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다 이순신’ 촬영장을 가다

‘최고다 이순신’ 촬영장을 가다
기자가 촬영장을 찾은 지난 5월 17일에는 23회와 24회 세트 촬영이 한창이었다. 이날 예정된 촬영분은 총 50신. 본격적인 촬영은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스태프들에게 대략적인 촬영 종료 시간을 묻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듯 이구동성으로 “대중없다”, “예측할 수 없다. 새벽쯤?”이라고 답했다. ‘최고다 이순신’ 촬영은 KBS 신관에서 진행되는 세트 촬영과 야외 촬영 등으로 나뉘며 주 7일 이어지고 있다.
#6 순신 집 순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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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순신 집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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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 이순신’ 촬영장을 가다
#19·20 순신 집 거실·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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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순신 집 유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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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순신 집 진욱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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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길자네 치킨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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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 이순신’ 윤성식 PD

‘최고다 이순신’ 촬영장을 가다
50부작 중 20회를 넘겼으니 이제 절반 가까이 온 셈이네요. 촬영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빈말이 아니라 무척 좋습니다. 저는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배우들의 성격을 유념해 섭외를 하거든요. PD들 사이에는 성격이 모나거나 자기밖에 모르는 그런 배우들의 블랙리스트가 있는데요(웃음), 애초부터 이런 배우들을 배제했습니다. 드라마는, 특히 이렇게 장기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드라마는 팀워크가 좋아야 합니다. 성격 좋은 어른들과 뭐든 열심히 하는 젊은 사람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과 부드럽게, 모나지 않고 그러면서도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KBS-2TV 주말드라마는 ‘믿고 보는’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고정 시청자 층이 두텁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고다 이순신’은 앞서 방송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나 ‘내 딸 서영이’에 비해 시청률이 낮은 편인데요. 여러모로 부담이 클 듯합니다.
인정합니다. 그래서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엔 아직까지 자신 있게 이야기를 못하겠더라고요(웃음). 사실 전작들이 극을 무척이나 잘 이끌어가서 그 명성에 못 미칠 것이라는 평가나 우려의 시선들은 1회 방송 때부터 있었습니다. 많은 비평 기사들에서도 언급됐지만 전개가 느리다는 점, 캐릭터가 수동적이라는 점들이 여전히 시청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듯합니다. 더욱이 주 시청자들의 삶과는 조금 동떨어진 연예계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빠른 상승 곡선을 그려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21회부터는 극적인 사건들을 곳곳에 배치했고, 캐릭터들도 좀 더 능동적으로 보이게끔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정유경 작가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인순이는 예쁘다’, ‘세상 끝까지’, ‘사랑의 인사’ 등 히트작을 집필하신 분이지만 주말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기존 작품들을 보면 알겠지만 정 작가님은 잔잔한 드라마에 강한 분이세요. 또 실제로도 무척 착하고 순한 분이시라 정 작가님의 드라마 속 캐릭터엔 악한 인물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저희 드라마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많아요(웃음). 자극적인 내용에 익숙해지면서 그 부분들이 부각되지 못해 정말 아쉽습니다.

‘최고다 이순신’ 촬영장을 가다
김남주, 이보영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는 건 스토리상 어쩔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어린 연예인 지망생이니까요. 그것도 출생의 비밀을 가진, 두 엄마를 가진 젊은 여자아이…. 20대 초반 배우 중 다양한 감정선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초반의 못나고 지질해 보이는 부분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낼 연기자가 누가 있을까 고민해봤습니다. 아이유가 떠올랐죠. 개인적으로는 전작 ‘드림하이’ 연기를 보고 감각이 좋은 친구라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당시 작업을 함께했던 감독들이나 스태프들의 평도 좋았고요. 대본 리딩을 하면서 믿음이 생겼고 지금은 아주 만족합니다. 아이유는 인지도가 꽤 높은 연예인입니다. 그럼에도 연기에 대한 갈증도 갖고 있죠. 똑 부러지고 단단하고, 어리지만 절대로 어리지 않다고 해야 할까요? 눈치도 빠르고요. 대본을 받으면 극중 언니인 유인나와 함께 매일 고민하고 연구하더라고요. 아주 기특한 배우입니다.
배우들 중 숨겨진 보석 혹은 가장 의외의 인물이 있다면요?
정우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저도 함께 작업하기 전까진 잘 몰랐어요. 영화 ‘바람’으로 유명해졌다는 것 정도밖엔. 그러다 미팅을 하고 나서 독특한 인상을 받았어요. 예상을 뛰어넘는 파워가 있더라고요. 포복절도하게 하는 그 친구만의 리듬도 있죠. 저희 드라마의 히든카드예요. 지금은 비중이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손태영과 멜로 라인을 형성하면서 비중이 커질 겁니다.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인가요?
조정석씨?(웃음) 힘들고 지칠 때마다 기분 좋게 해주는 능력이 있어요. 그렇다고 까불까불한 친구는 아닌데, 자신만의 독특한 유머 코드도 있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고 또 친절하고(웃음).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긍정의 에너지가 팍팍 느껴집니다. 뮤지컬을 오래 해서 그런지 연기도 꽤 잘하고요. 애드리브도 곧잘 합니다. 깎아놓은,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미남형은 아니지만 그래도 멜로에는 적합한 호감형이랄까요. 앞으로 더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는.
드라마 PD로서 실제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지망생의 부모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곁에서 지켜보건대 배우는 참 어려운 직업입니다. 대단한 각오가 아니고서는, 열정만으로는 견디기가 어려운 일이죠. 그저 인내하면서 참고 견뎌야 하더라고요. 글쎄요. 지망생들에게 팁을 준다면, 운이 중요하다(웃음)? 보통 ‘운7기3’이라는 말을 하잖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연예인들은 ‘운9기1’이에요. 하지만 그 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소 실력을 쌓아두어야 합니다. 실력이 없다면 기회가 왔다고 해도 금방 사라지거든요.
앞으로 남은 30회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주세요.
일단 순신이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순신이가 어떻게 심리적인 갈등과 고통을 견뎌내면서 성장해가는지를 지켜봐주세요. 또 고두심과 이미숙 두 엄마의 모정 그리고 아이유와 조정석, 손태영과 정우, 유인나와 고주원의 극중 멜로 라인도요!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조민정, 이성원(프리랜서) ■사진 제공 / 에이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