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아내 된 황혜영의 달콤한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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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그룹 ‘투투’ 출신의 황혜영이 민주당 부대변인 김경록씨와 부부의 연을 맺고 한창 신혼의 단꿈에 빠져 지내는 중이다. 그래서일까,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결혼 후 한층 더 물오른 미모를 과시했다. 정치인 남편과 새로운 둥지를 틀고 알콩달콩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황혜영의 사랑 그리고 또 다른 꿈.

자상하고 유머러스한 남편과의 좌충우돌 연애
정치인의 아내 된 황혜영의 달콤한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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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쌩쌩 불던 추운 겨울날,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황혜영(39)은 예나 지금이나 세월이 무색할 만큼 동안 외모를 자랑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바쁜 일정에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며 탈의실 한쪽에서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던 그녀는 소탈하면서도 조용했지만, 그래도 얼굴에는 밝은 기운이 넘쳤다.

“주위 사람들 말로는 결혼하고 나서 제가 굉장히 안정되고 좋아 보인대요. 간혹 친한 친구들은 ‘네 눈에서 독기가 빠졌어’라고도 해요. 아니, 무슨~ 내가 뭐 항상 독기 품고 다녔나?(웃음) 농담으로 그렇게 말을 해도 저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어요. 아무래도 결혼 전에는 혼자 사업한다고 아등바등대느라 힘들었는데 지금은 제가 느끼기에도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 것 같거든요.”

그녀의 남편 김경록(39)씨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다. 키 180cm의 서글서글한 외모에 안정된 화술까지 두루 갖춘 그는 이후 정계에 입문해 실력을 높이 평가받으며 유인태 의원의 보좌관과 원혜영 원내대표 비서실 부국장을 지냈으며, 현재 민주당 부대변인을 맡아 당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인들과 함께한 모임 자리에서 우연히 처음 만났어요. 정치하는 분이라고 하기에 그냥 그런 줄 알고 별 신경 안 썼죠. 제가 개인적으로 정치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거든요. 정치인들은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지루하고, 무겁고, 어려울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그는 조금 달랐다. 만나면 만날수록 유쾌했다. 정치인이 이렇게 자상하고 유머러스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때로는 그녀와 성별이 바뀐 게 아닐까 착각될 정도로 여자보다 더 살가웠다고. 그렇게 조금씩 황혜영은 김경록 부대변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결혼까지 생각했던 건 절대 아니었다. 대중이 황혜영·김경록 부부를 보며 정치인과 가수라는 다소 어색한 조합에 의아해하듯,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가 정치인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상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남편 역시 자신이 연예인을 아내로 맞게 될 줄은 예측 못했겠죠. 그만큼 저희는 서로가 배우자에 대해 품어왔던 환상과는 전혀 그림이 달랐어요. 그래서 ‘너랑 나랑 결혼은 절대 아니다’라는 생각을 먼저 해뒀던 것 같아요.”

사랑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다 “결혼할래요…?”
대화가 잘 통하고, 코드가 잘 맞는다는 건 연인에게 굉장히 축복받은 일이었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이게 과연 맞는 일인지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불혹의 나이를 코앞에 두고 만났기에 결혼을 뒷전으로 미루고 당장 연애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는 도저히 결혼 상대자는 아닌 것 같다”라며 잠시 이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정치인의 아내 된 황혜영의 달콤한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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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을 끊어내는 건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남편이 먼저 다시 제게 다가왔고요. 그래도 저는 거절했어요. 정치인의 아내는 남편을 위해 희생해야 하고, 내조도 잘해야 하고, 집안일도 거뜬히 해야 하는데 저는 그동안 연예인으로 살아온 저만의 라이프스타일이 너무 강해서 그걸 죽이지는 못하겠다고, 그래서 나는 당신의 신붓감이 아니라고 말이죠.”

그럼에도 김경록 부대변인은 자신의 아내이기 이전에 연예인 황혜영으로 살아온 오랜 시간을 존중한다면서 그녀를 끊임없이 설득했다.

“남보다 트렌드를 앞서나가야 하는 사람이 정치인의 아내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내조만 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여자가 결혼한다고 해서 꼭 집에 들어앉아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자신을 믿고 결혼해달라고 했고요. 그래서 그렇게 결혼까지 결심하게 된 거예요. 그러고 보니 프러포즈도 제대로 못 받았어요(웃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보통 인연이 아니었다. 부모님들 사이에 먼저 인연이 있었던 것. 직접 얼굴을 보며 만났던 건 아니었지만, 아주 오래전 같은 종교 덕분에 강원도와 전라도라는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서로 맛있는 꿀을 나눠 먹었던 과거를 알게 됐다.

“제 고향은 평창, 남편 고향은 장성인데 둘 다 불교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상견례 자리에서 우연히 들었는데, 제 아버지가 평소 잘 다니시던 유명 사찰의 한 스님께 귀한 꿀 한 병을 선물해드렸다고 해요. 그런데 제 시아버님이 그 사찰에 들러 스님에게 건강이 안 좋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다가 스님으로부터 꿀 한 병을 선물받으셨던 거예요. 그 꿀은 바로 제 아버지가 스님께 드렸던 것이고요. 워낙 구하기 어려운 귀한 꿀이었던지라 두 분이 꿀병의 모양과 당시 상황을 추론해서 결국 같은 물건이었다는 걸 알게 되셨죠. 그러시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양가 부모님 모두 ‘이건 정말 인연이다. 당장 올해 안에 날 잡자’라고 해서 결혼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게 됐어요.”

정치인의 아내가 된다는 것 ‘내 모습 그대로 살기’
1년간의 비밀 연애를 한 두 사람은 지난 10월 23일 수많은 하객들의 축복 속에서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의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들었냐는 질문에 황혜영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꼽았다. 어떠한 문제가 닥쳐도 좋게 생각하고 차근차근 해결하려는 모습에 믿음을 갖게 됐다고.

정치인의 아내 된 황혜영의 달콤한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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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늘 밝아요. 옆에 있으면 저까지 기분 좋아지거든요. 연예인이라는 조금 특별한 직업을 가진 저를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참 고맙고 예뻤어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요?”

토속적인 전라도 음식을 좋아하는 식성도 통했다.
“처음에 남편이 ‘뭐 먹으러 갈까’ 하고 물었을 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왠지 저는 이미지상 스테이크 썰고, 스파게티 먹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대뜸 갈낙찜 먹으러 가자고 했죠. 저 묵은지, 갓김치, 젓갈 같은 시골 음식 무척 좋아하거든요. 연애하면서 단둘이 피자, 파스타 이런 거 먹으러 간 적 한 번도 없어요(웃음).”

황혜영은 최근 SBS-TV 예능 프로그램 ‘스타부부쇼 자기야’에 출연해 “남편이 너무 똑똑하니까 내게 지적 콤플렉스가 생겼다”라고 말해 화제를 끌기도 했다.

“에이, 방송 컨셉트 때문에 그렇게 비쳐지긴 했지만 콤플렉스라고까지는 느껴본 적 없어요. 다만 남편은 굉장히 똑똑한 반면 저는 많이 덜렁대고 어리바리한 스타일이죠. 말할 때도 저는 성격이 엄청 급하고요. 그래서 가끔은 이야기할 때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고 그런 건 있어요. 그리고 제 남편은 한문을 정말 잘 알아요. 가끔 제가 사업적으로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온통 한자로 도배된 명함을 받아오고는 하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면 남편이 대신 해석을 해주죠. TV나 신문 보면서 모르는 단어나 한자가 나오면 남편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니까 좋아요.”

언젠가 남편이 선거에 출마해 함께 유세 활동을 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남편의 조언대로 미리 신경 쓰고, 스트레스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원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황혜영의 모습이 있는데, 남편이 정치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해서 돌연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건 오히려 가식적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제가 평소 불의를 보면 잘 못 참는 성격이에요. 힘없는 노인이나 아이, 버려진 동물 보면 정말 가슴 아파요. 그래서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저소득층 아이들과 병원비가 부족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모금하는 재단에 꾸준히 소득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어요. 유기동물을 위한 봉사단체에서 활동도 하고 있고요. 남편은 그런 제가 이미 훌륭한 정치를 하고 있는 거래요. 제가 자신보다 더 낫다고 하면서요. 간혹 ‘황혜영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울 것 같다’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남편은 결코 그게 제 진짜 모습이 아니라고 늘 곁에서 말해줘요.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었으면 결혼도 안 했을 거라고 하던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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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했던 가수, 쇼핑몰 CEO로 성공하기까지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를 졸업하고 1994년 ‘투투’ 1집 앨범 「일과 이분의 일」로 데뷔한 황혜영은 깜찍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일찍이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가수활동을 중단하고 2007년부터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연매출 1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어엿한 CEO가 됐다.

패션 전공자도 아니었던 그녀가 새롭게 도전한 쇼핑몰 사업은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밟은 것은 아니다. 처음이기에 서툴렀고, 그래서 가끔은 더 막막했고, 그럴 때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잘 되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이 수차례 그녀를 괴롭혔다. 일이 많아 육체적으로 고될 때는 그만두고 싶은 적도 있었다.

“처음에 친동생과 직원 한 명을 뽑아서 세 명이서 시작했어요. 일이 너무 많아 벅차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죠. 쇼핑몰을 처음 시작할 때 6개월간 하루 24시간 중 18~19시간을 일만 했어요. 새벽 세 시 전에는 퇴근을 못했고요. 제 개인 시간은 물론 친구조차 만나기 힘들었어요. 건강도 많이 나빠져 일주일에 두세 번 응급실을 찾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오기가 생겼고 뒷걸음질 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쇼핑몰을 시작한 지 어느덧 5년째에 접어들며 이제는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어제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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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팡 터지는 것보다 조금씩 탄탄하게 커가는 게 좋아요. 해마다 제가 그걸 확인하고 있고요. 지금은 처음보다 직원 수가 열 배 정도 늘어서 약 서른 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물론 더 이상 힘든 게 없다면 거짓말이죠. 직원들과 틈틈이 회의를 하면서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고, 지금도 가끔 새벽 도매시장에 나가서 좋은 옷들을 직접 선별해요.”

자체 제작으로 판매하는 상품도 있다. 샘플 하나를 만드는 데만 무려 예닐곱 번의 수정작업을 거치느라 손이 많이 가지만 상품의 반응이 좋아서 매출이 오르면 그만큼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저는 해가 바뀔 때마다 새해의 운영 목표를 세워요. 그 목표를 향해 1년 동안 노력하면서 전력 질주하고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한 계단씩 올라가면서 제 쇼핑몰을 탄탄한 회사로 키우고 싶어요. 좋은 기회와 대박운도 준비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거, 그 믿음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마흔의 나이에도 마음은 이팔청춘 “이제부터 시작이죠”
사업에 매진하느라 한동안 방송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황혜영은 요즘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서서히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과거 1990년대에 그녀를 보고 자라왔던 세대들에게는 내심 반갑고 기쁜 일이다.

“쇼핑몰에만 올인하다 보니 방송일에는 자연스레 소원해졌어요.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고요. 그래서 못했던 거지 일부러 안 한 건 아니에요. 이제 기회가 된다면 다시 방송활동을 해보려고요. 어느 한 분야를 딱 정해놓은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수로 다시 활동하는 건 좀 어렵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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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예전에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과는 연락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그 시절에 저랑 같이 무대에 올랐던 친구들이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반갑죠. 꼭 저와 친했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동시대에 활동했던 분이 TV에 나오는 걸 보면 더 유심히 보게 돼요. 성대현씨와도 친하고요. 룰라 멤버들과도 가끔 만나요.”

2012년, 그녀의 나이도 벌써 마흔이다. 여자에게 마흔의 나이란 숫자 그 이상의 여러 의미를 갖는다고 했는데, 그녀 역시 요즘 나이를 실감한다고 한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조금 버거울 뿐, 마음은 여전히 이팔청춘 그대로라고.
“체력이 잘 안 따라줘요. 옛날에는 며칠 밤새며 일해도 끄떡없었는데 지금은 새벽 한 시 전에는 무조건 자야 해요. 잠을 안 자고는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끼니때마다 밥 챙겨 먹어야 하고, 슬슬 건강보조식품도 챙기게 되고요(웃음). 하지만 제가 마흔이 된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되거나 그런 건 없어요. 뭔가 좀 더 경험했으니까 성숙해진 면은 있지만, 저는 20대 때보다 지금이 더 이팔청춘 같아요. 비결이요? 글쎄요.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어리다 보니 늘 대화하면서 트렌드를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그녀는 “엄마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처럼 열심히 회사를 꾸려나가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살림에도 신경 쓰면서 이제는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힘들거나 쓰러지고 싶을 때마다 늘 ‘그래도 계속 가라’라는 말을 떠올리며 힘을 냈어요. 인생은 한 계단 없이 열 계단으로 올라설 수는 없는 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지금처럼 한 계단, 한 계단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요. 물론 늘 승승장구할 수만은 없겠죠. 하지만 비록 시련이 들이닥쳐도 반드시 그 끝은 있어요. 터널 안이 깜깜하다고 해서 멈추는 게 아니라 어두워도 계속 가다 보면 끝이 분명히 있다는 것. 전 그렇게 열심히 나아갈래요(웃음).”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이성원 ■의상 협찬 / 아마이(www.amai.co.kr) ■장소 협찬 / 스튜디오 밥(02-545-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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