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주역들의 중간 점검 인터뷰

‘풍문으로 들었소’ 주역들의 중간 점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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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최연희 부부가 서봄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14회가 방송된 지난 4월 둘째 주, 경기 남양주에 자리한 ‘풍문으로 들었소’ 세트장을 찾았다. 유준상·유호정 커플의 안내로 7억5,000만원을 들였다는 한정호 자택 곳곳을 둘러보고 자리를 옮겨 주요 출연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평단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고루 얻고 있는 덕분일까. 방송 당일까지 이어지는 촬영 강행군에도 배우들의 얼굴에서 지친 기색을 읽어내기 힘들었다.

‘풍문으로 들었소’ 주역들의 중간 점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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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갑중의 갑, 한정호_유준상
드물게 갑이자 악역을 맡았어요.
한 번도 갑의 입장을 연기해본 적이 없어요. 무척 재밌고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대사가 어렵잖아요. 대사 속에 역사적 인물이 나오면 지식 백과나 책을 찾아보고, 법률 책까지 사서 보다 보니 요즘 지식이 엄청 늘어나고 있어요. 나에게 지식까지 주는 드라마구나(웃음). 또 한정호라는 인물이 말 한 마디, 한 줄조차 최적화된 문법의 어휘를 구사하거든요. 그래서 안판석 감독님도 제가 ‘인간으로서’를 ‘인간으로써’로 발음하면 바로 NG를 외치세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공부가 되고 이 인물에 적합한 말투와 발음이 나오는 거예요.

앞으로 이렇게 전개됐으면 좋겠다 싶은 방향이 있나요? 사실은 대본이 좀 늦게 나오기 때문에 다른 쪽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몰라요. 방송 보고 알게 돼요. ‘와, 이렇게 이야기가 가고 있구나! 그래? 정신 번쩍 차려야지!’ 이렇게 세밀하게 인간 심리를 다루고 있는데, 이거 정말 내가 한순간이라도 놓치면 훅 가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연기할 때 최대한의 에너지를 여기에 다 쏟는 거죠.

그럼, 인상이와 봄이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끼리는 이런 얘기도 해요. 우리 부부가 진영이(손자) 때문에 셋째를 가질지도 모른다(웃음). 또 우스갯소리로 봄이가 대통령 되면 얼마나 멋질까, 라는 얘기도 하고요. 그럼 ‘봄이를 대통령으로 만든 한정호’가 되는 거고. 그런데 모르죠. 그래서 재밌어요. 예측이 전혀 안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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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앞으로 드라마의 핵이 될 인물이오, 한인상_이준
한인상이 좀 모자란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모자란 캐릭터가 아니라 굉장히 멋있는 애라고 생각해요. 1, 2회에서는 말을 더듬긴 했지만 말만 그렇게 하는 것뿐이지 행동은 굉장히 멋있는 ‘상남자’죠.

아이 아빠 연기가 부담스럽진 않나요? 전혀요. 물론 캐릭터에 집중을 많이 해야겠지만 연기니까요. 전작 ‘갑동이’에서는 일곱 명을 죽인 살인자 역이였는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어요(웃음). 전 진짜처럼 보여주고 싶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봤을 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를 보잖아요? 저는 연기를 최대한 안 하고 싶어요. 실생활처럼요. 마치 시청자들이 훔쳐보는 느낌이 들게 하는 그런 연기를 목표로 잡고 하고 있어요.

‘풍문으로 들었소’ 주역들의 중간 점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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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앙팡 테리블 작은 사모님, 서봄_고아성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1회 때) 한강에 빠진 거요. 제가 10년 전에 ‘괴물’ 촬영할 때도 원래 대본에는 안 빠지는 거였는데, 빠지는 걸로 바뀌었거든요. 그래서 ‘언제 또 내 생애 한강에 들어갈 일이 있을까’ 하고 들어갔는데, 또 들어가려니까 좀 기가 찼어요(웃음). 그래도 그나마 덜 추운 날이라 다행이었죠.

서봄에 대한 시청자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어요. 처음에 서봄은 굉장히 순수한 아이였잖아요? 점점 변해가는 대본을 보고 감독님께 “이렇게까지 변해도 될까요?”라고 물었을 때, “네가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사람들이 열광할 거야”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됐어요. 저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하면서도 뭔지 모르게 통쾌해요. 또 내가 이쪽으로 마음이 치우친다는 거에 대한 은근한 죄책감 같은 게 있거든요. 그렇지 않으세요? 그래서 제 마음이 저울질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마 그 부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 같아요.

실제로 서봄과 고아성의 닮은 점이 있나요? 서봄을 연기하면서 대리만족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할 말도 잘 못하고 굴하면서 사는 쪽에 가깝거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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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을질’이 뭔지 보여주겠다, 봄이 아빠_장현성
안판석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갑질’뿐만 아니라 ‘을질’도 다루겠다고 했는데, 실제 연기하며 느끼나요? 그럼요. 이 작품 하면서 ‘요거다’ 싶었던 게 그거였어요. ‘을질’이라는 게 뭐 대단하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자는 언제나 나쁜 사람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한없이 착하기만 한가? 이거는 초등학교 2학년 제 둘째에게 읽어주는 동화에나 나오는 얘기죠. 같은 동화라도 어른들이 보는 동화는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한 시선이 좀 더 입체적일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감독님이 그 생각을 많이 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방영 초반, 한정호 캐릭터를 장현성이 맡았어도 좋았을 거라는 평이 있었어요. 아, 그래요? 저는 처음부터 ‘이쪽’을 하고 싶었어요. 이것저것 많이 했지만 대부분 제가 ‘저쪽’ 캐릭터 하는 걸 많이들 기억하시니까요. (봄이 아빠가) 발이 딱 땅에 붙어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떠서 왔다 갔다(웃음). 제가 여태까지 했던 배역 중에 뇌 활동 지수가 가장 낮은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데, 그런 캐릭터를 꼭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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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을질’ 청정지대, 봄이 엄마_윤복인
실제 소장품이 극 중 많이 등장한다고요?
아무래도 소품 팀에서는 그림 위주로 준비하잖아요? 감독님께서 리얼한 것을 좋아하시다 보니 제게 세트장을 미리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감껍질차, 솔잎차, 담금주, 뜨개 바구니, 먹다 남은 국수 등 눈에 밟히는 게 있으면 조금씩 집에서 가져왔어요. 사실 그런 건 사면 표가 나거든요. (사돈댁 방문시 건넸던) 담금주도 저는 버찌주를 가져갔는데, 작가 선생님이 더덕주로 하셨더라고요. 아무래도 더덕주는 거짓말하기 좋잖아요. 바로 담갔는데 30년 됐다고 하기에(웃음).

갑이 제공하는 ‘물질’에 유일하게 현혹되지 않는 캐릭터예요. 그렇진 않아요. 제가 처음에 17억5,000만원 제안서를 집어던진 것도 사실은 굉장히 흔들렸던 거예요. 남편이나 누리(공승연 분)가 하도 흔들리니까 이걸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더 세게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마음이죠. 가족이 다시 돌아올 곳은 가정이니까, 그걸 지켜야겠다는 마음에 흔들리면서도 이를 악물고 지켜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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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주부 시청자 몰입도 1위 캐릭터, 최연희_유호정
유준상의 코믹 연기가 화제인데, 같이 연기하기 어떤가요?
유준상씨가 웃어서 NG 낸 적은 없어요. 옆 사람만 웃겨서 NG가 나죠. 본인은 절대 NG를 안 내고 컷 소리 난 다음에 웃어요. 아성씨가 저더러 “선배님, 존경하기로 했어요”라고 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그렇게 웃긴데 어떻게 참고 연기를 하느냐고(웃음).

극 중 유유(유준상·유호정) 커플이 벌써 동반 CF도 찍었는데, 남편 이재룡씨는 뭐라고 하나요? 우리 남편은 정말 좋아해요. 준상씨랑 무척 잘 어울리고 일단 작품도 정말 재밌다고요.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는 작품이기도 하고, 또 제가 안판석 감독님이랑 무척이나 같이 하고 싶어 했던 걸 아니까 많이 격려해주고 열심히 모니터링해줘요. 아, 그리고 제가 이재룡 아내 이미지가 있어서 드라마 속 커플과 동반 CF는 꺼려들 하셨는데, 거의 20년 만에 처음 찍은 거예요.

어떤 결말을 기대하나요? 일단 지금 최대의 관심사는 인상이가 사시에 붙느냐 안 붙느냐예요. 봄이만 붙고 인상이는 떨어지는 게 최악의 상황이잖아요. 그렇게 되면 연희는 시골로 내려가든지 이 세상을 떠날 거 같은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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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웃음 주는 악녀, 지영라_백지연
평소 지영라와 비슷한 사람일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연기력에 관해 칭찬을 듣고 있어요.
그런 식으로 유도하시면 큰일 나세요(웃음). 지영라는 백지연과 무척 달라요. 비슷한 것은 내숭 없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 그거 하나 비슷하고 영라와 저는 판이하죠. 실생활에 영라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많겠어요?

극 중 스타일에 대한 호평이 많아요. 이번에는 캐릭터만큼 옷을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서 스타일링은 제가 해요. 이번 신에서 어떤 옷이 필요하겠다, 그런 스타일링을 하는 거죠. 물론 저를 도와주는 직원 팀은 있어요. 10회가 넘어가면서 옷 잘 입는다는 반응이 들어와 옷에 신경 쓰기 시작했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무엇인가요? 저는 모두 인상적이었는데요. 한정호에게 “나, 너 매력 없거든!”이라고 한 장면이 제일 화제가 됐던데요. 그다음날 포털 사이트 메인에 (그 기사가) 계속 떠 있고 조회 수도 많고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저도 더 보게 되거든요. 녹화 마치고 나서 드라마를 볼 때는 저도 시청자 입장이잖아요. 재밌어요(웃음). 뭐 저런 애가 다 있니, 하고(웃음).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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