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전수경은 욕심이 많은 여자다. 배우, 엄마, 여자친구, 사업가. 이 모든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하면서도 늘 에너지가 넘친다. 솔직함으로 말하자면 ‘쿨’하기 그지없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핫’한 열정은 따라올 자가 없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유쾌함 뒤에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불꽃같이 사는 여자, 전수경이 부르는 인생 별곡. 뜨겁고도 차가운 그녀의 진심 속으로.


감상선암 수술 후 달라진 삶
“완벽하지 않아도 다시 해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40대 중반을 넘겼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탄력적인 몸매다. 쌍둥이라고는 하지만 아이를 둘이나 낳았는데, 군살 하나 없이 몸에 딱 붙는 의상을 소화해내는 전수경(46)을 보고 있자니 감탄사가 절로 터졌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좋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수영을 하든 헬스를 하든 일주일에 두 번은 꼭 하려고 해요. 젊을 때는 몰랐는데 생활 속에서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걸 실감해요. 할 때는 ‘죽겠다’ 그러는데 하고 나면 확실히 상쾌하고 달라요. 진짜 찌뿌둥한 날에도 몸이 가벼워지는 걸 경험해요. 사실 옛날에는 신경 안 쓰고 살았던 듯해요. 아무거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먹고, 배가 고파야지만 밥을 먹고요. 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일을 할 때 하더라도 챙겨 먹을 건 챙겨 먹고 하자 싶어요.”

지난달부터 특별한 성 정체성을 가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카지(La Cage)’에 출연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그녀. 대화의 소재가 ‘무대’로 전환되자 목소리가 한층 더 밝아졌다.

“관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에요. 러닝타임이 조금 길어서 혹시 지루해하시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들 무척 좋아해주셔서 저도 한껏 신이 나요. 특히 주인공 정성화씨가 물을 만났고, (김)호영이도 에너지를 제대로 발산하고 있어 평가가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웃기고 싶어서 근질근질한데, 별로 그런 역할이 아니라 아쉬워요.”

사실 그녀는 2년 전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1년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 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시련과 좌절의 순간들을 겪었지만 그 어떤 경험들도 건강 적신호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충격보다 크진 않았다. 수술 후 다시는 노래를 부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던 그녀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고, 요즘도 예전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계속 무대에 서고 있다.

“뮤지컬 ‘맘마미아’를 하다 중단하고 수술대에 올랐었죠. 그리고 다시 ‘맘마미아’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고요. 그렇다 보니 그 감회가 엄청나더라고요. 사실 그전과 똑같이 완벽한 컨디션으로 무대에 올라간 건 아니었거든요. 특히 목소리도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고 오랜만에 하는 터라 몸도 익지 않아서 여러모로 힘들었어요. 그래도 주변에서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요즘, 예리하신 분들은 제가 불안해 보인다거나 목소리가 탁해졌다고 지적을 하시는데 그럴 때면 가슴이 철렁철렁해요. 하지만 완벽하지 않아도 다시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그리고 아프면서 깨달은 건데, 세상에는 이거 말고도 감사할 일이 참 많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커요. 너그러워지고 마음으로부터 어려운 일들을 감내할 수 있는 성숙함까지요.”

전수경은 최근 뮤지컬 외에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어 KBS-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도 출연하고 있다. ‘국민 드라마’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 작품에서 그녀는 비록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첫째 딸 일숙이의 남편이 바람을 피운 상대인 연상의 여사장으로 나와 카리스마 넘치는 ‘포스’를 뽐내고 있다.

“그동안 아파서 못했던 연기를 실컷 할 수 있구나 싶은 마음에 작은 역이라도 들어오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저는 이왕 일하는 거 항상 즐겁게 하자는 주의예요. 내가 선택해서 한 일인데 피곤하다고 대강대강 하면 주위 사람들한테도 힘든 기운이 전달 되니 되도록 티 내지 않고 정신 차리고 일하려 해요.”


자매 같은 모녀, 이런 게 사는 재미
“좀 더 자라면 성적인 대화도 건강하게 나눌 수 있었으면 해요”

언제나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그녀이지만 유난히 약해지는 때가 있다. 바로 쌍둥이 딸 주지온· 시온(10)이 앞에서다. 때때로 부쩍 철이 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요즘엔 집에 돌아가면 녹초가 되어버려서 딸들의 이야기에 반응을 크게 안 보이게 되더라고요. 한번은 아이들이 방송에서 ‘우리 엄마는 집에서 잘 웃질 않아요’라는 말을 하는데, 정말 가슴이 덜컥했어요. 우리 딸들에게 좀 더 즐겁고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할 텐데….”

이미 방송을 통해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선보이며 ‘예비’ 팬들을 다수 확보한 지온이와 시온이. 엄마를 닮아 또래에 비해 키가 큰 편인데, 그 덕에 제법 ‘옷태’가 나 요즘은 멋 부리는 데에도 관심을 많이 쏟고 있다고 한다.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최근 들어 아이들이 부쩍 컸다는 생각을 해요. 예전엔 아이들만 집에 남게 되면 제 스케줄을 바꾸거나 친구 엄마한테 맡기고 그래야 마음이 놓였는데 요즘엔 밤에도 자기들끼리 있을 수 있다고 하고, 먹을 걸 사다 줄까 하면 자기들끼리 차려 먹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확실히 여자아이들이라 또래 남자아이들보다 성숙한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은 걱정이 되다가도 직접 뭐든 부딪치면서 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되겠단 생각이 들어 그냥 시키기도 해요.”

자매처럼 지내는 이들 모녀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릴 적 나이 터울이 많은 오빠와 자란 탓에 나중에 크면 자신은 반드시 ‘언니 같은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다는 그녀의 로망이 이뤄진 셈.

“드라마 찍으러 갈 때나 인터뷰하러 나갈 때 아이들에게 ‘엄마 이 옷이 나아, 저 옷이 나아?’ 하고 물어보면 아이들이 ‘엄마, 지금 모습이 딱 좋아’라며 골라줘요. 이런 점들이 딸 키우는 재미인가 봐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얼른 좀 더 자라 성(性)적인 대화도 같이 나눌 수 있는 수준이 되길 바라요(웃음). 저는 아이가 없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왜, 제 또래에 둘만 행복하게 살겠다는 부부도 있잖아요. 그리고 보통 여배우들이 주름살 생기고 늙는 게 서럽다고 하는데, 저는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보면서 늙어가니까 나이 듦이 서럽지 않아요. 뭔가 작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 같고요.”

엄마들의 마음이란 이런 것일까. 그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줬으면 좋겠느냐”라는 질문에 그녀가 깨알 같은 소망사항들을 줄줄 읊는다.

“뉴스 등에서 형편이 어려워서, 일이 잘 안 풀려서 자살하거나 무너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무척 가슴이 아파요. 서로의 아픔을 같이 어루만질 수 있는 친구가 있었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싶고. 그동안 많이 외로워했을 거 같고. 사실 자라면서 누구나 넘어지게 되어 있잖아요. 저는 우리 딸들이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긍정의 힘을 가진 아이들이었으면 해요. 물론 자기만 아는 인간이면 안 되죠. 배려하면서 살아가고, 세상이 나아지기 위해 한몫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는, 그리고 사랑도 받고 사랑을 줄 수도 있는 그런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정말 다행인 것이 우리 애들은 건방지다거나 무례하지 않게 자라고 있다는 데 감사해요.”


만나면 휴식이 되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사람
“결혼은 신중하고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생각해보려고요”

당당함이 매력인 여자 전수경은 사랑을 공개하는 데도 솔직했다. 그녀는 현재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 총지배인인 한국계 미국인 에릭 스완슨씨와 열애 중인데, 그의 어머니가 유명한 민속학자인 고(故) 조창수 여사라는 점 때문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아는 분의 소개로 만났어요. 제가 갑상선 수술을 받고 일을 3개월 정도 쉬고 있던 때였는데, 방사선 치료를 받기 직전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어머니도 일찍 돌아가셨고, 남편도 없고, 아이 둘만 남겨놓고 수술대 위에 오른다고 하니까 친구들도 제가 안타까워 보였나 봐요. 그래서 좋은 남자가 있으니 만나보라고 권하더군요. 그냥 알아두기만 해도 좋은 사람이니까 부담 없이 만나라고요. 그래서 여러 명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만나게 됐어요.”

사실 스완슨씨의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일단 무뚝뚝해 보이는 외모가 한몫했고, 언어의 벽이 있었다. 또 어쩔 수 없이 문화적인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고 생활 방식도 다른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보면 볼수록 좋은 점이 보이는 그의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됐다.

“연애를 하면서 제 스스로도 많이 변했어요. 일단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다른 사람들에게 잘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도 좋지만 내 가족에게 더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고, 또 인생에 있어서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보기 시작했어요. 연애를 여러 번 하면 좋은 점 중 하나는 그렇게 사람에게 배운다는 거예요. 그런 이유에서 다양한 남자를 만나볼 필요가 있긴 있는 것 같아요. 어른들도 그러시잖아요. 그래야 보는 눈이 생긴다고요(웃음).”

두 사람은 주로 ‘휴식형’ 데이트를 즐긴다. 서로 자신이 가장 잘하는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고,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니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제가 매니저 없이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지방 촬영을 갈 때 에릭이 가끔씩 운전을 해주곤 해요. 그렇게 데이트를 많이 했는데, 초반에는 그가 한국 지리를 잘 모르니까 답답해가지고 언성이 막 높아지기도 했고요(웃음). 남들이 저한테 ‘이제 영어 잘하겠네?’라고 많이 묻는데 영어 실력은 별로 안 늘었어요. 오히려 에릭의 한국말이 많이 늘었을 걸요? 열의를 갖고 영어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데 별로 그렇지는 않다 보니 제한된 단어만으로 대화를 해요.”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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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잘 맞는 연인을 만나 충만함을 느끼고 사랑을 하는 것도 좋지만, 혹여 자신의 행복이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나와 빨리 친해지게 하려고 억지로 유도하지 말라”라고 충고까지 했을 정도로 다정다감한 남자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고 아이들한테 ‘엄마 남자친구 생겼는데 너희 한번 만나볼래’ 그랬더니 ‘만날 순 있지만 마음은 줄 수 없어’ 그러더라고요. 특히 지온이는 평소에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 누가 처음에 막 친하게 굴면서 접근하면 오히려 뒤로 물러서는데, 이 아저씨는 막 다가오지 않고 제자리에 있으니까 자기가 먼저 조금씩 다가가더라고요. 또 에릭이 아이들에게 워낙 잘해요. 생일이나 기념일도 멋지게 챙겨주고 평소에도 다정하게 대해주고요. 직접 아이들 머리도 빗겨주고 주말에는 수영장에도 같이 가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이 더 좋아하고 잘 따라요.”

이별의 아픔을 경험한 뒤 또다시 찾아온 사랑. 자연히 그 색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젊었을 때 하던 사랑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자신을 자극시키는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이다.

“젊을 때는 아무래도 위험한 사랑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곤경 속에서 자라난 사랑이 더 극적으로 느껴지고 기억에도 더 짜릿하게 남죠. 편안하게 만나는 사람과의 사랑은 진심이 아닌 것만 같고요. 부모님이 심하게 반대하거나 나이 차이가 크게 나거나 두 사람 환경의 차이가 극명하거나 뭐 그래야지만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을 하는 듯해요. 그런데 살아보면 집안 분위기나 그런 것들이 그 사람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더라고요. 지금 제 남자친구와는 만나면 ‘쉬는’ 느낌이에요.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세이브하는 거죠. 이 사람을 만나면 휴식이 되고, 충전할 수 있고, 정신적으로도 많은 것들이 의지가 돼요. 제 고민이나 힘든 부분을 속 시원히 잘 풀어주는 면들이 많았고요. 그런 점에서 끌렸나 봐요. 나쁜 남자가 아닌 좋은 남자의 진면모를 발견하게 되는 것, 그게 사랑에 관해 어릴 때랑 지금의 다른 점 같아요.”

서로에 대한 믿음과 마음이 깊어질수록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오가고 있다. 하지만 등 떠밀려 결혼을 해야 한다거나 무언가에 쫓겨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뭐든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는 생각이기에 좀 더 신중하고 더욱 현명하게 흘러가길 희망한다.

“제가 남자친구를 공개한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인생 뭐 있나요. 결혼해서 살다가도 헤어지는 판에. 내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좌지우지될 사람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당연히 남녀가 만나면서 결혼에 대한 고민은 하죠.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또 한국사회에서 ‘애인 있어요’라고 말하는 건 곧 ‘우리 결혼해요’의 의미로 받아들여지잖아요. 다만 둘 다 한 번씩 경험을 했었고, 둘 다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니 신중해야죠. 그러니 아이들처럼 즉흥적이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을 뿐이에요. 방송이나 인터뷰를 보고는 ‘언제 결혼해?’, ‘날 잡았어?’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남자친구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대답하라고 하더군요. ‘쿨’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결혼을 너무 목적으로 두면 두 사람 관계에서 놓치는 부분이 많을 거예요. 물 흐르듯 가려고요.”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배우’ 전수경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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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그녀의 새로운 도전
“여운이 오래가는 배우이고 싶다”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몸매나 외모에 관해 끊임없이 긴장하기. 실제 나이보다 더 젊게 사는 그녀가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소탈하고 꾸밈이 없는 성격이지만 자기 관리만큼은 철저한 그녀. 최근에는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화장품 사업에 도전했다.

“딱히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요. 배우니까 아무래도 피부 관리도 좀 하고 그래야 하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살다 보면 시간에 쫓겨서 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예쁘다는 건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니까 중요하죠. 사실 오래전부터 화장품 사업은 제 계획에 있었어요. 제가 직접 제품을 써보니까 무척 좋아서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동참하게 됐어요. 그렇지만 제가 뭐 사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수준은 아니고요. 회사의 한 사람으로 아이디어도 내고 제품의 좋은 점, 안 좋은 점을 수렴해 전달하기도 하고 그런 정도예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녀. 하지만 20년이 넘는 연기 인생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지 못한 것이 ‘여전한’ 아쉬움이다. 강해 보이는 이미지 탓에 청순가련한 역할은 구경도 못했다.

“배우로서는 아직 제가 갖고 있는 걸 다 못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정통 드라마를 정말 잘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가슴 아픈 연기도 한 맺힌 연기도 잘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제 외모 때문인지 늘 꼿꼿하고 개성 있고 그런 역할을 맡게 되더라고요. 물론 그렇게 끝난다 해도 어쩔수 없겠지만 저 스스로도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좋은 작품 만나서 더 멋진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요.”

에너지 넘치는 그녀인 만큼 마음속 바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양한 삶을 살았던 배우의 ‘경력’을 살려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전문 토크쇼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꿈도 꾸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 언젠가는 저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토크쇼를 진행해보고 싶어요. 특히 여성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나누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그런 형식으로요. 그리고 저는 ‘스타’라는 꼬리표가 붙는 배우보다는 여운이 오래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진하지는 않지만 오래 느껴지는 향기를 남기는 배우요. 또 배우로서의 인생은 행복했지만 개인사가 불행한 경우도 많잖아요. 저는 배우로서도,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인간적인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 / 박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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