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화의 선택 “이번엔 대한민국을 꽉 잡아볼게요”
“저는 솔직히 시청률 10%를 넘는 드라마를 해본 적이 없어요. 늘 제 가슴속에만 남기고 드라마는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죠. 이번만은 모두의 마음속에 남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 할머니로 출연하는 고두심 선생님께서 ‘너, 동남아를 꽉 잡고 있다며?’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번 드라마를 기회로 대한민국을 꽉 잡아보고 싶네요(웃음).”
KBS-2TV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은 꿈을 잃고 방황하는 미래(윤은혜 분)에게 어느 날 갑자기 ‘미래에서 온 자신’이라며 미래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낯선 중년의 여인(최명길 분)이 나타나는데, 이들 두 여자의 좌충우돌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정용화는 미디어 재벌인 할머니(고두심 분)의 손자로 방송국을 이끌기 위해 언더커버 보스로 일하는 말단 VJ 박세주 역을 맡았다.
“그룹 활동을 하면서도 드라마 대본을 많이 받긴 했어요. 이 대본은 일본 투어를 하던 중 건네받게 됐죠. 그 전에 현지 신문에 실린 오늘의 운세를 봤어요. ‘오늘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날 받은 대본 제목이 ‘미래의 선택’이었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우연치고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는 마치 운명처럼 이번 드라마를 선택하게 됐다. 촬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몰입과 이해가 쉬웠던 작품은 없었다.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제일 걱정했던 부분은 재벌 연기예요. 저는 재벌 비슷하게도 살아보지 못해서 감을 잘 못잡겠더라고요. 가락국수를 먹는 신이 있었는데 대본에 ‘가락국수 먹는 세주, 먹는 모습도 고풍스럽다’라는 지문이 있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국수를 고풍스럽게 먹을 수 있을까? 말아서도 먹어보고 했는데…, 그 모습은 드라마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웃음).”
미래를 알게 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까, 불행한 일일까? 아니면 이미 정해진 운명에 대항하는 부질없는 일일까? 마지막으로 정용화에게 드라마에서처럼 미래를 알 수 있다면 가장 궁금한 것은 무엇일지 물어봤다. 로또 번호 아니면 주식 정보?
“저는 로또 번호보다는 가족의 건강이 가장 궁금할 것 같아요. 앞으로 가족에게 병이 찾아온다면, 그걸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볼 거예요.”
건강한 청년이 고른 건강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드라마 ‘미래의 선택’은 결국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길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니 현재를 더 열심히 살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정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