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4년만에 그가 돌아왔다

강동원, 4년만에 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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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의 공백은 꽤 긴 시간이었다. 강동원이란 배우의 필모그래피가 대중의 기억 속에서 흐려지던 차, 그가 돌아왔다. 서른이 넘어도 앳된 소년 같던 그가 깊고 슬픈 눈을 가진 어엿한 10년 차 배우가 된 걸 보니 기다린 보람이 있다.

강동원(34)도 연기가 그리웠다. 소집 해제 직후 2년 동안 영화 스케줄을 빼곡하게 잡을 정도로 작품에 대한 갈증이 컸다. “닥치는 대로 열심히 연기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혀온 그는 복귀작으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만든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를 택했다.

강동원, 4년만에 그가 돌아왔다

강동원, 4년만에 그가 돌아왔다

“감독님과 사석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대화가 정말 잘 통했어요. 그때 영화 얘기를 처음 들었는데, 재미있더군요. 시나리오도 나오기 전이었지만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죠. 전반적인 스토리 자체에 매료됐어요.”

영화 ‘군도’는 19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의적단과 권력가의 대결을 풀어낸 액션 영화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최고의 무술 실력을 가졌지만 서자 신분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고 백성들을 악랄하게 수탈하는 ‘조윤’을 연기한다.

“조윤은 조선 최고의 무관이에요. 그런 만큼 검을 정말 잘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했어요. 내면에 깊은 슬픔을 간직한 감정도 잘 표현해야 했죠. 몰입도가 높은 캐릭터라 나중엔 정말 조윤으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촬영했어요.”
강동원은 이번 영화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전우치’, ‘의형제’ 등의 전작에서 줄곧 선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에게는 꽤 큰 모험이다. 잘 어울릴까 염려하기도 했지만 기우였다. 고운 얼굴선에 살기가 서리니 신비로운 느낌이 뿜어져 나왔다.

“나쁜 캐릭터지만 동시에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배우로서 갖고 있는 색과 합이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그토록 하고 싶었던 연기였지만 오랜만의 촬영은 낯설고 어려웠다. 촬영을 시작한 뒤에도 몇 달 동안은 연기의 흐름을 잡지 못해 힘들고 답답했다고 한다.

“시간이 필요했어요. 공백이 길었으니까. 제가 갖고 있던 장점이나 노하우도 많이 잊어버린 상황이었죠.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데뷔한 지 10년이 넘은 만큼 이제 좀 편하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웃음). 그래도 현장에 돌아오니까 행복해요.”

스스로는 연기가 힘들었다고 말하지만 영화 관계자들은 ‘강동원은 역시 강동원’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무술감독은 “우리나라에서 검을 제일 잘 쓰는 배우”라며 칭찬하고, 촬영감독은 심지어 “난 강동원 없었으면 이 영화 접었어”라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연기가 어렵다는 그의 고백은 괜찮은 배우의 겸손한 투정쯤으로 여겨야겠다. 스크린에 꽉 찬 그의 얼굴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강동원, 참 잘 돌아왔다.’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김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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