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해온 카라 강지영 아버지 강건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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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Part 2 자녀를 아이돌로 키운 부모들

부모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이다. 마찬가지로 부모에게도 자식은 삶의 이유이자 가장 큰 에너지다. 지난 6년 동안 걸 그룹 카라의 멤버 강지영이 어린 나이에도 아이돌 가수로 잘 성장해올 수 있던 것도 바로 그녀 곁에 늘 아버지라는 존재가 있어준 덕분이다.

숱한 캐스팅 제의에 소속사 인연까지
딸의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해온 카라 강지영 아버지 강건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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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열풍의 한가운데에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며 나날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걸 그룹 카라는 어느덧 데뷔 7년 차의 장수 아이돌이 됐다. 특히 멤버 중 막내인 강지영(20)은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합류해 남보다 일찍 가수의 길을 걸어오며 10대에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꽉 채웠다.

“지영이는 어릴 적부터 끼가 보였던 아이예요.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모델이 되고 싶다고 해서 사진을 찍어줄 겸 사진관에 데리고 갔다가 그곳 사진작가의 눈에 들어서 모델로 데뷔했어요. 당시 전국에 체인점을 갖고 있는 사진관이었는데 지영이 사진이 그 사진관 입구들마다 모두 걸려 있었죠. 그 일을 계기로 제 지인을 통해 신문 지면 광고 모델을 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강지영의 아버지 강건욱씨(57)는 딸이 훗날 연예인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못했다고 한다. 물론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밝혀오긴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예쁜 외모 덕분에 초등학교 5, 6학년 무렵부터는 길거리에서 여러 기획사 캐스팅 매니저들로부터 명함을 받기 일쑤였지만, 그때마다 강씨는 “이런 사람들 중에는 사기꾼도 엄청 많다”라며 명함을 찢어버렸다.

“그 뒤로도 지영이가 계속 캐스팅 제안과 함께 명함을 받아오고, 본인도 그쪽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딸의 운명을 믿고 연예인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때 마침 제 조카가 미국에서 먼저 오디션을 보고 NS윤지라는 이름으로 솔로 여가수로 데뷔를 했는데, 윤지 소속사인 DSP미디어에서 주변에 중학생 정도의 예쁜 여자아이가 있으면 소개시켜달라고 했다기에 제 여동생인 윤지 엄마가 지영이를 추천해서 데려갔어요. 기획사에서도 지영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하며 다음날부터 바로 연습실로 나오라고 한 게 이 길의 시작이 된 거고요.”

강씨는 매일 아침마다 파주 집에서부터 청담동 연습실까지 딸을 데려다주며 딸의 꿈을 응원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기획사 임원과의 미팅에서 “지영이를 걸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게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도 “본인이 원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라고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해서 강지영은 카라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열여섯 막내딸의 독립, 마음 짠했던 순간들
딸의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해온 카라 강지영 아버지 강건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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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24일, 꼬마 시절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막내딸이 드디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데뷔 신고식을 치르던 그날은 지금 다시 떠올려도 여전히 가슴이 뭉클하다고 한다. 혹시 실수하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한 마음에 딸을 제대로 쳐다보기조차 어려웠지만, 그래도 마냥 대견스럽고 흐뭇했단다.

“처음 카라 멤버가 됐을 때만 해도 지영이는 약간 몸치였어요. 전문적으로 춤을 배워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댄스 선생님은 오히려 지영이 같은 애들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늘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고, 그 말처럼 실력이 점점 늘어갔죠. 기특하더라고요. 첫 데뷔 무대를 마친 지영이한테 ‘떨리지 않았냐. 지금 괜찮냐’라고 물어봤는데 걔가 뭐랬는지 아세요? ‘아빠! 음악 나오니까 몸이 저절로 돌아가던데?’라며 기운이 넘치더라고요(웃음).”

막내딸로 태어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강지영은 애교도 많고 속도 깊어서 늘 강씨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그런 딸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꿋꿋하게 해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버지에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다만, 아들도 아닌 딸을 집 밖으로 내보내 숙소생활을 시켜야 하는 건 부모로서 여러모로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다고 한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날 밤에 갑자기 지영이가 ‘아빠, 나 안 가면 안 돼?’라고 하더라고요. 막상 집을 떠나려니까 자기 스스로도 막막했나 봐요. 가족과 떨어져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겁이 났을 테죠.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더니 숙소에 가겠다고 마음을 바꾸더라고요. 짐을 챙겨서 숙소에 직접 데려다주면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살림살이 몇 가지 채워주고, 이불도 깔아주고, 아이들이 어떻게 지낼지 집도 살펴보고 했어요. 어린 걸 거기 두고 오려니까 마음이 참 그렇더라고요.”

어린 줄만 알았던 딸이 일찍이 부모를 떠나 독립해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뿌듯했다.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단숨에 인기 걸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일본에 진출해 한국에서보다 더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 모두 강씨에게는 가슴 벅찬 일들이라고 한다.

“도쿄돔에서 공연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정말로 어느 날 도쿄돔에서 공연을 하는 지영이를 보니 하늘로 날아갈 것처럼 기분이 최고였어요. 꿈이 현실이 된 거잖아요. 게다가 5만 명이 운집해 있는데 어찌나 어마어마하던지, 그 광경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딸이 제게 해주는 최고의 효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는 최소한의 역할로 도우미가 되어줄 뿐
세 딸을 둔 강건욱씨는 아이들이 원하는 일을 하고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믿고 누구보다 딸들의 생각을 존중해오며 살아왔다고 한다. 자기 일은 각자 자기가 알아서 선택하고 결정하되, 부모는 그 곁에서 아이가 힘들어 하고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가며 도와주면 된다는 것이다.

“내 아이가 놀고 싶어 하는 마당에서 다치지 않고 잘 뛰어놀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봐요.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만 나서면 되고요. 부모가 일일이 나서서 도와주는 것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요. 흘러가는 대로 맡겨두고, 이따금 가이드로서 아이의 마당을 살펴주고 다져주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딸이 하는 일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강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딸을 지켜보면서 뜨거운 관심을 쏟는다고 한다. 다만 앞이 아닌 뒤에서 조용하게, 급히 해결해줘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묵묵하게, 보이지 않는 슈퍼맨으로 움직일 뿐이다.

딸의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해온 카라 강지영 아버지 강건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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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이가 데뷔한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각 방송 모니터는 물론이고 인터넷에 강지영 이름 석 자를 검색해요. 사진, 기사, 댓글 등 일일이 찾아서 읽어보죠.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에는 어떤 사람들이 우리 지영이더러 ‘아빠가 백이 있어서 가수를 시킨다’, ‘성형수술을 했다’, ‘학교 다닐 때 무서운 일진이었다’라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했더라고요. 거짓말을 사실처럼 글로 퍼뜨리니까 어찌나 화가 나던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정식으로 신고하고, 항의하고 그랬어요. 전화해서 빨리 글 좀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고요. 물론 지금이야 별별 말들이 보이고 들려와도 눈 하나 깜짝 안 하죠(웃음).”

각 나라별 카라 팬 사이트에도 어느 곳 하나 빠뜨리지 않고 일일이 접속한다고 한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글을 올려본 적이 있는가 하면, 팬클럽의 부탁을 받아 강지영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힌 채 딸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글로 적어 전달한 적도 있단다. 심지어 딸을 대신해 학교를 찾아 과제물을 제출하거나, 바쁜 스케줄 탓에 학교를 빠져야 할 경우에는 직접 서너 장 분량의 체험 학습 신청서를 작성해 학교 선생님들을 찾아다닌 적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학교를 자주 드나들다 보니 가끔은 지영이가 아닌 제가 고등학교를 대신 다니는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웃음). 그래도 그런 기회들을 통해서 학교에 방문해 선생님 말씀도 듣고, 지영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조언도 들으니 참 좋더라고요. 부모로서 마음이 놓이기도 했고요.”

소속사와 의견을 교류하면서 다른 멤버의 부모님들과 꾸준히 소통해나가는 것도 아이돌의 부모로서 잘해내야 하는 몫이기도 하다. 특히 몇 년 전에는 소속사와 갈등을 겪으면서 소송까지 치러야 했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는데, 부모의 존재와 역할이 얼마나 큰지 다시금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때 참 힘들었어요. 그런데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그 일을 계기로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졌어요. 모두 잘 지내고 있고요. 규리, 승연, 니콜, 하라의 부모님들도 모두 좋은 분들이세요. 가끔 만나서 막걸리를 마시기도 하고, 아이들 공연 있을 때는 다 같이 현장에서 뭉치기도 하고요.”

강씨는 지난 어버이날에 손 편지와 함께 아내와 자신을 위해 각각 봉투에 2백만원씩을 담아 용돈을 준 막내딸의 정성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평소 통장 관리를 엄마에게 모두 맡겼음에도 자기 나름 용돈을 모아서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멋지게 잘 커준 딸에게 유독 더 고마운 마음이 깊어지는 요즘이라고 한다.

“저는 별로 해준 게 없어요. 그냥 지영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뿐이죠. 소질이 보인다면 가능성을 열어주고, 아이가 품고 있는 생각에 귀 기울이면서 그 꿈을 잘 서포트해주는 게 가장 부모의 현명한 지도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그래서 지영이가 지금처럼 훌륭하게 잘된 것일 테고요.”

■기획 / 노정연 기자 ■글 / 윤현진(프리랜서)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사진 제공 / DSP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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