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혹적인 왕궁의 여인 파격 열연, 조여정
조선시대 절개의 상징인 춘향을 비틀어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방자전’은 조여정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파격적인 설정과 출연 배우들의 수위 높은 노출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이전까지 주로 귀엽고 쾌활한 이미지로 어필했던 조여정이 기존의 이미지를 떨쳐내고 과감한 연기를 시도한 작품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연기 활동하는 데 있어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밝힐 정도로 관객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만큼, 이제는 ‘배우 조여정’을 규정짓는 대표작이 됐다. 대중은 이제 조여정에게서 ‘방자전’에서의 성숙한 모습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런 그녀가 차기작으로 ‘방자전’ 못지않은 격정적 정사신이 예고되고 있는 ‘후궁: 제왕의 첩’을 선택한 것은 한편으로는 위험한 모험일 수 있다. 자칫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주변에서는 에로틱한 느낌의 배우로 제 이미지가 굳어질까봐 우려를 나타내는 분들도 있었어요. 연이은 노출 연기 감행에 대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분들께는 이 영화가 답이 될 거란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처음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확신이 왔고, 영화 안에 앞으로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담겨 있거든요.”
‘에로틱 궁중 사극’을 표방한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원치 않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세 남녀와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이 점철된 왕궁의 비화를 다룬 작품이다. 왕이 사랑한 여자와 그녀가 사랑한 남자 그리고 왕의 자리를 사랑한 사람들이 얽혀 있는 비극적인 드라마로 사랑, 복수, 권력 등 어딘가에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과 광기의 정사를 그린다. 이 영화에서 조여정은 사랑 때문에 후궁이 되어야 했고, 살기 위해 변해야만 했던 여인 ‘화연’으로 분한다. 어긋난 사랑과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을 바꿔나가는 애달프고도 강인한 여인의 인생을 보여줄 예정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굉장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무조건 출연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섬세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와 닿았거든요. 특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운명의 파도를 피하지 않고 헤쳐 나가는 용감한 ‘화연’의 모습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눈을 뗄 수 없고 숨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영화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관객들이 제 눈을 보고 캐릭터의 생각을 공감할 수 있도록 눈 속에 진실이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개봉 전부터 노출, 파격, 도발, 에로티시즘 등의 키워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후궁: 제왕의 첩’. 하지만 조여정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면 정사신 자체보다는 그 아래에 깔린 인간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섬세한 드라마와 고급스러운 영상미에 매료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과연 영화를 보고 난 뒤 어떤 장면이 가장 가슴에 남게 될지, 판단은 관객의 몫일 터. 6월 6일 직접 스크린으로 확인해보자.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