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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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헤어진 지 1년이 넘었다. 모두 공개됐지만 모든 것을 말하진 않았다. 그러나 간신히 아문 상처를 다시 헤집을 필요는 없다. 켜켜이 쌓였던 응어리는 어느새 풀어지고 색이 바랬다. 서로 좋은 길을 가길 바랄 뿐이다. 세월이 흘렀나? 상처가 있었나? 아! 무색할 정도로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다. 2013 S/S 파리 패션위크의 트렌드 메이크업을 하고 어떤 드레스보다 감각적인 색감의 김영세 디자이너 의상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김보연이다.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김보연, 왜 점점 예뻐질까
“저를 만나려면 H호텔 피트니스센터로 오시면 돼요.”
뒷라인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입은 김보연(56)의 등 근육이 20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탄탄해 보인다. 태양빛을 받은 피부는 반짝반짝 윤이 난다. 더욱 젊고 아름다워진 비결을 물었더니 3백65일 빼놓지 않는 헬스와 승마라고 한다.

“요즘은 드라마 촬영 때문에 좀 쉬긴 했는데 나이 들면서 더욱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웃음). 점점 얼굴 살이 빠지니까 주름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렇다고 부자연스러운 시술이나 성형은 별로 하고 싶지 않고요. 운동하니까 확실히 유지가 되네요.”

그녀는 과감한 포즈와 생기 넘치는 표정을 여유롭게 만들어낸다. 사진작가의 그 어떤 요구에도 거리낌이 없다. 표독스러운 표정을 짓다가도 박장대소하기도 한다. 또 어느샌가 눈물 한 방울을 똑 떨어뜨린다. 지켜보는 이들은 내내 돋은 소름을 가라앉히며 탄성을 토해낸다.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거구나. 김보연이 몸소 보여준다.

“어릴 때는 사진 찍히는 게 제일 어렵고 겁을 냈어요. 노출도 좋아하지 않고요. 배우라면 남들이 못하는 걸 거침없이 해야 하는 직업인데… 전 건방지게 왜 하지 않았을까요? 요즘 과감한 젊은 친구들을 보면 참 근사해 보여요. 요즘 저는 ‘내 직업은 배우다’라며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남 눈치 안 보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믿을지 말지는 독자들의 판단이지만 김보연은 평소 마사지 관리도 잘 받지 않고 특별한 화장품도 쓰지 않는단다. 허리와 등, 팔 운동까지 전신운동이 가능한 승마 또한 젊음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

“잠깐 주름을 숨겨봤자 70세 올 거 안 오는 거 아니니까. 자연스럽게 세월 따라 가는 거죠. 시청자와 함께 늙어가는 것. 배우는 나이에 맞게 열심히 연기하면 되는 거고요. 정혜선·김혜자 선생님의 카리스마 연기를 보면 다들 멋지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나이 먹고 싶어요.”

그녀는 내년 가을까지 모든 스케줄이 꽉 찼다고 한다. 마치 탄탄한 철벽같은, 관록의 중년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젊은 시절보다 더욱 활발한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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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뭐가 그렇게 부끄러웠는지, 다리가 길지 않은 것도 콤플렉스여서 늘 숨기기만 했어요. 요즘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과감하게 내보이고 주름도 괘념치 않고 웃으니 주위 사람들에게 더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발랄한 후배들에게는 “선생님, 코 하신 거죠?”, “이마 어디서 하셨어요? 정말 잘되셨다”라는 말도 듣는다. 자로 잰 듯이 완벽한 옆선은 타고난 자연 발생적(?) 라인이다.

“성형했냐는 질문을 받는 것도 나름 기분이 괜찮아요. 제가 한창 활동할 당시에는 다소 복스러운 인상의 배우들이 인기가 많았어요. 오목조목한 제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죠. 제가 지금 태어났다면 평가는 또 달라졌을지도 몰라요. 시대를 잘못 태어난 건가?(웃음)”

세월이 묻어나는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여배우. 김보연의 남은 목표다.

연예계 인맥의 중심, 김보연이 있다
외국 생활을 오래했던 그녀는 때와 장소에 맞는 의상을 중요시 여긴다. 후배 탤런트 소유진의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했을 때 그녀가 입었던 우아한 블랙 이브닝드레스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연예인 결혼식 하객 의상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신부 드레스만큼이나 하객들의 의상에 주목을 많이 하죠. 나름 제가 만든 분위기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제가 (전노민과) 재혼할 당시 하객분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청바지나 운동화는 되도록 자제해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이경실씨가 ‘그럼 나 드레스 입고 가?’라고 묻더라고요. ‘그럼 정말 고맙지’ 했더니 예쁜 세미 드레스를 입고 왔더군요. 그 이후로 스타들의 결혼식 하객들도 정장이나 세미 드레스로 멋을 내기 시작한 거죠.”
지난 8월에 결혼한 톱스타 이병헌·이민정의 결혼식에도 그녀는 참석했다. 신랑 이병헌과의 오랜 인연 덕분이다.

“저는 원래 연예계에 친한 사람들이 없어요. 제가 해줄 것이 없거나 뭔가 해주지 못하는 걸 못 견뎌해요. 부담스럽고 무서워요. 어릴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해서 그런지 과잉 친절은 잘 못 받아들이겠어요. 그렇게 사람들을 멀리하다 보니 ‘절친’이라 할 사람이 없죠. 후배들 중에는 이병헌씨나 이태곤씨가 안부 전화를 주곤 해요. 1년 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만나도 변함없이 착하고 편한 후배들이죠.”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주변에 사람을 많이 두는 편은 아니지만 한 번 인연을 맺으면 길게 이어지는 타입이다. 자주 연락하진 못하지만 서로 응원하고 평안하길 기원하는 사람들은 많다. 톱스타들도 접근하기 어렵다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도 두 번째 출연이다. 김보연을 임성한 작가와의 유일한 연결 통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작 ‘신기생뎐’ 할 때까지도 임 작가를 못 만났어요. 그런데 작품 끝나고 밥을 한 번 사더라고요. 그 이후로 그분이 전화를 하셔서 몇 번 더 만났지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임 작가와 제가 친하다고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그분 전화번호도 몰라요. 그 이후로 전화번호를 바꾼 것 같은데 저한테 알려주지도 않은걸요.”

현재 출연 중인 MBC-TV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대본 리딩 일정이 따로 없어 작가의 얼굴을 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한다. 게다가 이번 드라마의 캐스팅은 손문권 PD가 생전에 주도적으로 해놓은 상태였다고.

“여주인공인 전소민씨도 손 PD가 생전에 캐스팅해놓았던 거예요. 저 역시 전작에서 함께한 인연으로 캐스팅된 거고요. 임 작가는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의 손길이 담긴 작업물이니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갔던 거겠지요.”
김보연은 오는 11월 방영 예정인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제)’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녀는 김수현 작가의 1979년 드라마 ‘엄마 아빠 좋아’를 통해 데뷔했고 수많은 드라마를 함께해왔다. 굳이 작품 수로 구분하자면 그녀는 ‘김수현 사단’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이번 작품에서는 할머니 역할이에요. 필요하다면 노인 분장을 하겠다고 했어요. 지금까지 늘 예쁘고 화려한 역을 했으니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보연이 노인 역할도 할 수 있다’라고 잘난 척하고 싶은데 말이죠. 김수현 선생님은 저를 스무 살 때부터 봐왔고 누구보다 절 잘 아시니까요. 제 잠재력을 믿고 캐스팅해주신 것 같아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잘해야 된다고 엄청 부담 주고 계세요(웃음).”

그녀는 이미 새로운 캐릭터에 푹 빠져 설레는 모습이 역력하다. 30년 넘게 같은 일을 해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욕심이 남아 있다면 천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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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넘어갈 수 없는 두 사람 이야기
김보연은 2012년 3월, 전노민과의 8년간의 결혼생활을 끝으로 합의 이혼했다. 대한민국 대표 연상연하 커플로 늘 사이좋은 부부였기에 그 충격은 컸다. 자연스레 재정 문제로 인한 ‘위장 이혼’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고 일부는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저는 그분 전화번호도 몰라요. 그분도 바뀌고 저도 바꿨으니까요. 지금은 그냥 서로 잘되길 바랄 뿐이지요. 부부간 문제는 당사자들만 안다고 하잖아요. 당시 서로 조금씩 참았다면 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쩌겠어요, 어차피 결과가 이렇게 된걸요.”

두 사람이 이혼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노민이 몇몇 프로그램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고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내에게 더 이상 부담을 줄 수 없는데다 미안한 마음에 먼저 이별을 선언했다. 두 사람이 감정적인 문제로 헤어진 경우가 아닌 것이다. 혹여 미련이 남지 않았을까?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잖아요. 마음의 정리가 다 된 상태예요. 그런 고민도 했어요. ‘혹시 방송국에서 마주치면 어떡하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인사하고 지나가겠지요. 둘이 살면서 큰 소리 내며 싸워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김보연은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를 웃음으로 지워낸다. 어차피 과거의 일이다. 어찌 됐든 그녀는 전국의 모든 연상녀들에게 큰 용기를 심어준 셈이다.
“요즘은 나이 어린 남자를 만나도 이상하게 보거나 흠이 되지 않잖아요? 오히려 많은 나이 차가 여성들의 능력과 미모를 대변하게 됐지요. 제가 시초였고 또 분위기 조성에 어느 정도 공헌했다고 인정하시죠?(웃음)”

아름다운 그녀에게 찾아오는 ‘여자의 행복’을 굳이 피할 이유는 없다. 빨리 멋진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시원하게 털어놓는다.

“사실 ‘혼자 있어도 외롭고 둘이 있어도 외롭다’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지요. 근데 저는 특히 외로움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아이들도 커버리고 또 갑자기 바뀐 환경에 문득문득 공허함이 밀려오기도 해요. 기회가 된다면 좋은 사람을 만나서 멋진 사랑을 하고 싶어요. 남은 인생이 짧잖아요.”

늘 엄마의 행복을 응원해주는 속 깊은 두 딸도 그녀에게는 힘이 되는 존재다. 큰딸 김은서양은 현재 고려대 국제학부에 다니며 엄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둘째 은조양은 미국 UCLA에서 유학 중이다.

“두 딸 모두 독립심이 강해요. 식사를 차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먹죠. 큰딸은 학교에 다니면서도 영어 학원 강사와 모델 아르바이트도 한다고 해요. 어떤 일인지 자세히 묻지도 않았어요. ‘돈은 받고 일하니?’라고 물어보기만 했어요.”

어느새 휴대전화에 저장된 딸들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여념이 없다. 자랑스럽고 듬직해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들이다. 굳이 간섭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갈 아이들이라 믿는다.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김보연 “새로운 사랑 해야죠. 당연히!”

“딸들 일에는 관여하지 않을 거예요. 혹여 배우의 길을 간다고 해도 반대할 이유도 없고 밀어줄 필요도 없어요. 자기가 좋으면 하는 거죠. 무슨 일이든 시킨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좋아해야 미칠 수 있고 미쳐야 성공하는 거 아니겠어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은 본보기라는 것이 김보연의 교육 철학이다. 옆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만 보여주면 아이들은 저절로 교육이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지금까지 잘못한 것도 참 많은데, 사람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에요.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말고 살아야지요.”

그녀는 어떤 연예인보다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편견일 뿐이다. 그 흔한 백화점 쇼핑을 해본 적 없고 단지 지하 식품 코너로 빵을 사러 간단다. 쇼핑은 미국에 사는 동생네 집에 놀러 갈 때마다 아웃렛을 이용한다. 뭔가 바라고 일을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기쁨. 그것의 가치를 아는 김보연이 그 어떤 화려한 셀렙보다 빛이 난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도희(프리랜서) ■의상 협찬 / 김영세 오뜨꾸뛰르(02-514-9642) ■헤어&메이크업 / 이훈숙, 오철수(THE SERI, 02-514-0721) ■장소 협찬 / And.You(031-775-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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