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덕·이승훈 PD가 전하는 ‘땡큐’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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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숨 가쁘게 살아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잊게 되는 것들이 있다. 잠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시간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 SBS-TV ‘땡큐’가 매주 위로 여행을 떠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새로운 만남을 위해 끊임없이 짐을 꾸리는 박경덕·이승훈 PD. 두 사람이 직접 전해온 촬영장 카메라 밖 이야기를 공개한다.

박경덕·이승훈 PD가 전하는 ‘땡큐’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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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남자, 차인표
한때 ‘독한 토크쇼가 성공한다’라는 방송가 정설이 있었다. 소위 ‘치고 빠지는’ MC들이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고, 때문에 방어벽을 칠 자신이 없는 게스트들은 아예 출연하기를 주저하곤 했다.

SBS-TV 여행 토크쇼 ‘땡큐’에서는 그 누구도 거친 공격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게스트들은 마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바람이 아닌 뜨거운 햇볕이었다는 이야기를 증명하듯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고, 나아가 사회문제에 대한 소신까지 밝힌다. 세련된 포장이나 가식도 없다. 웃다가 울다가. 그것이 바로 ‘땡큐’의 힘이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일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 삶이 더 행복해질 텐데. 하늘이 맑아서 땡큐, 빗소리가 좋아서 땡큐. 음악이 좋아서 땡큐, 노을이 예뻐서 땡큐, 멋진 여자를 알게 돼 땡큐, 나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땡큐, 좋은 선물을 주고받아서 땡큐(웃음). 아이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모두가 아는 교감의 단어, ‘땡큐’라는 말처럼 우리들의 삶과 가장 가깝고 꼭 필요한 단어가 또 있을까요.”

함께하는 여행. 탁 트인 자연은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 프로그램의 파일럿 편에 출연해 눈물을 쏟았던 혜민 스님은 “어떻게 그렇게 속 이야기를 다 할 수 있었는지, 그것도 돌아보니 참 신기했다”라며 “산장이라는 곳에서 저녁 시간에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남들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하게 됐다”라고 각별했던 48시간을 회상했다.

“한 해 동안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1천만 명이 넘는다고 해요. 다시 말해 국민들의 1/5이 1년에 한 번 정도 해외로 떠난다는 거죠. 국내 여행까지 합하면 정말 많을 거예요. 현대인들은 왜 그렇게 여행을 계획할까요? 바로 여행이 주는 일탈과 자유 그리고 여정의 끝에서 느끼는 사랑과 감동 때문 아닐까요.”

프로그램의 ‘리더’인 차인표는 여러모로 고마운 사람이다. 그의 진가는 2년간 서로 연락을 끊고 지낸 김성령·성경 자매가 출연했을 때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화해에 서툰 이들 자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난 어른이 되고 30년간 동생에게 해준 게 아무것도 없다. 동생이 MIT에 합격해 기숙사에 데려다 주었는데 그게 마지막 갈림길이었다”라고 속내를 털어놔 감동을 더했다.

박경덕·이승훈 PD가 전하는 ‘땡큐’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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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말을 더 잘하고 더 웃기고 더 멋진 사람도 있겠지만(웃음), 차인표씨는 함께 여행을 하면서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사람이에요. 한결같은 진실함과 성실함으로 살아가는 그를 보면서 ‘아, 이 사람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여행하고 싶은 사람이 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어요.”

더불어 그는 어떤 사람, 어떤 순간, 어떤 장소와도 어울리는 오래된 벗 같은 존재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첫 촬영 당시 그는 ‘분노의 귀요미 송’을 자처해 불렀다. 드라마 속 진지한 자신의 캐릭터를 모아 만든 일명 ‘분노 시리즈’를 재치 있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어느 게스트가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두겠는가.

“어쩌면 차인표씨도 끊임없이 여행을 함께하고 있는 한 명의 여행자일지도 몰라요. 저희는 프로그램의 방향 자체를 MC가 질문을 던지고 게스트가 대답하는 형식이 아닌, 모든 출연자들이 함께 대화하는 여행으로 담아내고 싶어요. 따로 보조 MC를 두지 않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에요. 언젠가 차인표씨가 없는 여행을 갈지도 몰라요(웃음).”

박경덕·이승훈 PD가 전하는 ‘땡큐’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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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되는 여행의 동반자들
‘땡큐’ 제작진의 사전에는 ‘반드시’란 단어가 없다. 출연자들이 가고 싶은 곳이 바로 그날의 목적지다. 추억이 있는 장소든,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 곳이든 상관없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여느 토크쇼들과 달리 게스트들 사이 공통분모가 없다는 점이다. 배우, 스포츠 스타, 종교인까지 전혀 연결 고리가 없는 사람들이 만나 ‘인연’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에 착안했어요. 우리 모두는 자기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궁금증과 부러움, 열망이 있잖아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전혀 다른 길을 가는 사람, 혹은 같은 길을 가다가 다른 길로 떠난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비단 직업뿐이 아니에요. 종교, 사상, 언어, 음악, 색깔 그리고 시대 차이까지 분야도 정말 다양했어요.”

하지만 한 명의 게스트에게도 공을 들이기 어려운 제작 환경에서 서너 명의 게스트를 섭외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상황. 게스트들의 스케줄부터 희망사항을 모두 수렴하려다 보니 한 번에 쉽게 성사된 적이 없다.

“하물며 친구들과 여행 날짜 잡는 것도 쉽지 않은데, 바쁜 분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일은 오죽할까요(웃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모든 것들이 ‘짠’ 하고 정리된 적이 없었어요. 게스트들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다르고, 여행하고 싶은 때와 장소가 맞지 않다 보면 조율하는 과정이 뒤엉킬 수밖에 없죠. 그래서 작가들이 고생해요. 아! 가장 힘이 빠지는 순간이 바로 그런 때예요. 섭외가 됐는데 다른 분들과 일정이 맞지 않아서 출연할 수 없을 때. 참 아쉬워요.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만난 사람들이라 더욱 특별한 관계로 이어지는 듯해요.”

박경덕·이승훈 PD가 전하는 ‘땡큐’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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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땡큐 패밀리’가 된다. 이문세, 하지원, 서희태 편에 출연해 인연을 맺는 세 사람은 방송 후 이문세의 콘서트장에서 다시 만났다. 하지원과 서희태가 공연장을 찾아 그를 응원했다고 한다.

“긴 여행을 고작 1시간 안에 줄여서 편집해야 하다 보니 못 담는 부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 것 빼고는 촬영하는 과정이 항상 즐기는 분위기라 그런지 고단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다른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가장 보람된 순간은 여행 후 게스트나 시청자들이 ‘땡큐’라고 말씀하실 때예요(웃음). 참 소중한 감정이고 행복한 순간이에요.”

다양한 인생, 다양한 여행. 이제 겨우 반년을 보냈다. 함께한 이들 모두가 소중하기에 촬영을 하며 만난 여행지의 일반인 한 명 한 명도 전부 기억에 남는다. 담백하고 부드럽게 시청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땡큐’가 되길 희망해본다.

“여행지에서 만난 할아버지, 외딴 마을의 된장국 한 그릇에도 인생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고 믿어요. 앞으로도 만나서, 맛있어서, 웃어서, 추억이 돼서, 그리워서, 배워서, 감동을 주고 나눠서 ‘땡큐’인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박경덕·이승훈 PD가 전하는 ‘땡큐’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박경덕·이승훈 PD가 전하는 ‘땡큐’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제공 / 박경덕,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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