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동안을 외치는 시대다. 하지만 나이 듦이 주는 지혜와 가치에는 젊은이의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있다. 웰에이징. 우아하게 나이 들기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하루하루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가는 인생 선배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오랜 습관과 마음가짐이 만들어낸 그들의 주름에는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평안해지는 인자함과 온화함이 깃들어 있다.
![[우아하게 나이 들기]배우 문숙(61)의 ‘나 알기’](http://img.khan.co.kr/lady/201509/20150828152139_1_munsuk.jpg)
[우아하게 나이 들기]배우 문숙(61)의 ‘나 알기’
“멋을 안 내면 돼요.”
멋이란 건 이미 남을 의식한 행동이다.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을 남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과장에 가깝다. 문숙은 자기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아는 것으로 충분히 세월의 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예쁘다는 것은 관념이죠. 그 관념을 만드는 것은 기준에 따라 달라요. 한국, 미국, 일본 혹은 터키 각 나라마다 예쁘다는 뜻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한 가지 기준에 맞춰서 예뻐지려고 노력하지 말고요.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해요. 우리 한 명 한 명은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운 자연이거든요.”
자연은 사시사철 그 나름의 미적 향취를 뿜어낸다. 봄과 여름에만 머무르려는 것은 부자연이다. 그녀는 자연스러운 에이징의 아름다움을 노송에 비유했다.
“노송은 어린 소나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죠. 그걸 믿지 못하면 소나무 껍질을 무리하게 벗기고 가지를 쳐버리게 되죠. 결국 나 자신을 계속 혹사시키는 일이에요.”
하루하루 나의 변화에 맞춰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것은 웰에이징의 기본.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그녀는 바른 음식, 적정한 운동, 나를 대면하는 명상 세 가지를 언급한다.
“음식은 정말 중요해요. 먹는 것 그대로 내가 되니까요. 설탕, 각종 육류, 쌀밥 등 산성 음식에는 당할 자가 없어요. 나이 들수록 그걸 줄여 드세요. 그리고 운동은 하셔야 돼요. 과거에는 건강한 노동이 삶의 일부로 함께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진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일부러라도 움직이는 운동이 필요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온전히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 명상을 갖는 것. 이 세 가지를 권유하고 싶어요.”
음식과 운동이야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행하면 되지만 명상은 왠지 일상과는 동떨어진 생소한 것처럼 느껴진다. 문숙은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명상이라고 말한다.
“명상은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긴 시간도 필요 없어요. 하루에 30분만 혼자 지내며 내면에 집중해보세요. 혼자 밥을 먹어도 좋고 산책을 해도 좋아요. 예쁘게 차린 밥상에 홀로 앉아 꼭꼭 씹어 먹는 나를 바라보는 것, 천천히 걸으며 내 발바닥이 땅에 닿는 감촉을 느껴보는 것. 나를 아는 시간이고 그 시간이 많아질수록 주변을 의식하는 것도 줄고 우르르 좇는 유행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하루 중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떠올려보자. 5분이나 채 될까? 아니, 아예 없는지도 모른다. 나에 대해 잘 알아야 나의 아름다움, 멋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 ‘나 알기’. 멋진 에이징의 시작이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제공 / 도서출판 샨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