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야왕’ 뒤엔 사랑스러운‘내조의 여왕’
최고의 한류 스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지금의 권상우(38)가 있게 된 데는 아무래도 ‘차송주 실장님(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공이 가장 컸겠지만, 사실 권상우는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거친 남자의 모습이나 장난스럽게 웃는 친근한 얼굴이 더 잘 어울리는 연기자다. 유쾌하고 솔직한 성격에서 번져 나오는 특유의 매력이 캐릭터를 더욱 생생하게 살려내기 때문이다. 매끈하게 압도한다기보다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진심이 있어 멋진 그가 SBS-TV 월화드라마 ‘야왕’을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고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0년 방영된 ‘대물’ 이후 3년여 만의 드라마 복귀다.

이보다 잘 어울릴 순 없다! 권상우&손태영
권상우, 수애, 김성령, 정윤호(동방신기), 고준희 등의 출연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야왕’은 야망을 위해 사랑을 버린 여자와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인권 화백의 ‘대물’ 시리즈 3편 ‘야왕전’을 각색한 작품으로 치명적 사랑과 배신, 멈출 수 없는 욕망과 음모, 인간 존재의 파멸과 구원의 미학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박 화백의 ‘대물’ 시리즈 2편 ‘제비의 칼’을 극화한 ‘대물’에 이어 권상우가 또다시 남자주인공을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야왕’이 ‘대물 2탄’ 같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 역할부터가 많이 달라요. ‘대물’은 제 캐릭터가 없어도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었지만 ‘야왕’은 남녀 주인공 사이의 애증, 사랑, 복수가 주요 키워드이기 때문에 저 또한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 목숨처럼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배신감이 복수심으로 증폭되면서 극중 분위기도 점차 많이 달라질 거고요. 유쾌하고 순수한 순애보부터 처절한 사랑과 복수를 가슴에 품고 달려가는 파란만장한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권상우는 최근 장백지와 함께 영화 ‘그림자 애인’을 촬영하고 성룡, 유승준과 ‘차이니즈 조디악’ 작업을 하는 등 중국 활동에 매진해왔다. 그는 그동안 한국 활동을 무척 그리워했던 만큼 ‘야왕’의 성공을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라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이러한 남편의 바람에 힘을 보태고자 아내 손태영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1월 14일 방송된 ‘야왕’ 첫 회에 카메오로 깜짝 출연한 것. 극중 다해(수애 분)의 학비를 벌기 위해 호스트바에 나간 하류(권상우 분)의 까칠한 손님으로 분한 손태영은 “꺼져. 너, 우리 남편 닮아서 재수 없어”라며 하류의 얼굴에 바나나 껍질을 집어 던지는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다. 각도를 달리해 여러 번 촬영하느라 10여 차례에 걸쳐 남편의 얼굴에 바나나 껍질 세례를 퍼부어야 했던 손태영은 “남편이 하는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껍질인들 못 던지겠느냐”라며 열연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손태영은 이날 대형 커피머신을 들고 와 스태프들에게 2백여 잔의 커피를 일일이 따라주고 간식으로 과일 상자도 선물하는 등 내조의 여왕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깍쟁이’에서 ‘해결사’로 손태영의 조용한 카리스마

손태영은 깜짝 카메오 출연으로 3년 만에 드라마 복귀에 나선 남편 권상우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었다.
“휴식기가 길어 첫 녹화 전까지는 긴장도, 걱정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제는 대중 앞에 서고 싶다, 하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동안은 제가 딱딱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했고 ‘깍쟁이’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아 키우니 (삶에 대해) 어느 정도 더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신 있게, 편안하게 접근하면 대중도 그대로 받아주지 않을까, 너그럽게 봐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있어요.”
‘W쇼’는 외모, 성격, 실력 등의 문제로 사회적 좌절을 경험한 여성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아 치유받도록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그녀는 개그맨 홍록기, 전 기상캐스터 박은지, 아나운서 박지영과 함께 ‘라이프스타일링 멘토’로도 활약한다.

이보다 잘 어울릴 순 없다! 권상우&손태영
제작을 맡은 임용현 CP는 “최근에는 단명하는 셀러브리티들이 많은데 손태영은 이런저런 과정을 겪으며 연기자,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또 성공했다고 본다. 이런 모습들이 여성들의 워너비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워너비 스타’로서 그녀가 하는 노력으로 그녀는 건강한 체력관리를 1순위로 꼽았다.
“제 처녀 때의 몸 상태를 제가 잘 알잖아요. 조금만 살이 쪄도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운동을 하려고 해요. 시간이 없을 땐 집에서 TV를 보면서 덤벨 운동을 하거나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운동이라도 하죠. 싱글 때보다 많이 게을러지긴 했지만 몸관리는 단시간에 되지 않더라고요. 오래, 길게 해야 해요.”
최근 권상우가 ‘야왕’에 출연하면서 두 사람은 ‘부부 동반’ 활동을 하게 됐다. 특별 응원 메시지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녀는 “같은 일을 하다 보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읽을 수 있게 됐다”라며 배시시 웃었다.
“그동안 육아 때문에 동시에 일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은 쉬지 않고 계속 하더라고요. 이러다간 제가 영영 못할 것 같아서(웃음). 올해는 남편과 윈-윈 하자고 했어요. 아이가 다섯 살이 됐으니까 엄마가 옆에 없어도 이젠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 다행히 양쪽 부모님께서 잘 봐주시고요. 녹화가 일주일에 한 번이라서 무리가 가지 않더라고요. 지금도 아이는 유치원에 가 있어요. 남편의 특별 응원이요? 별다른 멘트는 없었고, 그냥 눈빛으로(웃음).”
■글 / 이연우·김지윤 기자 ■사진 / 조민정 ■사진 제공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