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세 드라마 ‘전설의 마녀’ 촬영장 비하인드 스토리
교도소 10번 방 왕언니로 특별 출연한 김수미의 맛깔 나는 연기 덕분에 수감 생활 에피소드를 더 오래 보고 싶다는 팬들의 청원이 있었지만, 이제는 네 마녀가 모두 출소해 박근형, 전인화, 변정수를 필두로 한 신화그룹과 본격적으로 맞서는 활약이 전개될 예정. 맨손으로 세상과 싸우는 기 센 언니들을 통쾌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대세 드라마 ‘전설의 마녀’ 촬영장 비하인드 스토리
기자가 일산 MBC 드림센터 7층에 위치한 세트장을 찾은 날은 11, 12회 방송분 촬영이 진행 중이었다. 리허설을 마치고 오후부터 시작된 촬영. 세트장 공사가 늦어져 1시간가량 녹화가 미뤄졌지만 배우들은 쉴 틈도 없이 대본을 외우고 연기 합을 맞춰보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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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금 나와라 뚝딱’에 이어 MBC-TV 주말드라마에만 세 번째 출연하는 한지혜. 그녀가 MBC-TV 주말드라마에 출연하면 흥행한다는 공식이라도 생긴 걸까. ‘전설의 마녀’ 시청률도 순항 중이다. 촬영장에서 실제로 그녀를 본 소회를 밝히자면 ‘과연 주연배우답다’라는 것. 점심 식사도 거른 채 대본을 외우고, 선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밝게 인사하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고 싹싹하던지. 그나저나 신화그룹의 계략에 또다시 유치장에 갇히게 된 수인은 무사히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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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녀가 함께 살았던 10번 방의 방장이자 1급 모범수로 30년 만에 출소한 복녀. 같은 방을 쓰던 3명의 동생들을 딸처럼 여기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다.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갔지만, 진짜 범인은 신화그룹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에 따라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어딘가 약간 모자란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순수하고 소박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새치가 듬성듬성 난 파마머리, 수수한 옷차림으로 등장하는 배우 고두심. 하지만 배우의 가장 좋은 분장은 ‘연기’란 말이 있지 않은가. 어디 하나 꾸미지 않았지만 존재만으로도 포스가 느껴지는 그녀가 오늘 촬영의 첫 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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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이 유치장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온 우석. 복녀와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조감독이 “NG!”를 외쳤다. 이유는 우석의 빨간색 ‘땡땡이’ 양말이 눈에 거슬렸기 때문.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하석진이 멋쩍은 듯 웃으며 발을 냉큼 탁자 밑으로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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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본색’을 속인 채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두 사람. 월한은 신화그룹 본부장으로, 풍금은 뉴욕 유학파로 신분 위조를 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우아하게 통화하는 장면. 아직은 서로가 고시원 옆방에 살고 있다는 걸 모르는 상황이라 더욱 재미있는 신이 연출됐다.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던 이들이 마주치는 날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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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분위기의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사람은 손풍금 역의 오현경. 입만 열면 육두문자와 음담패설에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센’ 언니의 레이더망에 딱 걸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고시원 옆방 탁씨 아저씨다. 밤마다 야한 영화로 소음을 일으키더니 이날은 공용 밥솥까지 통째로 가져다 혼자 만찬을 즐기는 게 아닌가.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탁씨 아저씨에게 전면전을 선포한 그녀. 속사포 대사를 내뱉다 말이 꼬여 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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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전문 배우’로 주부 시청자들의 싸늘한 눈총을 받았던 이종원의 변신이야말로 이 드라마에서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다. 신화그룹 안주인 차앵란(전인화 분)의 운전기사로 돈 많고 명 짧은 과부 사모님을 만나 팔자 펴는 게 소원인 이 남자. 겉모습은 멀끔하지만 가진 것 하나 없는 빈털터리로, 여자들 꾀는 능력이 워낙 탁월한 인물이라 이름도 ‘탁월한’이다. 배가 고팠던지 밥통을 꼭 껴안고 폭풍 ‘먹방’을 선보인 이종원을 보며 감독이 외쳤다. “경험이 없으면 저렇게 못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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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하이라이트이자 엔딩신. 복녀는 유치장에 갇힌 수인을 찾아왔다. 밥은 먹었는지, 춥진 않았는지를 묻는 복녀의 말에 수인은 대답 대신 눈물만 뚝뚝 흘렸다. ‘10번 방’에서의 인연으로 서로를 엄마와 딸처럼 여기게 된 두 사람의 애틋한 재회 장면은 지켜보는 사람도 코끝이 찡해지게 했다. 8회 방송 말미, 희망에 차서 교도소를 출소하던 수인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궁금하다면 본방을 사수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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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호텔의 셰프이자 부인과 사별하고 홀로 딸 별이를 키우는 싱글 파파 남우석(하석진 분). 냉정하고 칼 같은 성격이지만 딸에게만은 세상에 둘도 없이 다정하다. 교도소 내 직업훈련원에서 제과제빵 수업을 하며 수인의 착한 심성을 알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복수를 돕는 인물. 데뷔 후 첫 아빠 역할을 맡은 하석진은 쉬는 시간에도 별이를 살뜰하게 챙겨주었다. 별이 역을 맡은 아역배우 이한서 양은 실제로도 극중 나이와 같은 여섯 살. 어쩌면 그렇게 똑 부러지게 대사를 외우고, 어른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연기를 잘하는지. 촬영장의 ‘귀요미’로 보고 있으면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에 자동으로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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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듯 마당 전경을 촬영해야 하는 장면. 기와지붕 처마가 자꾸 카메라 앵글에 걸려 결국 처마를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돌발 상황에도 손발을 척척 맞춰 대처하는 스태프들의 찰떡호흡 덕택에 중단됐던 촬영은 10분 만에 재개됐다. 좋은 그림을 담기 위해 무거운 카메라를 든 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촬영감독과 몸 사리지 않는 수많은 현장 스태프들의 프로 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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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이 장인어른 박이문(박인환 분)과 함께 살고 있는 예쁜 한옥집은 스티로폼 기와와 플라스틱 돌로 만든 가짜 한옥이었다는 사실!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안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