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1열에서 보는 조승우

안방극장 1열에서 보는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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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가 SBS-TV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로 드라마에 복귀했다. 그에게 연기대상을 안긴 MBC-TV 월화드라마 ‘마의’ 이후 1년 만이다. 한동안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하던 그는 오랜만에 찾은 안방극장에서 예측 불허의 매력을 선보인다.

조승우(34)는 안방에서 보기 힘든 배우다.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이후 15년 동안 출연한 드라마는 지난해 ‘마의’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주로 스크린과 뮤지컬 무대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오던 그가 1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타임워프 스릴러 장르의 ‘신의 선물’이다. 유괴된 딸을 살리기 위해 2주 전으로 시간 여행에 나서는 모정을 그린 이번 작품에서 그는 이보영이 연기하는 주인공 김수현을 도와 의문의 납치범과 치열한 두뇌 게임을 벌이는 흥신소 사장 기동찬 역을 맡았다.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해보는 현대물이자 액션물이다.

안방극장 1열에서 보는 조승우

안방극장 1열에서 보는 조승우

“저는 이기적인 연기자예요. 제가 재미가 없으면 출연하지 않아요. 작품과 캐릭터가 무척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이보영 누나와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캐스팅 당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막바지 공연 중이었는데 3일 만에 출연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언뜻 보기에 기동찬은 사람들에게 ‘초절정 양아치’라 불릴 만큼 가볍고 거친 인물이다. 법이나 정의와는 담쌓고 산 지 오래. 한때는 잘나가던 강력계 형사였지만 집안의 과거사가 알려지며 경찰복을 벗게 된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조승우는 자신이 맡은 기동찬에 대해 “정답이 없는 인물이다”라고 소개하며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회를 거듭하며 예측 불허의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감정이 녹아든 맛깔스러운 사투리 연기부터 몸에 밴 듯 무르익은 생활 연기, 자연스러운 액션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가볍기 그지없는 양아치에서 직감적인 본능과 눈빛이 살아 있는 전직 형사를 오간다.

사실 ‘마의’에 출연할 당시 그는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몇 개월 동안 인격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 때문에 섣불리 드라마에 도전하지 못했다”라며 드라마 작업에 대한 부담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TV 드라마에서 그를 보기 어려웠던 이유다. 하지만 “요즘에는 영화들이 소재 고갈과 진부한 이야기로 작품의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오히려 참신한 소재를 가진 드라마가 많아졌다. 방송 이후 바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알 수 있는 것도 좋다”라며 드라마 작업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첫 드라마 도전에서 2012년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던 그는 이제 ‘대상 배우’라는 또 다른 타이틀을 얻게 된 상황이다. 대상 수상 이후 첫 작품을 선보이며 부담이 없지 않을 듯. 그는 수상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대상에 대한 이야기가 불편한 건 사실이에요. 당시 수상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연기대상을 받을 만한 입지는 아니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그가 ‘잘못된 심판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닌 듯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쌓아온 연기 내공을 한껏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없이 진지한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가 하면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그의 연기력은 시청자들로부터 ‘역시 조승우’라는 찬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조승우의 공연을 보기 위해 치열한 좌석 전쟁을 벌이던 그의 팬들은 “안방극장 1열 VIP 좌석에서 그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입을 모을 정도. 팬들뿐 아니라 제작진 역시 “연기에 대한 몰입과 열정이 그 누구보다 뜨거운 배우다”라며 그의 치명적인 매력을 칭찬하고 나섰다.

예측 불허, 종잡을 수 없는 기동찬이라는 인물에 녹아든 모습이 동료 배우들은 물론, 촬영 스태프 모두를 만족시킬 정도로 열연하고 있다고.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가볍게, 코믹과 신파를 넘나드는 감정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조승우. 안방극장 1열에서 시청자들은 그의 또 하나의 대표작이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게 될 듯하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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