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을 전하는 포토그래퍼 유연석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지는 셔터 소리에 유연석(30)이 미소로 화답한다. 그러고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가 그랬듯 다정다감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문을 연다.
“아버지가 선물해준 수동 카메라 라이카 M3로 사진을 처음 접하게 됐어요. 취미였던 사진은 배우로 활동하면서 더 가까워졌죠. 사진을 통해 얻게 되는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자리까지 마련하게 됐어요.”
이번 사진전의 타이틀은 ‘아이’다. 눈을 뜻하는 ‘아이(Eye)’와 어린이를 뜻하는 ‘아이’, 두 단어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사진전이 열리는 갤러리 이룸에는 그가 지난 2월 에티오피아로 여행을 떠나 만났던 아이들의 사진 20여 점이 전시돼 있었는데, 수익금 전액을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인 그는 이번 사진전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아이들을 찍고 싶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던 중 아프리카로 향하게 됐어요. 보통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떠올리면 선입견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전 그 아이들에게도 꿈과 행복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들의 밝은 모습과 제가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했어요. 많이 부족하지만요.”
꿈과 희망이라는 주제를 갖고 떠난 여행. 그는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과 꿈을 공유했다. 사진전을 열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의 꿈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무척이나 현실적이에요. 전기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물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것이죠. 실제로 제가 방문한 학교도 전구에 불이 안 켜져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런데도 학교에 모여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어요.”
원색을 좋아하는 아이들, 미소가 예쁜 아이들,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는 아이들…. 모든 작품들이 그에게는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 그래서일까, 하나하나 설명하는 그의 목소리에 에너지가 넘친다.

1 유연석이 아프리카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2 영화 ‘올드보이’에 함께 출연하며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유지태가 사진전을 찾았다.
최근 ‘꽃보다 청춘’ 촬영차 방문했던 라오스. 사전 예고 없이 찾아온 제작진에 의해 급하게 출국하면서 카메라를 챙기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반드시 휴대한다고 한다.
“즉흥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생길 때마다 작업할 수 있도록 늘 카메라를 갖고 다녀요. 아직까진 정해진 것이 없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또 한 번 사진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제 사진 속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기억하길 바라요. 또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유지되도록 후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김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