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의 내 남자, 브래드 피트

상상 속의 내 남자, 브래드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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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는 여전히 멋있었다. 20년 전 매혹적인 미소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지만 깊은 눈매와 미소만큼은 아직도 근사했다. 지난 11월 15일, 금발을 휘날리며 한국을 첫 방문한 브래드 피트와의 만남을 공개한다.

상상 속의 내 남자, 브래드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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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나타난 브래드 피트(47)는 상상 속의 모습과 너무도 달랐다. 그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발견하고 나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아마도 불후의 명화 ‘델마와 루이스’(1991)에서의 반항기 가득한 청년과 ‘흐르는 강물처럼’(1992)에서의 자유롭고 건강한 미소년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쉽게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불혹의 나이에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과시했던 ‘트로이’(2004)나 시크한 매력이 돋보였던 ‘오션스’ 시리즈의 모습이 실제 모습과 비슷할 거라 기대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상상속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직접 만난 브래드 피트는 수수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손을 살짝 흔드는 모습은 오랫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할리우드 스타답지 않게 수줍어 보였다. 블랙 팬츠와 셔츠를 입고 옅은 브라운톤 선글라스를 쓴 그의 스타일도 화려한 스타들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 헝클어진 금발머리와 아무렇게나 자라도록 내버려둔 희끗한 수염까지. 그러한 그를 보니 마치 매일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단정한 옷을 차려입은 느낌을 풍겼다.

대신 놀라울 만큼 성실하고 정중한 태도로 프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대한민국 연예기자가 모두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취재진이 들어찬 자리에서도 자신에게 질문을 한 기자를 찾아 눈을 마주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 마치 ‘강의를 듣는 기분’이 들 만큼 어떤 질문도 흘려듣지 않고 섬세하고 진지하게 답변하는 태도도 눈에 띄었다.

“나이가 들면서 지혜가 같이 따라오기 때문에 나는 나이 드는 것이 좋다. 젊음과 지혜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언제나 지혜를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한 그는 젊음을 양보하면서 현명한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아버지가 되면서 많이 변했다. 아이가 생기면서 스스로를 더 관리하게 됐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내 자신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라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내비쳤다.

탄탄한 식스팩을 자랑하며 황홀한 육체적 매력을 내뿜었던 그는 이제 ‘친절한 아저씨’ 분위기를 풍기며 제법 중년의 티가 났다.

브래드 피트는 “나에게는 이 시대를 알릴 수 있는 티켓이 주어졌다. 결국 시대를 반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항상 고민한다”라며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연기를 보여주고 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유기적인 결과물을 이뤄낼 수 있을까 항상 노력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고의 흥행 배우이자, 수많은 여성의 로망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과 함께 살고 있는 브래드 피트. 짙어진 눈가 주름과 희끗한 수염이 그의 나이를 말해주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였다.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박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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