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같은 매력을 지닌 배우 엄태웅의 재발견

뚝배기 같은 매력을 지닌 배우 엄태웅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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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서투르고 더딘 남자’. 엄태웅은 얼마 전 한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오랜 시간 오디션을 백 번 넘게 보러 다닌 단역배우로 살아왔음에도, 이글이글 타오르는 열정보다는 순수한 진심이 먼저 느껴지는 그에게 썩 잘 들어맞는 표현이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진득한 매력을 품고 있는 이 ‘비범한’ 남자는 이제 조금씩 끓어오르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뚝배기 같은 매력을 지닌 배우 엄태웅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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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태웅(37)의 활약이 눈부시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넘나들며 연기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과 CF까지 접수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 그동안 주로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기 잘하는, 그렇지만 어딘가 조금은 아쉬운’ 배우로 알려졌던 그는 최근 친근하고 인간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으며 ‘호감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밖에 나가면 많은 분들이 알아보고, 먼저 반갑게 인사도 해주세요. 예전에는 아무래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진지한 역할을 많이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를 좀 어려워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가깝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덕분에 데뷔 이후 CF도 가장 많이 찍었어요.”

드라마 마니아들 사이에서 ‘엄포스’로 불리던 배우 엄태웅이 전 국민이 알아보는 ‘엄순둥’으로 거듭나게 된 ‘터닝 포인트’는 바로 KBS-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출연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걸맞은 뛰어난 순발력도, 번뜩이는 재치도 부족한 그가 데뷔 14년 만에 그것도 인기 정상을 달리는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합류한 것은, 그야말로 큰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그리고 그 모험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첫 등장부터 준비되지 않은 ‘속살’을 보여야 했고, 구구단을 못 외워서 동생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고, 제작진의 기대와는 달리 ‘엉망’인 운동신경을 드러내며 ‘예능 굴욕’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그의 꾸밈없는 성실함과 몸에 밴 착한 성품이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또 점차 ‘1박 2일’만의 ‘독한’ 스타일에 길들여지면서 마냥 쑥스러워하고 어색해하던 초반과는 달리 이제는 ‘1박 2일’의 큰 웃음 포인트를 담당하며 활약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출연을 놓고 정말 많이 고심했는데, 지금이 아니면 이런 재미있는 걸 언제 해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출연 결심을 하게 됐어요. 예능 프로그램은 모든 게 처음이라 초반에는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이제 조금씩 재미도 생기고 익숙해져가고 있어요.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기뻐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만큼 (본업인) 연기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1박 2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한 올해는 ‘배우’ 엄태웅에게도 무척이나 의미 있는 시기다. 한 작품을 온전히 이끌어갈 수 있는 연기자로 인정받으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충무로 최고의 상한가를 올리고 있는 그는 올 한 해 제작에 들어간 영화 중 무려 세 편의 작품에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고, 그중 동료 경찰이 살해된 뒤 숨겨진 범죄와 비리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꾸려진 특별수사본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특수본’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 영화에서 형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수사에 임하는 동물적인 감각의 형사 역을 맡았다. 고난도의 격투신, 액션신 등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수줍은 미소 대신 특유의 남성적인 매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줄 예정이다.

“‘1박 2일’에서의 모습을 떠올리는 분들에게는 영화 속 제 모습이 새롭게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원래 연기를 하는 배우예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미있게 노는 대신 연기할 때는 더욱더 열심히 했어요. 게다가 맡은 역할이 ‘열혈’ 형사라 항상 뛰고 구르고, 아마 데뷔 후 가장 힘들게 촬영했을 거예요.”

항상 주어진 자리에서 진심을 다하는 남자, 엄태웅. 조금은 서투르지만 열심히, 더디지만 차곡차곡 전진하는 그는 이제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쉬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모두가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박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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