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김희애,  열혈 형사로 완벽 변신

믿고 보는 김희애, 열혈 형사로 완벽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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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가 SBS-TV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에서 워킹 맘이자 서울지청 에이스 형사 역으로 분한다. 워킹 맘 배우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김희애는 이 드라마에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연기한다.

믿고 보는 김희애,  열혈 형사로 완벽 변신

믿고 보는 김희애, 열혈 형사로 완벽 변신

우아하고 단아한 김희애(48)는 이제 없다. 그녀가 SBS-TV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에서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열혈 형사로 변신했기 때문. 믿고 보는 배우인 만큼 그녀의 변신에 대한 기대도 크다. 김희애는 ‘차영진’이란 역할을 통해 직장인으로, 엄마로 살아가는 이 시대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다. 게다가 경찰이라는 캐릭터의 특수성 때문에 높은 강도로 촬영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늘 하이힐을 신고 우아하게 대리석 위를 거닐던 그녀가 이제는 땀범벅이 돼 맨땅에 구르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욕심나는 캐릭터 때문이었다.

“대본을 4회까지 봤는데 탄탄하고 구멍이 없이 재밌었어요. 속단할 수는 없지만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자는 게 ‘미세스캅’ 팀의 생각이에요. 게다가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라 연기자로서 욕심이 나기도 했어요. 나이 많은 아줌마가 현장에서 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신선했죠. 촬영은 힘들지만 이런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정을 내렸어요.”

아무리 매력적인 배우라도 흐르는 시간을 멈춰 세울 수 없는 법. 배우야말로 세월에 순응하고 주어진 역할을 받아들여야 롱런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나이가 들면 역할 선택의 폭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요. 이젠 엄마의 역할밖에 없는데, 이 나이에 한 사람으로 바로 설 수 있는 역할을 맡는다는 게 쉽지 않지요. 이번 작품을 끝으로 불러주지 않으면 할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웃음).”

김희애도 배우 생활과 함께 중학생과 고등학생 두 아들의 양육을 병행하고 있다. 슈퍼우먼같이 완벽해 보이는 그녀도 일과 가정을 균형 있게 꾸려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한다는 건 늘 힘들죠. 그런데 지금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더욱이 한창 촬영 중에는 아이들 방학 기간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나와서 촬영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았죠. 밖에서 일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정신적인 것보다는 훨씬 낫죠. 아마 자녀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제 말에 공감하실 겁니다. 정말 아이 키우는 것은 끝까지 힘들어요(웃음).”

스스로 배우라고 자각한 것은 꽤 근래의 일이다. 그리고 일의 소중함을 느낀 것도 젊은 시절이 아닌 지금이다.

“저 스스로 배우라고 느끼지 않고 살아왔어요. ‘나는 배우다’라고 스스로 느낀 건 최근이었어요. 점점 시간이 지나고 작품을 거쳐오면서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하길 참 잘했구나’ 하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껴요.”
그녀는 배우에 대한 깊은 자각과 더불어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고민도 많아졌다. 그동안 김희애가 드라마를 통해 선보인 의상이나 액세서리는 늘 화제에 올랐고 ‘완판’이었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에서는 예외일 듯하다. 점점 연기를 포함한 디테일 부분에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시청자분들이 ‘저 사람은 경찰이고 아줌마인데 화장을 왜 진하게 하지? 저렇게 좋은 옷을 입나?’라고 생각하실까 봐, 또 그런 모습들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어요. 과거에는 역할에 맞도록 멋지고 우아하게 보이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표현하는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연기만을 보여주고 사라진 여배우는 반짝이는 스타로 우리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배우 김희애의 목표는 다르다. 팬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연기 인생을 걸어가고 싶다.

“제 목표는 가늘고 길게 가는 것입니다. 80세까지 불러만 주신다면 작은 역할이라도 카메라 앞에 설 겁니다. 그것이 얼마나 선택받은 운명인지를 깨달았어요. 끝까지 오래가고 싶어요.”

아름다운 여배우들은 많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은은한 향기와 품격이 돋아나는 이는 드물다. ‘믿고 보는’ 김희애의 연기를 오랫동안 안방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보는 이들에게는 기분 좋은 행운일 것이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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