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탑 니엘 어머니 이소영씨에게 듣는 ‘아이돌의 부모로 산다는 것’

틴탑 니엘 어머니 이소영씨에게 듣는 ‘아이돌의 부모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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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이돌 그룹 틴탑 멤버로 활동 중인 틴탑 멤버 니엘은 엑스트라
아역 배우에서부터 오랜 연습생 시절까지 두루 경험하며 차근차근 성장해왔다. 그 과정에서는 이름 없는 기획사로부터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변성기 무렵 슬럼프를 겪으며 잠시 방황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뚜렷한 목표와 겸손한 기다림으로 마침내 꿈을 이룬 그의 데뷔 전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길을 열어준 시작
틴탑 니엘 어머니 이소영씨에게 듣는 ‘아이돌의 부모로 산다는 것’

틴탑 니엘 어머니 이소영씨에게 듣는 ‘아이돌의 부모로 산다는 것’

요즘 초·중·고생들에게 “장래희망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너나 할 것 없이 “연예인이요”라고 답할 만큼 탤런트나 가수,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돌 그룹 멤버가 되고 싶어 하는 어린 친구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자녀들의 이러한 꿈에 대해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강하게 반대하며 아이의 꿈을 묵살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어떻게 해야 내 아이가 연예인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직접 나서는 부모들도 있다.

올해로 데뷔 4년째를 맞이하며 인기리에 활동하고 있는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틴탑의 멤버 니엘(20, 본명 안다니엘)의 경우에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늘 든든한 힘이 돼주었다고 한다. 매일같이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며 축구선수를 꿈꿨던 아들의 남다른 끼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연예인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이도 바로 어머니 이소영씨(46)였다.

“니엘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축제 무대에 올라가서 연극을 했는데 연기를 참 잘하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늘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쪽에 더 재능이 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대화를 하며 제 생각을 얘기했고, 니엘도 알겠다면서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평소 서로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편인데다가 니엘은 어느 집 아들보다 부모에게 순종적인 착한 아들이거든요. 그래서 엄마인 제 의견을 존중하고 잘 따라줬어요.”

이씨는 아들을 데리고 에이전시를 직접 찾아가 등록을 했고, 거기서 촬영한 프로필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아역 배우 오디션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캐스팅을 하겠다며 연락하는 기획사들도 많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이 술술 풀리지는 않았다. 한 기획사에서는 1년 동안 연기, 노래, 춤을 가르쳐주고 연예인이 될 수 있도록 계속 관리를 해주겠다며 2백80만원을 받아가서는 3개월 만에 더 이상의 진전 없이 흐지부지 끝나버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느 학원을 가더라도 배우려면 돈이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건 일종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기획사에서 자꾸 돌려가며 말을 할 때도 오히려 ‘그럼 대체 얼마를 내면 되겠냐’라고 단도직입으로 물어보고는 요구하는 비용을 선뜻 냈죠. 그런데 약속과는 달리 세 달 정도 연습을 시키다가 그 이후엔 제대로 된 수업이나 관리를 전혀 안 해주더라고요. 한 반에 15~20명씩 단체로 가르치고 기간도 짧다 보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요. 그때는 처음이라서 저도, 니엘도 잘 몰랐어요.”

기다림을 참아내고 슬럼프를 극복하고
틴탑 니엘 어머니 이소영씨에게 듣는 ‘아이돌의 부모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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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사기 기획사들에 데이고 쓴맛을 본 뒤로는 이씨가 직접 니엘을 데리고 다니며 오디션에 응시했다. 집에서 함께 드라마를 보며 TV 속 아역 배우처럼 대사와 표정을 따라 하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 캐스팅 오디션에 갈 때는 미리 받은 대본으로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연기 연습을 했다. 기약 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차분하고 겸손하게 언젠가 찾아올 때를 간절히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고 한다.

“연기 학원을 다니며 알게 된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열심히 오디션을 봤어요. 그 결과 영화, 드라마 등에 잠깐이나마 출연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고요. 어떤 역할이든지 배역을 가리지 않았어요. 그때 니엘 나이가 고작 열세 살이었는데 둘이서 고생 참 많이 했죠. 하루 종일 기다린 끝에 지나가는 행인 연기를 하거나, 데굴데굴 구르면서 몇 번씩 반복해 물에 빠지기도 했어요. 게다가 새벽에 집을 나서 다음날 새벽에 돌아오더라도 엑스트라나 단역에게는 밥 한 끼를 안 주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김밥이나 패스트푸드를 사 먹기 일쑤였고, 어떤 날은 미리 먹을 걸 싸가서 그걸로 하루를 때웠죠. 그러면서도 언제 불러줄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현장을 지키며 기다려야 했고요. 때로는 아들과 싸우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저는 니엘에게 현장에서는 무조건 웃고, 기분 나쁘거나 짜증나는 건 모두 엄마한테 풀라고 했어요. 그걸 다 듣고 참아주는 게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 과정을 통해 이씨는 아들과 함께 일찍이 세상에 눈을 뜨고, 몸소 부딪히며 얻은 깨달음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모든 경험은 큰 배움이 된다는 사실과 조바심 내지 않고 오랜 시간 희망을 그리다 보면 언젠가는 그 꿈에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얻는 시간이었다.

영화, 드라마, 지면 의류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석을 다진 니엘은 이후 가수의 길에 깊은 관심을 갖고 다시 노래와 춤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을 다니며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초에 변성기가 찾아오면서 맘고생을 치르고 슬럼프에 빠지게 됐다. 심지어 다니던 학원에서 “지금은 쉬어야 할 때”라며 얘기를 들으며 잘리기까지 했다.

“강남, 홍대 등 안 다녀본 학원이 없어요. 그런데 변성기 때문에 고음 처리가 안 되고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니까 학원에서 더 이상 가르쳐주지를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제가 인터넷을 검색해 평촌에서 개인 보컬 레슨을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분은 변성기가 지나갈 때까지 1년여 동안 노래하지 말고 발성 연습만 하라고 조언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니엘 입장에서는 힘들 수밖에 없었죠. 원하는 노래는 못하고 발성 연습만 하면서 기다리기만 해야 했으니까요. 그래도 니엘을 믿어주시고 이끌어주셨던 참 좋은 선생님이셨어요.”

가슴 벅찬 데뷔, 드디어 별을 쏘다
끝이 없는 기다림에 지쳐갈 무렵, 이소영씨는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앤디의 초이스’라는 오디션 정보를 발견했다고 한다. 남성 그룹 신화의 멤버 앤디가 롯데월드에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재능 있는 가수 지망생을 발탁한다는 소식이었다. 니엘의 보컬 레슨을 담당했던 선생님은 변성기에 자칫 무리가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반대했지만 이씨의 생각은 달랐다. 슬럼프에 빠진 아들에게 어쩌면 이번 기회가 신선한 자극이 돼줄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어떻게든 참가시키기를 원했다고 한다.

“바람 쐬러 놀러 가자면서 가족을 모두 데리고 롯데월드로 갔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니엘은 전혀 모르고 있었죠. 가족이 한창 놀이기구를 타고 놀 때 저는 오디션 무대 옆으로 가서 현장 접수를 하고는 순서를 기다렸어요. 니엘이 다 놀고 나서 제게 왔을 때 ‘이 오디션에 꼭 참가했으면 한다’라며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어요(웃음). 하도 갑작스러우니까 니엘은 무대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했고 한바탕 난리가 났죠. 걱정하지 말고 그냥 평소 연습했던 대로만 하면 된다고, 그냥 좋은 경험한다 셈치고 도전해보자고 계속 설득한 끝에 마침내 무대에 올랐죠. 결과는 뭐 예상한 대로 떨어졌어요. 아무래도 체계적으로 제대로 배우지 않았으니까 실력이 많이 부족할 수밖에요.”

틴탑 니엘 어머니 이소영씨에게 듣는 ‘아이돌의 부모로 산다는 것’

틴탑 니엘 어머니 이소영씨에게 듣는 ‘아이돌의 부모로 산다는 것’

하지만 며칠 후 오디션을 주최했던 기획사에서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한 번 더 오디션에 참가해보는 게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했고, 니엘은 다시 똑같은 무대에서 두 번째 도전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이씨와 니엘이 마음을 접어갈 무렵 기획사로부터 마지막 러브콜을 받게 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세 번째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다.

“당장의 실력은 부족하지만 목소리가 독특해서 연습을 시켜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연습생으로 그 기획사에 들어가 치열하게 트레이닝에 임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연습생들을 모아놓고 오디션을 치르고는 차례대로 탈락시키는 시스템이었는데,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아이들끼리 더 경쟁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게 된 거죠. 실력도 점점 늘었고요. 그 결과 드디어 2010년 7월에 틴탑이라는 그룹으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그때의 기획사가 바로 지금의 소속사이기도 하고요.”

이씨는 니엘이 데뷔하던 날의 감격을 지금도 잊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몰라서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함께 고생했던 지난 시간들이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며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내는 아들을 보자마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고 한다.

“제가 아들만 셋을 낳았는데, 그중 둘째인 니엘은 가장 착하고 애교도 많은 아들이에요. 반항 한번 하지 않고 늘 엄마 아빠와 자주 대화하고, 순수해서 누구 속일 줄도 모르고, 배려심도 깊어요. 좋은 게 생기면 형이나 동생에게 먼저 주려고 하고, 지금은 비록 숙소에서 생활하느라 떨어져 지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오거나 전화로 속 이야기를 다 털어놔요. 바르게 잘 커줘서 고맙고, 자랑스럽고, 기특한 아들이에요.”

니엘은 지난 3월에 엄마를 위해 안양에 작은 카페를 차려줬다고 한다. 4년 전 개척교회를 세우고 목사로 재직 중인 아버지와 그동안 자신을 뒷바라지하느라 수고해준 어머니를 위한 아들의 통 큰 선물이었다. 그런 까닭에 이소영씨는 요즘 주위로부터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연예인으로 키울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때마다 그녀의 대답은 항상 똑같다고 한다. 오래 참고 한 우물을 파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말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화려한 겉모습 뒤에 아이들의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는 힘든 일이에요. 단지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허영심을 품는 태도는 버려야 해요. 언젠가 꿈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서럽고 슬픈 일들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고요. 좌절하고 이겨내지 못하면 끝까지 못 가요. 얼마나 많이 참고, 기다리고, 끈질기게 매달리느냐에 따라 성공이 좌우되죠.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어려움을 나누며 아이가 견뎌낼 수 있도록 잘 다독여주고 응원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획 / 노정연 기자 ■글 / 윤현진(프리랜서) ■사진 / 김영길 ■사진 제공 / 티오피 미디어 ■장소 협찬 / 카페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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