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의 아홉 번째 이야기 My Sw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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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이 서울 이태원로에 또 하나의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벌써 아홉 번째다. 이번에는 디저트를 중심으로 브런치 메뉴와 베이커리를 내세웠으며, 밤에는 술 한 잔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들로 채웠다빵 굽는 향기가 레스토랑 이름처럼 달콤하기만 한 홍석천의 ‘마이스윗’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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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디저트 카페를 열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는 홍석천이 꾸민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2002년 마이엑스를 시작으로 마이치치스, 마이타이, 마이스틱 등 총 7개의 레스토랑이 이태원로 해밀턴호텔 뒷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 집 걸러 한 집이 홍석천의 레스토랑이다. 이 동네에서만큼은 방송인이 아닌 문화의 아이콘이자 레스토랑 오너로 더 유명한데,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매일 자신의 레스토랑을 찾아 손님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지인들과 만남도 갖는다. 때문에 이곳에서 그와 얼굴을 마주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1, 2개의 레스토랑도 아닌 7개의 레스토랑을 왜 한 동네에 차렸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용산은 제 두 번째 고향이라 할 수 있어요. 촌아이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처음 서울로 상경해 집을 얻은 곳이 용산이거든요. 처음 레스토랑을 오픈할 당시 이태원로 뒷골목은 지금보다 훨씬 한적했어요. 홍대 거리나 가로수길에는 레스토랑을 오픈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아직 첫사랑인 용산을 떠날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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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그의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면서부터 조용하기만 했던 골목길에 거대한 상권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월세가 올라 오랫동안 함께하던 이웃 상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비싼 월세를 감당하자고 음식값을 마냥 올릴 수도 없는 것이 현실. 홍석천의 레스토랑을 비롯해 대부분의 상점들이 주인의 꿈이 담긴 공간인데, 현실의 큰 벽에 가로막혀 제대로 꿈을 펼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던 그는 이번에 큰 결심을 하게 됐다. 레스토랑을 오픈하기 위해 처음으로 건물을 구입한 것이다. 아직 상권이 크게 형성되지 않은 해밀턴호텔 맞은편 골목길의 한 건물을 구입했고, 그곳에 지하와 지상 2층 총 3개 층으로 구성된 아홉 번째 레스토랑을 지난 11월에 오픈했다.

“친누나와 함께 운영하는 경기도 구리시의 마이첼시 구리점을 제외하고 모두 이태원로에만 레스토랑을 차렸죠. 그동안 음식점만을 운영했잖아요. 이번엔 제 음식을 먹고 연인 혹은 친구들과 차 한 잔 마시며 즐겁게 수다 떨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카페 컨셉트로 잡았죠. 이곳에서 직접 신선한 빵을 구워 매일 제공하고, 이탤리언 화덕을 들여 제대로 된 화덕 피자도 만들고, 샌드위치로 브런치를 먹을 수 있게 하고, 또 밤에는 맥주와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한마디로 먹고 즐기는 공간을 만들게 됐어요.”

여행을 통해 맛을 배우고 재현하다
방송 촬영으로 해외에 자주 나가게 되면서 외국 요리에 관심이 생긴 홍석천. 그중에서 동남아 음식에 애착이 갔고, 마이타이라는 태국 음식 전문점을 오픈하게 됐다. 현지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방콕에 있는 유명 태국 음식점을 찾아가 영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셰프를 스카우트하고, 방콕 시장을 돌며 그곳의 그릇과 인테리어 소품들을 직접 사 모았다. 지금은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먹는 인기 레스토랑이지만 하루아침에 대중에게 사랑받은 것은 아니었다. 낯선 태국 요리, 특히 밥알에 찰기가 없는 안남미에 대한 거부감, 고수의 독특한 향에 대한 불쾌함으로 “맛있다”라는 말보다 “이게 음식이냐”라는 평가를 오픈 당시에는 더 많이 받았기 때문.

1·2 솜사탕 기계를 들여 즉석에서 솜사탕을 뽑아 얹어주는 마이클라우드. 아이스크림과 계절 과일, 솜사탕이 맛의 조화를 이뤘다. 1만원. 3 마이스윗의 시그너처 메뉴인 마이링. 크로넛과 커스터드크림 아이스크림, 캐러멜소스가 입 안을 한없이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1만2천원. 4 강원도에서 공수해온 효소로 만든 맨드라미에이드와 매실 사과에이드. 음료를 다 마실 때까지 같은 농도로 즐길 수 있도록 효소를 주사기에 담은 아이디어가 독특하다. 각 7천원.

1·2 솜사탕 기계를 들여 즉석에서 솜사탕을 뽑아 얹어주는 마이클라우드. 아이스크림과 계절 과일, 솜사탕이 맛의 조화를 이뤘다. 1만원. 3 마이스윗의 시그너처 메뉴인 마이링. 크로넛과 커스터드크림 아이스크림, 캐러멜소스가 입 안을 한없이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1만2천원. 4 강원도에서 공수해온 효소로 만든 맨드라미에이드와 매실 사과에이드. 음료를 다 마실 때까지 같은 농도로 즐길 수 있도록 효소를 주사기에 담은 아이디어가 독특하다. 각 7천원.

“사람들이 태국 음식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렸죠. 당시에 태국 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이 누구일까, 고민해봤어요.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가장 행복한 그때 먹었던 음식, 그 추억의 맛을 다시 전해주고 싶었어요.”

우선 대중의 호응이 중요했던 터라 그는 맛을 현지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태국 음식의 특징을 잃지 않은 선상에서 한국인이 즐길 수 있는 맛을 찾은 것이다. 그 테스터는 바로 홍석천 자신이었다. 비록 요리사는 아니지만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컨셉트를 잡고 어떤 요리를 메뉴판에 올릴지는 자신이 직접 결정한다. 지금도 새로운 맛을 찾아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이번에 오픈한 마이스윗에도 메뉴에 대한 사연이 무척 많다.

쇼 케이스에는 그날 구운 에클레이와 타르트, 케이크 등이 가득하다. 타르트는 4천5백~6천5백원 선, 에클레이는 6천원 선.
화덕에서 구운 발렌시아 피자. 해산물 피자 위에 신선한 샐러드를 올렸으며 달콤한 유자 향이 어우러졌다. 1만5천원.

쇼 케이스에는 그날 구운 에클레이와 타르트, 케이크 등이 가득하다. 타르트는 4천5백~6천5백원 선, 에클레이는 6천원 선. 화덕에서 구운 발렌시아 피자. 해산물 피자 위에 신선한 샐러드를 올렸으며 달콤한 유자 향이 어우러졌다. 1만5천원.

“마이스윗을 방문한다면 시그너처 디저트인 ‘마이링’을 꼭 맛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몇 해 전 방콕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빵가게에서 ‘더링’이라는 디저트를 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혀서 꼭 디저트 카페 메뉴로 올리고 싶었어요. 아무리 맛을 설명해도 파티셰들이 그 맛을 재현해내지 못해 파티셰 팀들을 방콕으로 출장 보내 직접 맛보고 다시 만들라고 했죠. 아마 마이링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집이 유일할 거예요.”

새로운 맛은 꼭 외국에서만 찾는 것은 아니다. 맛도 있고 몸에도 좋은 건강 음료를 찾던 중 효소 에이드 음료를 개발했는데, 이는 강원도 장인이 만든 효소 원액을 공수해 완성한 것이다. 단맛이 강해 칼로리가 높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제대로 만들어진 발효액은 의외로 칼로리가 낮아 건강 음료로 손색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어떤 직원이 커피를 내려도 늘 일정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도록 고가의 커피 머신을 들였고, 피자를 제대로 만들고 싶어 이탈리아에서 직접 화덕을 공수하기도 했다. 이렇듯 홍석천은 ‘맛’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이런 그의 열정이 9개 레스토랑의 오너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카페 곳곳에서는 낸시랭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카페 곳곳에서는 낸시랭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레스토랑을 통해 꿈을 꾸다
홍석천의 레스토랑은 요리뿐 아니라 인테리어에도 그의 생각을 담았다. 전체적인 컨셉트부터 컬러 매치, 가구와 그릇, 소품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마이스윗의 지하 1층은 빵 공장을 컨셉트로, 레스토랑의 얼굴인 1층은 편안하고 예쁜 카페, 2층은 아늑한 바, 옥상은 열린 공간으로 연출했다. 특히 홍석천은 마이스윗을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몇 년 전 한 반도네온 연주자가 저를 찾아왔어요. 아르헨티나에서 악기를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낯선 악기를 알아주는 곳도 없고, 음악적 교류를 갖기도 힘들다고 토로하더라고요. 그래서 레스토랑 한쪽에서 연주를 하게 했어요. 무대도 없는 곳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참 미안하더라고요. 그 연주가가 바로 지금은 어쩌면 나보다도 더 유명한 고상지밴드의 고상지씨예요.”

외국에 나갈 때 하나둘씩 사 모은 그릇과 찻잔을 마이스윗 오픈과 함께 대방출했다.

외국에 나갈 때 하나둘씩 사 모은 그릇과 찻잔을 마이스윗 오픈과 함께 대방출했다.

현실의 높은 벽 때문에 아직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위해 홍석천은 마이스윗의 공간을 기꺼이 내줄 생각이다. 숨어 있는 연주자와 무용가들에게 공연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어 3층은 작은 무대가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언젠가는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될 수도 있다고.

“어떤 사람은 디저트 카페로 혹은 분위기 좋은 바로, 또 어떤 사람은 빵가게나 브런치 레스토랑, 수프가 맛있는 곳으로 기억하겠죠. 마이스윗을 한 가지로 제약된 공간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취향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이길 바랄 뿐이죠.”

마이스윗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빵을 굽는 파티셰의 작업 장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마이스윗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빵을 굽는 파티셰의 작업 장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방송 일을 잠깐 쉬어야만 했을 때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홍석천을 보기 위해, 홍석천의 공간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 하루 3천 장에서 1만 장의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그는 「레이디경향」과의 촬영 중에도 자신을 구경하던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거리낌 없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는 자신은 레스토랑의 총감독일 뿐이고 배우, 조명감독, 음악감독, 무대감독 등 수많은 스태프가 자신의 지휘에 맞춰 관객인 손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홍석천의 다음 꿈을 물어보니 이미 구상 중이란다. 바로 주꾸미집이다. 사실 아주머니의 30년 손맛을 이길 자신이 없어 그동안 한식을 주 메뉴로 하는 음식점은 엄두도 못 냈는데, 이제 레스토랑 운영 경력이 만 10년을 넘었으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것.

아늑한 느낌으로 꾸민 2층의 바. 편안한 소파와 모던한 아일랜드 테이블이 조화를 이룬다.

아늑한 느낌으로 꾸민 2층의 바. 편안한 소파와 모던한 아일랜드 테이블이 조화를 이룬다.

“제 외모가 주꾸미를 닮았잖아요. 많은 여성분들이 매콤한 주꾸미 요리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이미 이름도 ‘마이쭈’로 지어놓고 내년 오픈을 목표로 총괄 셰프와 특별한 맛을 개발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마이스윗에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가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써야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홍석천의 공간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웃음).”

빵을 굽는 공간이 함께 있어 베이커리 카페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지하 1층.

빵을 굽는 공간이 함께 있어 베이커리 카페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지하 1층.


홍석천의 아홉 번째 이야기 My Sw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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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윗 Info
영업시간
오전 9시 30분~다음날 오전 2시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0길 4
문의 02-793-9300

■진행 / 이서연 기자 ■사진 / 장태규(프리랜서) ■메이크업 / 김세미(황현 커팅스테이션, 02-336-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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