을 만큼 살이 빠졌다는 것을 느낄 수도 없었어요. 102kg일 때나 90kg일 때나 똑같이 느껴지더라고요. 여쭤보니까 다이어트 초반에는 지방이 빠지는 게 아니라 수분이 빠져나간다고 하더라고요.” (권미진)

‘헬스걸’은 자신들의 다이어트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루에 세 시간을 트레이너의 지도하에 꼬박 운동을 하며, 삼시 세끼 다이어트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정성과 시간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헬스걸’이 끝날 테고 그후에 도로 살이 찌지 않으려면 마음부터 고쳐먹어야겠더라고요. 언제까지 지금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배고프면 밥 먹고, 배부르면 드러눕는 게 예전에는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먹은 만큼은 운동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시간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운동복이 없으면 없는 대로 여건에 맞게 꾸준히 운동하고 조절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희경)

예를 들면 ‘헬스걸’에서도 “집 앞 슈퍼 갈 때 택시 안 타고 걸어 갔어요”라며 개그 소재로 사용했던 일상적인 습관을 꼽을 수 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도 택시를 타고 갔다는 이희경. 계단이 싫어 지하철을 타지 않았다는 권미진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얼마나 계단 오르기가 싫었던지 5층에 있는 ‘개그콘서트’ 회의실에 일단 올라가면 3층에 있는 화장실에는 하루 종일 한 번도 가지 않을 정도였다. 아직까지는 지하철을 타보진 않았지만 최소한 택시 대신 버스를 타고 다닌다.

“TV도 누워서 보지 않고 앉아서 보려고 하고요. 집에 러닝머신이나 훌라후프를 사다놓고 눈에 보일 때마다 5분, 10분이라도 하려고 해요.” (권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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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니까 숨쉴 수 있게 됐어요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결정적 요인인 ‘인내력 부족’은 ‘헬스걸’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50가지가 넘는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실패한 이희경의 경우도 마찬가지. 방송을 통해 지켜보는 사람들,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들과의 약속을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6주가 지난 지금. 이희경과 권미진은 각각 15kg과 24kg 감량에 성공했다. 이제는 불규칙한 식사와 과식에서 벗어나 알맞은 다이어트 식단에 익숙해져서 배고픔에 시달리지도 않고, 지금까지 진행해온 운동도 시시해져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력한 만큼 몸무게가 잘 빠져준 지금까지는 신도 나고 흥도 났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가 생겼다.

“기자님, 웃다가 숨넘어간 적 있어요?”라고 묻는 권미진. 그녀는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의 삶이 이제는 이해되지가 않는다. 웃다가 숨이 막혀 죽을 뻔한 그녀의 이야기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그때는 제가 뚱뚱한지를 몰랐어요. 그래서 자신 있게 미니스커트도 입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78kg의 제가 너무도 뚱뚱해 보여요. 먼저 살이 빠지니까 코를 골지 않게 됐어요. 살이 찌니까 정말 심하게 코를 골더라고요. 그런데 17kg 정도 빠지고 나니까 밤에 코를 안 골아요. 예전에는 핏줄이 보이지 않아서 팔뚝에 주사를 맞을 수도 없었어요. 이제는 제 눈에도 핏줄이 보이거든요. 발톱도 무릎을 세우고 깎아본 적이 없어요. 놀이기구도 안전벨트가 맞지 않아서 못 타는 경우가 많았고요. 저, 왜 그러고 살았을까요?” (권미진)

무리한 다이어트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정작 그녀들은 건강한 삶을 찾게 돼 무척이나 행복하다. 일단 숨쉬는 것부터가 달랐다. 다른 사람들도 으레 그러려니 했는데, 살이 빠지고 나니 숨쉬는 게 정말 편해졌다. 다이어트 시작 첫 주 당시 1분도 뛰지 못했던 그녀들은 이제 30분을 뛰고도 더 뛸 힘이 남아 있다. 병원에서 맥도 잘 뛴다고 하고 대장 활동도 전보다 활발해졌다. 고질적이었던 비염도 말끔히 나았고 어지럽고 허리가 아프던 증상도 사라졌다. 온몸이 종합 병원이었는데, 알고 보니 다 뚱뚱해서 생긴 병이었던 것이다.

“저는 스무 살 때부터 거들을 입었어요. 8년간 단 하루도 온몸을 옥죄는 거들 없이는 외출조차 할 수 없었죠. 성격은 외향적인데 제 몸을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 소심했던 거예요.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맨다리, 맨팔을 내놓을 수 없을 만큼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 거들을 벗고 반바지에 톱을 입고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사형대에 올라가는 기분이었죠. 이제는 제 몸에 말을 걸어요. ‘고생했다. 잘했어. 조금만 더 하자’ 하면서 사랑해주려고 노력하죠.” (이희경)

대중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녀들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공개하면서까지 대중에게 웃음과 용기와 희망을 전하려 했다. 그리고 이러한 몸짱 프로젝트는 새로운 개그 장르를 개척할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일주일 만에 8kg, 12kg 감량한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웃음은 에너지잖아요. 개그 코너를 통해 웃음도 드리지만 에너지도 드리는 것 같아요. 치킨 먹으면서 개콘을 보다가 ‘아, 나도 다이어트해야지’ 하는 삶의 에너지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권미진)

처음 ‘헬스걸’을 시작할 때 ‘헬스걸’ 팀은 두 사람 합해서 30kg을 못 빼면 전원 ‘개그콘서트’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6주 차, 102kg이던 권미진은 78kg이, 86kg이던 이희경은 71kg이 됐다. 도합 39kg을 감량해 ‘개그콘서트’를 떠날 위기는 넘겼다. 하지만 ‘헬스걸’은 날씬한 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건강하고 웃기는 여자를 꿈꿀 뿐이다.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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