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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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의 미소로, 때로는 삶의 내공이 느껴지는 어른스러운 진지함으로 그녀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세상’이란 오선지에 첫 음표를 그린 싱어 송 라이터 김서현에게 물었다. 음악이란, 그리고 가족이란?

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희망을 꿈꾸는 노래
Into the skies
준비된 의상을 본 김서현(17)의 첫 반응은 “오 마이 갓!”이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공주풍의 치마를 입는다며 한참동안 툴툴거리던 그녀는 그러나 이내 곧 능숙한 포즈와 표정으로 삼촌뻘의 사진기자를 쥐락펴락했다.

첫 인터뷰죠? 촬영 때보니까 개구쟁이 같은 모습, 여성스러운 이미지, 몽환적인 느낌을 모두 갖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포토그래퍼 앞에서 화보를 찍어본 소감이 어떤가요?
실제 모습보다 예쁘게 나와서 정말 다행이에요.(웃음)
영문 이름인 ‘크리스티나’의 줄임말인 ‘크리스(Kris)’로 예명을 정한 그녀는 1월 31일, 첫 싱글 앨범을 발표한다. 이는 ‘예술의 무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음악으로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세상을 바꾸며,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제가 살아온 인생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녹록하지 않았거든요. 제가 겪은 일들을 통해 느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너는 혼자가 아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뭐가 그렇게 쉽지 않았을까요? 촬영 내내 제가 본 서현 양은 굉장히 쾌활하고 명랑한 사람이었는데요.
힘들었던 건, 제가 한국말을 잘 못해서요. 영어로 해도 돼요? 저는 꽤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살았어요. 사람들은 제가 ‘김태원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굉장히 쉽게, 특별하게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지금은 제가 얼마나 축복받은 아이인지를 알아요. 또 얼마나 인생이 아름다운지도 깨달았어요. 그렇지만 어릴 적 제 자신은 뭐랄까, 아주 형편이 없었어요. 정말 못됐고 어리석었지요. 그래서 과거의 저처럼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태어난 지 2년 만에 자폐증 판정을 받은 세 살 터울의 남동생 우현군. 장애아를 키우는 것보다 편견 어린 시선에 더 가슴 아팠던 그녀의 가족은 일찌감치 필리핀 이민을 결심했다. 최근까지 그녀는 엄마 이현주씨, 동생과 함께 그곳에서 거주했는데 인터뷰 내내 능숙하지 못한 한국어 탓에 감정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는 점을 답답해했다.

지난해부터 앨범을 낸다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계속 늦어져서 아쉬웠어요.
음…, 이건 알려야 하는, 알려주고 싶은 것들이니까 더 말할게요. 이번 앨범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거예요. 캄캄한 터널 속에 있을지라도 언제나 희망의 빛은 있다는 내용이거든요. 그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살리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편곡도 많이 해보고, 보컬로서의 제 목소리도 다듬어 보고 그러다 보니 늦어지게 됐어요.

필리핀 친구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언젠가 앨범을 낼 줄 알았다, 뭐 그런 분위기?
그건 아니고요(웃음). 사실 학교에는 저보다 잘하는 친구들이 훨씬 많아서요. 제가 기타를 최고로 잘 치는 것도 아니고, 피아노나 노래를 제일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서현양의 곡에 아버지의 코멘트 뭐였어요? 명색이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 위원이었잖아요.
평가를 안 하세요. ‘너 혼자 알아서 해라’예요.

왜죠?
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믿고 인정했으니까 놔주는 거 아닐까요?(웃음) 그리고 저번에 가사 부분에 손을 대려고 하다가 실패하셨어요. 제가 화를 엄청 내서.(웃음)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녀는 이번 앨범에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앨범 재킷은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결정했는데, 기자에게 그 그림을 보여주며 일일이 설명을 덧붙였다.

이걸 그리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2분? 즉석에서 그렸어요.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음악이나 예술은 그냥 느낌 그대로거든요. 뭘 펼쳐서 짜 내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안에 있는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악 말고도 미술 쪽에도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또 뭐 잘해요?
잘 하는 것? 음, 없는데. 당구?(웃음)

취미생활이 있나요? 뮤지션들의 취미생활은 특별할 것 같은데.
영화 봐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시티 오브 엔젤(City of angels)’예요.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좋았고.

굉장히 오래된 영화인데?

그래요?

진짜 열일곱 살 맞아요?
네!(웃음)

악기는 무엇을 다룰 줄 알아요?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드럼.

혼자서 밴드를 만들 수도 있겠어요.
네, 원 맨 밴드! (웃음)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노래
You are not alone
요즘 국내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이 ‘대세’다. 인기 그룹의 멤버가 되기 위해 수많은 ‘지망생’들이 날마다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떨어지는 일을 반복한다. 소신 있는 10대 싱어송라이터인 그녀의 등장이 기대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녀는 현재 아버지의 소속사인 ‘부활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서현양의 실력이면 충분히 한국에서 내로라 한다는 3대 유명 기획사, SM이나 YG, JYP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요. 러브콜도 있었을 것 같고요.
소속사에서 치르는 오디션, 볼 수는 있었겠죠. TV에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저는 K-POP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중들이 좋아하는 장르에 대한 훌륭함을 저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이른바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여러모로 달라요. 일단 그들은 예뻐요. 말랐고, 섹시해요. 저는 예쁘지도 않고요, 그렇게 스키니 하지도 않아요(웃음). 그리고 다른 또 한 가지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제가 추구하는 음악이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제 음악에는 그들과는 다른 메시지가 있어요. 저는 음악으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돈을 위해 음악을 하고 싶지 않고, 인기를 얻기 위해 노래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런 건.

그래도 솔직히 ‘스타가 되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다’ 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을 것 같은데요?
그건 본능이에요(웃음). 다만 더 큰 메시지가 잊지 않으려고 할 뿐이죠. 아이돌 친구들도 분명히 힘든 부분이 있고, 자신만의 생각이 있을 거예요. 회사가 만들어준 이미지와 내면의 목소리가 갈등하는 순간도 있을 거고요. 누구에게나 답답함이 있고 고민이 있고 힘듦이 있잖아요.

그 친구들은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아요. 본인은 어떤 노력을 해요? 꼭 그런 류의 트레이닝이 아니어도.
‘이너피스(inner peace)’라고 아세요? 나만의 평화. 저는 제 스타일대로 나만의 평화를 찾기 위해 노력해요. 그러다 보면 곡도 더 잘 써지고, 가사도 내가 생각하는 걸 글로 옮길 수 있고. 그게 제일 큰 연습인거 같아요. 저는 모든 음악가들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현양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끼가 많은 편이에요, 아니면 끊임없는 노력파예요?
둘 다 아닌데. 제3의 어떤 부류(웃음). 음악을 잘한다는 건 멜로디가 좋다고 잘하는 걸 뜻하지 않아요. 음악이든 미술이든 모든 예술은 자기만의 표현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솔직한 표현. 전 그거 하날 잘해요. 그걸 잘 하기 위해 노력하는 제 모습이 기특하고요.(웃음)

음악을 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겠죠?
음…, 앨범 준비하면서요? 글쎄요, 솔직히 제가 힘들었다고 말할 자격이나 있나요? 저는 정말 대단한 기회를 잡은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행복했어요. 그리고 또 감사해요.

반대로 행복했던 건?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는 것. 또 그 음악을 통해 세상이, 사람이 변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그건 정말 행운이고 행복이에요.

마이클 잭슨의 노래 ‘Heal the world’나 ‘You are not alone’이 떠오르는데요?
맞아요. 제 롤모델이에요. 마이클 잭슨! (웃음)

이유는요?
음…, 마이클 잭슨이 아동 성추행을 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전 그걸 믿을 수가 없어요. 왜냐면 그의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마이클 잭슨이 정말 따뜻하고, 천재적이고,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내면의 아름다움이 있는 사람이 정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봐요. 그는 생전에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려 했고, 구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죽었고 그래서 그 뜻을 이어갈 수가 없어요. 저는 자격도 안 되고, 그 분처럼 뛰어난 조건이나 상황이나 실력도 안 되지만 그 분의 뜻만큼은 이어가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또래가 좋아하는 음악이 아닌, ‘세상을 바꾸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나 사건이 있었나요?
굉장히 개인적인 일이라서 말하기가 힘든데요. 어릴 적 부모님은 저를 참 외롭게 했어요. 이젠 알아요.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또 그게 절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걸. 아빠는 일을 해야 했고, 그래서 한국에 갔고 엄마는, 엄마 역시 아픈 제 동생을 돌봐야 했어요. 전 늘 혼자였어요. 그래서 저는 제 스스로를 힘들게 했고, 그걸 멈추질 못했어요. 정말 누군가가 필요했던 순간에도 저는 혼자였어요. 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제가 이야기를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했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듯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어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될 때가 있잖아요. 제가 모든 것을 잃었을 수도 있던 순간이 몇 번 있었어요. 이 정도만 이야기 하고 싶어요.

아버지와 마이클 잭슨, 누가 서현양의 인생에 더 큰 영향을 끼쳤나요?
아버지의 영향은 이만큼도 없었어요(웃음). 오히려 아빠가 음악에만 집중하고, 우리 가족을 돌보지 않는 걸 보면서 아빠처럼 살고 싶진 않다, 아빠처럼 음악하고 싶진 않다, 라고 누누이 다짐했어요. 그런 때가 있었어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노래
I’ll be There
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김태원의 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김서현을 말하다

김태원은 한 인터뷰에서 “아이를 낳는다고 당장 부모가,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철없이 살다가 이제야 부모가 되기 시작한 것 같다. 음악에 완벽을 추구하는 것만큼 완벽한 아빠는 아니지만 자상하고 세심하긴 하다. 아이들과 아내를 위한 고민과 노력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읽어내는 건 이제 겨우 사춘기에 접어든 서현양에게 버거운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녀는 ‘얼굴을 보고는 차마 할 수 없었던’ 서툰 고백으로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을 때 처음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해요.
괜찮았어요. 아빠는 제가 재능이 있다고 하셨거든요. 부끄럽네요(웃음). 아빠는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걸 조금씩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엄마는 그냥 걱정하세요. 혹 제가 안티 팬들한테 시달리지는 않을까, 그래서 걱정하진 않을까, 하고요.

벌써 안티 팬들이 있어요? 왜?
어딜 가든, 어떤 사람이든 안티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김태원의 후광을 입었다, 뭐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고요. 또 넌 왜 한국인이면서 영어로 말해? 이런 식으로 뭐라고 할 수도 있을 거고. 하지만 저는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어요. 그렇다고 봐요. 그래서 엄마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더는 힘들게 안 할 거라고 이야기 했어요.

‘김태원의 딸’이라서 좋은 점은?
좋은 점은 딱 하나 있어요. 선물이 많이 들어오는 것(웃음).

반대로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아버지만큼 좋은 뮤지션이 돼야겠다는 걱정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아버지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
글쎄요, 더 잘해야겠다는 압박을 느끼는 순간들은 분명 있어요. 어쩔 수 없죠, 아빤데(웃음). 그런데 아빠랑 저랑 큰 목적이 같으니까. 아빠와는 못 해, 보다는 아빠와 같이 쌓아가는 삶을 살고 싶어요.

아버지의 음악 중에 좋아하는 곡이 있나요?
이번에 나온 아빠 앨범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리메이크 한 곡이 있어요. 그 곡은 사람을 환장하게 해요(웃음). 음악을 통해 뭔가를 바꾸려고 하는 의지가 너무 아름답거든요. 원곡도 물론 아름답지만 아,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심장을 터치하는 기분? 어루만지는 기분?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마음에 ‘팍’ 와 닿는, 마음을 울리는 느낌을 아빠가 살렸는데 그래서 제가, 이제야 아빠를 인정하게 됐어요.(웃음)

이제야? 아버지가 들으면 서운하시겠는데요?
아빠도 알아요(웃음).

같이 듀엣을 하거나 음악적으로 같이 할 계획은 없어요?
하고 싶어요. 아빠의 가사는 환상적이에요. 멜로디는 아름답고. 가사가 없어도 멜로디가 나오는 음악, 저도 꼭 해보고 싶어요.

최근 ‘두드림’이란 방송에서 아버지가 “큰 딸이 너무 어린 나이에 아픈 동생을 만났고 집안 분위기도 어두워지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딸은 유학을 떠나 혼자 작곡을 시작했는데 부모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상처받은 딸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노래 가사 내용을 듣고 가슴이 무너졌다”고 말씀하셨어요. 혹시 그 방송을 봤는지.
제가, 아빠 나오는 방송은 잘 안 봐서(웃음).

‘남자의 자격’도 안 봐요?
그건 봐요. 아빠가 보라고 해서. 아! 아빠가 나온 ‘라디오스타’도 봤어요. 사실 제가 TV를 안 보는 이유가 잘 못 알아들어서. 사람들이 너무 빨리 말하거든요.(웃음)

한국 TV 프로그램 중에 출연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황금어장? 그,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나오는.

‘무릎팍 도사’요?
네. 그거.

아버지도 거기서 처음 가족사를 고백하셨어요.
그랬어요? 그런데 일단 제가 한국어를 잘 못해서 현실적으로는 출연이 힘들 것 같아요. 자막이 막 넘쳐나겠죠?(웃음)

사람들은 TV 속의 한 캐릭터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것이 전부인데요. 서현양이 바라보는 아버지, 선배 뮤지션, 방송 속 모습은 각각 어떻게 다른가요?
TV 속 아빠는 모든 사람들을 살리는,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죠. 힘들어도 웃어라, 하며 사람들을 웃게 하는 아빠고요. 선배 뮤지션으로서의 아빠는, 무서운 사람이죠. 엄청, 정말로. 그런데 집에서 보는 아빠는 안 무서운 아빠.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시기도 하고(웃음). 아빠가 음악을 퍼펙트하게 하려고 하는데, 그건 아빨 닮은 것 같아요. 자기만의 노력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도 안 좋아해요. 저에게 아빠는 언제나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죠. 평생 갚을 수 없는 사랑을 베푸는, ‘언컨디셔널 러브(unconditional Love)’를 줘요.

나에게 가족이란?
축복. 아빠가 곁에 없고, 동생도 아프고. 예전에는 그게 정말 힘들었어요. 쑥스럽고 부끄럽고. 이제야 깨달은 것이 있는데, 아빠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따뜻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엄마는 우리 셋을 돌봐주는 든든한 사람이라고요. 가끔씩은 저도 제 동생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왜냐하면 동생은 자신만의 세상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말하니까. 제가 7학년 때 시를 썼는데요, 이런 내용이었어요. ‘동생이 우리 세상의 언어를 못하는 이유가 있다. 너무 순수해서다’.

나에게 음악이란?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많은 음악가들이 생각하는 건데, 아빠도 아마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제가 음악을 내던지면 그때부턴 제 음악이 아니잖아요. 비록 제가 만든 음악이라 할지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게 바로 음악이거든요. 각자의 상황, 감정에 따라 재해석 되는 거죠. 그런 것이 진정한 음악 않을까요?

끝으로 앞으로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음, 세상을 살다 보면 멘토도 필요하고, 친구도 필요하고, 구원자도 필요하잖아요. 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멘토이자, 친구이자,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걸 딱히 한 단어로 뭐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설명하자면 그래요.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원상희 ■의상 협찬 / 클리지, 소보제화, 오바쿠(548-3656), 바바라 (540-4723), 아날도바시니(3442-0220), 케이트앤켈리, 제이티아라(508-6033) ■헤어&메이크업 / W 퓨리피(02-549-6282) ■스타일리스트 / 안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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