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스타들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다

군대 간 스타들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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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제치고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곳은 아마도 국방부가 아닐까. 6·25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프라미스’를 보면 이 말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인기 배우와 가수는 물론 현직 아이돌까지, 한층 늠름해진 모습의 반가운 얼굴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군 창작 뮤지컬 ‘프라미스(The Promise)’는 6·25 한국전쟁 당시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함께한 일곱 병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북한군의 급습 남침부터 개성·문산 전투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 회자되는 다부동 전투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 상황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맹하게 몸을 내던진 이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비극과 인간의 존엄성을 전하고자 한다.

군대 간 스타들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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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의도 아래 제작된 ‘국방부표’ 작품이라는 점에서 자칫 촌스럽고 지루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수준 높은 음악과 안무 그리고 출연진들의 열연으로 충분히 그 한계를 뛰어넘는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서편제’, ‘라카지’ 등을 연출한 이지나 연출가의 지휘 아래 뮤지컬 ‘셜록홈스’로 그해 국내 작곡상을 휩쓴 최종윤 작곡가가 가슴을 울리는 음악을 선보이며 변희석 음악감독, 김소희 안무가,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등 최정상 제작진이 힘을 합쳐 웅장한 무대를 완성해낸다.

극을 이끌어 나가는 일곱 병사들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현역 장병 지현우(주형태), 김무열, 정태우, 초신성의 윤학(정윤학), 슈퍼주니어의 이특(박정수), 에이트의 이현이 현역병들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 명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강도 높은 연습을 거듭한 이들은 혹독한 훈련을 받을 때만큼이나 힘들게 무대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군대 간 스타들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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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각기 다른 장르에서 활약하던 스타들이 한 무대에 선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프라미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오랫동안 ‘누나들의 로망’으로 자리매김했던 배우 지현우는 병사들을 아우르는 소대장 ‘지훈’ 역을 맡았다. ‘지훈’은 우유부단한 성격에 경험도 없는 어린 소대장이지만 전쟁 속에서 점차 자신의 본분을 자각하고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한 인물의 성장과 변화를 담아낸 지현우의 섬세한 눈빛과 표정 연기가 돋보인다. 그룹 ‘더 넛츠’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여러 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솔로 앨범 「크레센도」를 통해 준수한 노래 실력을 선보이기도 한 만큼 연기는 물론 노래 또한 안정적이다. 아직 입대 초반이라 그런지 전화를 걸 때마다 상냥하게 받아준다는 연인 유인나의 응원에 힘입어 더욱 힘을 내고 있다고.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이특의 색다른 변신도 눈에 띈다. 여자가 많은 집에서 태어나 다정다감하고 밝은 성격을 갖고 있으며 마음씨가 여리고 착해 전우들을 잘 배려하는 ‘미스 김’ 역을 맡은 이특은 무겁고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악극단 스타 출신 ‘달호’ 역의 윤학과 함께 짝을 이뤄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보여준 특유의 유쾌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또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뮤지컬 스타’ 김무열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 배우로서 상당한 내공을 갖고 있는 김무열은 내적 갈등과 변화를 겪는 인물의 캐릭터를 능숙하고 안정적으로 표현해낸다. 그가 맡은 ‘상진’은 말 못할 과거를 간직한 인물로, 사랑하는 여인을 잃는 아픔과 전장에서의 격렬한 갈등을 경험하며 극을 이끌어나간다.

보고 싶었던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 이들이 앞으로도 짧게 깎은 머리만큼 신선한 매력을 계속해서 선보여주길 기대해본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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