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을 부르는 몸 ‘하정우의 진짜 매력’

액션을 부르는 몸 ‘하정우의 진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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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 하정우는 ‘부지런한 다작 배우’로 불린다. 무미건조한 눈빛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했던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부터 능글맞은 표정으로 여자에게 치근덕거리던 천하의 ‘지질남’까지 늘 쉼 없이 다음 작품을 준비해온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비장의 무기를 내놓았을까.

액션을 부르는 몸 ‘하정우의 진짜 매력’

액션을 부르는 몸 ‘하정우의 진짜 매력’

하정우(35)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속담을 몸소 실천하는 배우다. 영화 ‘추격자’에서는 거침없이 달렸고, ‘황해’에서는 끊임없이 쫓았다. ‘국가대표’를 위해서는 실제 선수들과 똑같은 맹훈련을 받았으며, 그의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몇 안 되는 멜로물에서도 순탄치 않은 연애로 골머리를 앓았다. 개봉을 앞둔 영화 ‘베를린’에서도 마찬가지다. 류승완 감독이 ‘부당거래’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이번 작품에서 그는 세계 최고 실력의 무국적 비밀요원 표종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초반에는 액션이나 격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종전에 해왔던 캐릭터와는 다르게 전문적인 프로 요원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액션 스쿨을 다니며 주먹 쥐기부터 하나하나 다시 해야 했습니다. 보여달라고요? 그건 좀 힘들 것 같아요. 제가 오른손잡이인데, (표종성은) 왼손으로 주먹을 쥐어 항상 의수 같았거든요(웃음). 아무튼 무탈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건 감독님의 치밀한 계산과 계획, 배우들이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배려 덕분이었습니다만…, 속으로는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심한 듯 내뱉는 진심. 진지한 표정 속에 감춰둔 엉뚱함. 해외 로케이션 촬영 중 직접 김치까지 담그며 동료들의 요리사를 자처하고, “CF를 찍게 된다면 전기밥솥을 하고 싶다”라며 너스레를 떠는 하정우의 매력 중 하나는 의외의 방식으로 웃음을 리드하는 여유다. 극중 상대역인 전지현은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무척 유머러스한 사람이었다”라며 “심각한 장면을 촬영할 때, 굳이 분위기를 무겁게 가져가지 않아도 좋은 장면들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라고 털어놓았다. 촬영장에 설치돼 있던 화약이 터지면서 발생했던 아찔한 사고를 두고 “개런티에 포함된 일이었다”라고 강조하는 모습도 이런 ‘하정우표’ 유쾌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목.

“화약 외에도 구슬 총을 맞은 적이 있는데 아주 따끔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뭐랄까, 고통을 떠나서 순간적으로 신경질이 올라오는 경험이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 또한 제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고 개런티에 포함된 부분이기 때문에 잘 넘겼지만요(웃음).”

류 감독 역시 “서 있는 뒷모습만 봐도 사연이 있을 것 같고 얼굴 표정 하나만으로도 과묵함이 표현되는 배우다. 더욱이 액션을 부르는 몸통을 가지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하정우는 “고난도의 액션 동작들은 물론이거니와 ‘고스트’라고 불리는 비밀스러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촬영 현장이 말 그대로 고통의 연속이었다”라고 반박했다.

“창을 뚫고 뛰어내리고, 전깃줄에 걸려서 떨어지거나 유리 지붕 위로 흘러내리는 장면들을 소화하면서,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 와이어 액션 촬영이 있는 날은 도살장 끌려가는 심정으로 촬영장에 갔습니다(웃음). 사실 제가 바이킹 타는 것조차 싫어하거든요. 게다가 술을 참고 생활해야 했던 기억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베를린이 저에게는 ‘금주의 도시’로 기억되겠습니까?(웃음)”

혹자는 지금을 ‘하정우의 전성시대’라고 말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로’에서 출발했다는 그의 열정이 이번 작품 ‘베를린’을 뜨겁게 채우길 기대해본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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