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유진 드라마 복귀

엄마가 된 유진 드라마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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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출산 이후 드라마 복귀에 나선 유진. 생각보다 이른 컴백에 다소 놀랍긴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녀의 등장은 반갑다. 엄마가 돼 다시 카메라 앞에 선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엄마가 된 유진 드라마 복귀

엄마가 된 유진 드라마 복귀

뜻밖의 컴백
“남편이 아이를 볼 예정이었어요. 그래서 드라마를 하기로 한 건데, 남편도 갑자기 작품을 하게 돼서 그 기간만 엄마가 봐주시기로 했죠. 늘 서로 배턴터치를 하듯 작품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겹쳤네요. 모유를 끊어야 해서 참 아쉬워요. 운동 열심히 해서 살도 빼고 좀 더 준비된 모습으로 컴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수많은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가요계의 요정’이라 불리던 유진(34)의 입에서 ‘남편’, ‘육아’ 같은 단어가 흘러나온다. 어느새 어엿한 배우, 아내, 엄마로서 살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몸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을 텐데 이른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2006년 연기자로서 데뷔를 한 드라마 ‘러빙유’를 연출한 이건준 감독의 러브콜을 저버릴 순 없었단다. KBS-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임산옥 여사(고두심 분)의 둘째 딸 이진애다.

가깝고도 먼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조명한 ‘내딸 서영이’, 예상치 못한 ‘시월드’를 만난 며느리의 이야기 ‘넝쿨째 굴러온 당신’, 아버지의 존재감을 다룬 ‘가족끼리 왜 이래’를 잇는 이번 드라마는 ‘모정’을 다룬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상처를 주기도 하는 모녀 사이는 “엄마처럼 살기 싫어”와 “너 같은 딸 낳아봐라”, 딱 이 두 문장으로 정리된다.

“아이를 가져보니까 엄마의 마음을 잘 이해하게 됐어요. 자식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 직접 경험해보니까 알 수 있었죠. 그런데 진애는 그걸 경험해보지 못한 커리우먼이고, 두 남자 형제 사이에 끼어 천대를 받기 때문에 굉장히 서운해하고 속상해하는 캐릭터예요. 진애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서 감정이입이 잘되고 있어요.”

전생의 원수가 부모와 자식으로 다시 만난다고 했던가. 모녀 사이엔 좋은 소리 한마디 오가는 적이 없다. 엄마는 큰아들을 애지중지 감싸도는 반면, 둘째 딸에게는 그 반의반도 애정을 주지 않는다. 차라리 출생의 비밀이라도 있다면 이해할 수 있으련만. 탈출구를 찾아 헤매던 그녀는 건축가 강훈재(이상우 분)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하지만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 또 다른 풍파, 고부 갈등이 기다리고 있다.

“대본을 보면 진짜 속상하고 섭섭했어요. 진애 입장이 되면 어떨지 주변 지인들에게도 물어봤죠. 다들 집에서 뛰쳐나갈 거라 하더라고요(웃음). 저도 제가 느낀 감정 그대로 진심을 담아 연기할 거예요.”

하지만 실제 그녀와 친정어머니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 여동생이 유일한 형제라 남자 형제와 차별받는 극 중 상황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 드라마 속 가족의 대우가 워낙 생소하다 보니 연기하는 게 참 재미있다.

“평소에 엄마랑 티격태격하는 사이가 아니라서 촬영하는 게 재미있어요. 드라마를 통해 엄마와의 다툼에 대해 많이 배울 것 같아요. 먼 미래에 제 딸과 싸울 수도 있으니까요(웃음). 극 중에서 진애 엄마는 대놓고 아들을 편애해요. 그래도 배 아파 낳은 딸인데 안 예뻐할 순 없잖아요. 밑바닥엔 딸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지만 밖으로 잘 표출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은 아들 선호하는 인식이 많이 사라졌죠. 저도 딸을 낳았지만 정말 예쁘더라고요.”

엄마가 된 그녀
MBC-TV 드라마 ‘인연 만들기’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기태영과 사랑을 키워온 유진은 2011년 7월 결혼식을 올리고 지난 4월에는 친정 식구들이 지내는 괌에서 딸 로희를 출산했다. 예전부터 아이들을 워낙 좋아했지만 출산하고 난 뒤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엄마의 마음’이다.

“키우는 강아지, 고양이도 이렇게 예쁜데 내 아이는 얼마나 예쁠까 생각했었죠. 낳아보니 상상도 할 수 없는 감정이더라고요.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경험해보니까 그 이상이었어요. 부모의 사랑은 내가 어떻게 해도 갚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진짜 효도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덕분에 연기의 폭도 훨씬 넓어질 것 같아요. 드라마 캐릭터가 아직 철없는 미혼녀이기 때문에 이런 감정들이 겉으로는 표출되면 안 되겠지만요(웃음).”

또 한 가지 달라진 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게 됐다는 것. 상상을 초월할 만큼 힘든 육아에 시달리고 있지만 분신같은 딸의 존재는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전에는 아이 둘, 셋 낳아 기르는 주변 분들 보면서 그냥 힘들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은 몰랐어요. 모든 엄마들이 존경스러워요. 저를 키워준 엄마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됐고요. 그래도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즐겁게 키우고 있어요.”

첫딸은 아빠를 닮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딸 로희는 아빠와 붕어빵이다. 엄마가 촬영 때문에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딸은 아빠 얼굴을 더 낯익어 한단다. 남편이 아내보다 아이를 잘 본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아빠를 잘 따른다고. 엄마를 보면 잘 웃지를 않으니 눈물이 날 때도 있다. 그래도 그녀는 딸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기를 소망한다.

“실제로 친정엄마랑 굉장히 친해요. 여동생이랑 셋이 친구같이 자랐어요. 저도 아이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돼주고 싶어요. 비록 나이는 많지만요(웃음). 사랑을 많이 표현해줄 거예요. 그러면 아이도 올바르게 클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하루 종일 내리쬐는 햇빛이 그녀를 지치게 한다. 보약 한 제 지어 먹고 힘내서 촬영에 임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알고 보면 그녀는 숨은 ‘시청률 보증수표’. KBS-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최고 시청률 50% 이상을 기록했고, MBC-TV 드라마 ‘백년의 유산’도 꽤 성공적이었다. 또 한동안은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뷰티쇼 ‘겟 잇 뷰티’에서 진행자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이제 다시 ‘배우’로서 유진이라는 이름 두 글자를 드러낼 때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 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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