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성, 누아르 영화로 변신시도

배우 지성, 누아르 영화로 변신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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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성의 작품은 달콤했다. 2011년 ‘보스를 지켜라’, 2012년 ‘나의 PS 파트너’, 2013년 ‘비밀’ 등 그의 대표작은 모두 멜로물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실장님 캐릭터가 스스로 지루했던 탓일까. 이번엔 묵직한 누아르 영화를 택했다.

지성(37)이 신예 이도윤 감독의 ‘좋은 친구들’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주지훈, 이광수와 함께한 수컷 냄새가 진하게 나는 영화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우 셋의 조화가 꽤나 흥미롭다.

배우 지성, 누아르 영화로 변신시도

배우 지성, 누아르 영화로 변신시도

“누아르풍의 영화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에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처음엔 캐릭터가 좀 심심하지 않나, 걱정도 됐지만 읽을수록 흡입력을 느꼈죠. 뭔가 묘하고 강렬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어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현태 역을 맡았다. 의문의 화재로 한순간에 가족을 잃고 모든 것을 의심하며 사건을 파헤쳐가는 인물이다. 그동안 지성이 연기한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르다. 말투도, 표정도 냉정해졌다. 여느 때처럼 살갑고 다정한 지성을 기다린 팬들이 실망하지는 않을까.

“사실 제 실제 모습은 현태와 훨씬 가까워요. 그동안 가벼운 모습을 많이 연기했지만 저란 사람 자체가 원래 진지하고 재미없거든요(웃음). 배우로서 못 해본 장르는 계속 도전할 생각이에요.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하는 작업이 설레고 보람돼요.”

극중 현태가 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표정, 목소리 톤, 몸짓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했다. 액션 장면이 많은 영화라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됐다. 부산 시내를 3일 동안 뛰어다녔더니 골반이 틀어지기도 했다.

“현태가 처음으로 감정을 터트리는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직업이 소방관이라 방화 신발을 신고 계속 뛰어야 했는데 무릎이 빠질 것 같더라고요. 몸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었죠.”

인터뷰를 마칠 무렵 여배우가 없어서 섭섭하지 않았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답은, 싹싹하고 유쾌한 주지훈과 분위기 메이커 이광수가 여느 여배우보다 더 예뻐 보였다고. 본인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을 지키며 서로를 응원할 정도였다니 셋의 궁합은 합격점을 줘도 되겠다.

“지방 촬영이 많았어요. 셋이 매일 모여 밥 먹고 술 마시면서 정이 많이 들었죠. 처음엔 두 사람에 대한 편견도 있었어요. 그래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작업을 시작했는데 무척 잘 맞아서 저도 놀랐어요(웃음). 믿을 수 있는 두 배우와 연기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실제로 만난 지성은 차분하고 진중했다. 그래서 현태가 된 모습이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편안해 보인다. 특유의 눈웃음과 애교스러운 말투를 기대한 기자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꾸준히 연기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는 그의 각오를 들으니 위로가 좀 된다. 다음 영화에선 또 어떤 눈빛을 보여줄지 기대해봐야겠다.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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