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시절’의 미모 그대로, 그러나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만큼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왕년의 언니들이 뭉쳤다. 바로 황신혜(50)와 심혜진(46)이 그 주인공.

여우들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엉뚱 황신혜 vs 버럭 심혜진
‘토크클럽 배우들’은 영화계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배우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집단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두 사람 외에도 예지원, 송선미, 고수희, 신소율, 고은아, 민지 등이 공동 진행을 맡았으며 박철민, 존박이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힘을 보탠다.
“이 중 유일하게 혜진이하고만 같은 작품을 했는데, 이 친구의 캐릭터가 범상치 않아요. 역시나 첫 녹화부터 제가 걱정이 될 정도로 자주 ‘버럭’ 해서…(웃음). 그게 또 심혜진의 매력이겠지만요. 어, 나만 잘하면 되는 건가??” (황신혜)
사실 섭외 과정에서 ‘기 센’ 이미지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법한 여배우들의 공존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여덟 명의 여배우들은 첫 만남부터 호칭을 ‘선배’가 아닌 ‘언니’로 합의했을 정도로 잘 통했는데, 이는 무게감을 내려놓고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언니들’ 덕분이다.
“저희들, 만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됐거든요(웃음). 오늘이 두 번째예요. 그래서 어떤 친구가 더 예능감이 있고 우리 프로그램을 대표할 만큼 입담꾼인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요즘 애들은 다 말을 잘하더라고요. 철민씨는 나름 재미있긴 한데 진지한 것 같고…. 신혜 언니는, (강조하며) 여간 재미있지 않아요(웃음). 엉뚱 발랄한 캐릭터라서 굉장히 신선하죠.” (심혜진)
특히 첫 촬영 전날 부담감에 잠을 못 이뤘다는 ‘맏언니’ 황신혜. 하지만 곁에서 지켜본 후배들의 평은 달랐다. 차가운 첫인상 때문에 다가가기 힘들 줄 알았는데, 뜻밖의 빈틈이 그녀의 인간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는 것.
“음…,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었어요. 현재 출연 중인 시트콤 ‘패밀리’도 하고 싶은 마음과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사이에서 발걸음을 못 떼던 찰나 하게 된 건데, 하루는 딸이 ‘엄마는 예능을 더 잘한다’라고 칭찬하더라고요. 그래서 ‘안 했으면 어쩔 뻔했지?’라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그 전에도, 아 제 말이 좀 길어질 것 같은데요. 괜찮죠? 시트콤 제안이 왔을 때, ‘어떻게 나를 거기에 쓸 생각을 했을까’ 하고 궁금했는데, 다른 프로그램이나 인터뷰 속 제 말투나 행동을 보고 시트콤을 해도 재밌겠다 싶었나 봐요. 예리했던 거죠(웃음). 아무튼 요즘엔 겁이 없어졌어요. 자신감에 뭐든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용기가 생겼어요. 그런데, (말문이 막혔는지) 어머, 얘. 어떻게 하니?” (황신혜)
“언니, 도와드려요?(웃음)” (심혜진)
“아…, 아무튼 말도 못할 어색함에 첫 방송은 힘들었어요(웃음).” (황신혜)
구구절절 ‘긴장’과 ‘걱정’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면서까지 전한 생애 첫 예능 프로그램 진행 도전 소감이 무색할 정도로 두 사람은 기자간담회 내내 충만한 ‘예능감’을 드러냈다. 주거니 받거니 한참 동안 이어진 두 사람의 유쾌한 신경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 이들의 에너지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꾸준히 사로잡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친한 친구라고 해서 꼭 때마다 만나고 매일 통화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언니와 저는 같은 여배우이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헤아려지는 무언(無言)의 무언가가 있었어요. 어떤 해에는 밥 한 번 못 먹고 지나갈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언제 어디서 만나도 반갑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신혜 언니예요. 때문에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웃음).” (심혜진)
“(혜진이는)무뚝뚝해서 전화는 안 하면서 (스마트폰 게임 아이템인) 하트와 날개는 자주 보내는 거 있죠. 그걸로 안부를 묻곤 하다니까요(웃음). 아무튼 여러 가지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황신혜)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