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아이돌은 이제 확실한 고소득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불리며 연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20대 아이돌 스타들. 신흥 재벌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그들의 자산관리유형을 살펴봤다.
아이돌계의 큰손들, 부동산 투자형
‘저축돌’부터 ‘CEO돌’까지 아이돌 재테크 A to Z
노래와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국내외에서 4백억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인 ‘아시아의 프린스’ 장근석은 부동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대표적인 ‘부동산돌’이다. 2011년 1월 청담동에 서세원·서정희 부부가 소유했던 1백억원 상당의 6층짜리 빌딩을 매입했고, 그 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논현동의 A빌라까지 40억원에 구입하며 1백40억원대에 달하는 빌딩 소유주가 됐다. 얼마 전에는 일본 시부야에 6층짜리 건물을 구입해 재산 목록에 올렸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류 스타다운 선택이었다. 그의 부동산 투자는 전문가들에게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특히 논현동 건물은 주변 시세를 꼼꼼히 따진 후 매입한 수완이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을 정도다. 장근석은 자신의 빌딩을 통해 매월 2억5천만~3억원의 임대 수입을 챙길 예정이다.
‘아시아의 별’ 보아 또한 장근석 못지않은 부동산 부자다. 2006년 10억5천만원에 구입한 청담동 빌딩은 28억원까지 상승하며 1.5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주변의 고급 빌라촌에 위치한 25억원 상당의 빌라도 소유하고 있다. 인근에 SM엔터테인먼트 빌딩과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숙소도 위치해 있어 주목되는 곳이다. 또 어린 시절 부친의 소유였다가 경매에 넘어간 경기도 남양주의 목장과 별장을 30억원대에 매입하며 80억원대 부동산 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카라의 구하라도 지난해 청담동에 11억 6500만원짜리 단독주택을 구입했다. 재테크 목적으로 구입한 이 건물은 남자친구인 비스트 용준형의 소속사와 가까이 위치해 있어 화제를 모았다.
안정성 지향, 알뜰 저축형
‘저축돌’부터 ‘CEO돌’까지 아이돌 재테크 A to Z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민호는 저축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아이돌이다. 그가 최근 3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약 50억원. 국내외 광고와 드라마 출연료, 해외에서 진행되는 각종 이벤트로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래의 연예인 가운데 톱클래스급의 출연료를 자랑하는 그는 매우 보수적인 재테크 성향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장기저축을 고집하는 편으로 수입 중 대부분을 저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가 높은 특판 저축이나 장기 펀드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선호한다. 그의 주요 지출로는 고급 승용차 한 대와 장동건·고소영 부부의 신혼집으로 유명했던 흑석동 빌라 정도다.
2AM의 조권 역시 저축을 선호하는 아이돌이다. 통장에 저축 액수가 찍혀 있는 것을 직접 봐야 힘이 난다는 그는 적금통장 8개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팀 멤버인 임슬옹 역시 금값이 떨어졌을 때 금을 매입하는 등 빠른 정보력을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이용하고 있다. 엠블랙의 이준도 연예계 대표 ‘알뜰돌’이다. “데뷔 후 내 돈으로 옷을 사본 적이 없다”라고 밝혔을 정도. 그는 데뷔 후 저축으로 모은 돈으로 잠실의 아파트를 구입해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숨은 고수들, 적극 투자형
‘저축돌’부터 ‘CEO돌’까지 아이돌 재테크 A to Z
아이돌 재테크를 말할 때 김현중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일본 음반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연간 4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김현중은 데뷔 전부터 각종 아르바이트로 거액을 모았을 정도로 경제관념이 투철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식 투자에 일찍 눈떠 다수의 재테크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다양한 종목의 주식에 투자했지만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반토막’의 아픔을 겪고 난 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 최근 압구정동에 위치한 P빌라를 30억원에 구입했다.
JYJ의 김재중은 개인 자산전문가까지 고용해 전문적인 재테크를 하고 있다. 부동산부터 음식점 투자까지 재테크 수단 역시 다양하다. 2011년 6월에는 삼성동 B빌라 주변에 지하철이 개통된다는 정보를 듣고 빌라 매입을 결정해 시세차익을 얻었고, 청담동 요지에 있는 한 일식점에도 거액을 투자해 매달 수익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JYJ의 동료 박유천도 김재중의 추천을 받아 이 일본 음식점에 같은 금액을 투자했다.
취미를 재테크로, 사업 CEO형
‘저축돌’부터 ‘CEO돌’까지 아이돌 재테크 A to Z
중견 연예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사업에 아이돌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기존 연예인의 사업이 수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아이돌은 자신이 취미나 관심사를 비즈니스와 연결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슈퍼주니어의 신동은 2011년 ‘드라큘라 PC성’을 오픈하며 CEO 아이돌로 떠올랐다. PC방의 음료 매출을 올리기 위해 주변의 빵집, 떡집과 제휴를 맺고 무료 증정 이벤트를 여는 등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빅뱅의 승리는 자신의 고향인 광주에 댄스아카데미를 열었다. “돈에 얽매이지 않고 노래하고 싶다”라는 것이 그가 밝힌 사업 시작의 이유.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 중국 진출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2PM의 찬성도 얼마 전 피트니스센터를 오픈하며 CEO돌에 합류했다. 지난해 10월 2AM과 2PM의 담당 헬스 트레이너와 함께 서울 신사동에 자신의 이니셜을 딴 피트니스센터 ‘CS Gym’을 오픈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짐승돌’로서 자신의 건강한 이미지를 백분 활용한 케이스다.
연예계 소문난 효녀·효자돌
‘저축돌’부터 ‘CEO돌’까지 아이돌 재테크 A to Z
대부분 20대 초반인 아이돌들은 부모님께 집과 차 등 통 큰 선물을 많이 한다. 소녀시대의 태연이 부모님께 선물한 전주의 한 아파트는 그 지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알려져 화제가 됐었고, 같은 멤버인 효연도 인천 송도에 부모님을 위한 아파트를 장만했다. 2AM의 조권은 지하 월세 단칸방에서 사시던 부모님을 위해 첫 CF 출연료로 집을 사드렸다. 미쓰에이의 수지는 부모님께 카페를, JYJ의 박유천은 어머니께 아이스크림 가게를 선물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제공 / 경향신문 포토뱅크, KBS, SBS,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