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훈남’ 예약한 서준영 안방극장 첫 주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대 좌절하지 않는 질긴 잡초 같은 역이에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캐릭터라 실제로도 잘 먹고 잘 자면서 즐거운 에너지를 발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땀 흘린 만큼 얻는다고 믿는 절대 긍정의 소유자 ‘기운찬’ 역을 맡았다. 고졸 학력의 88만원 세대로 힘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면서도 뜻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나쁜 일은 훌훌 털어버리고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 드라마 속 캐릭터는 그의 실제 성격과도 꼭 닮았다.
“워낙 열혈 청년 역할이라 연기하다 에너지가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극중 운찬이처럼 좋은 생각을 하며 활력을 찾아요. 나쁜 일은 오래 생각할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되잖아요.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등산을 하거나 맛있는 걸 먹으며 깔끔하게 털어버리는 스타일이에요.”
솔직 담백한 성격에 서글서글한 인상, 친근감 있는 호감형 연기로 최근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사실 20여 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한 다작(多作) 배우다. 지난 2004년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슬픈 연가’에서 권상우의 아역으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건빵 선생과 별사탕’, ‘반올림3’, ‘마왕’, ‘구미호 여우누이뎐’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밟아왔다. 첫 주연작임에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받은 것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오랜 시간 갈고 닦아온 기본기가 있기에 가능했다.
“스물넷 젊은 나이이니 트렌디한 작품을 하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어떤 작품이든 장르나 역할의 임팩트를 떠나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데는 변함이 없잖아요. 스무 살 때 ‘연기에는 주연과 조연이 없다’라는 선배님의 말을 듣고 크게 감명을 받았어요. 아직 배울 것이 많기 때문에 장르나 역할을 따지고 싶지 않아요.”
성숙한 연기관을 내비친 그는 한편으론 오랜만에 또래 연기자와 러브 라인을 형성하게 됐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극중 ‘나무궁화’ 역을 맡은 한혜린과 파란만장한 연애 스토리를 펼친다.
“적게는 아홉 살, 많게는 스무 살까지 연상녀들과 호흡을 맞춰왔어요. 오랜만에 현장에 또래가 있으니 적응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장점이 있다면, 현장에서 반말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웃음).”
방금 전까지 깊은 배우의 얼굴을 하던 그가 금세 아이처럼 천진한 미소를 띤다. 알수록 빠져드는 그의 매력에 하루하루 TV 앞을 지키는 이들이 늘어갈 듯하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박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