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이 잘 어울리는 ‘착한 장사꾼’ 장혁

사극이 잘 어울리는 ‘착한 장사꾼’ 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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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도포 그리고 한 손에 움켜쥔 부채까지. 이 모든 게 장혁보다 잘 어울리는 남자가 또 있을까. 조선판 ‘쩐의 전쟁’에 뛰어든 그의 남다른 각오를 들어봤다.

이미 ‘추노’, ‘뿌리 깊은 나무’, ‘빛나거나 미치거나’로 사극 연기에 두각을 드러냈던 장혁(39)이 다시 한번 사극으로 돌아왔다. KBS-2TV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는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1979년부터 4년간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의 중심 뼈대는 시장 권력에 핍박받는 보부상이 거상으로 성공하는 스토리다. 장혁은 주인공 천봉삼을 연기한다.

사극이 잘 어울리는 ‘착한 장사꾼’ 장혁

사극이 잘 어울리는 ‘착한 장사꾼’ 장혁

“사극은 역사적 사실을 새로 가공할 여지가 있어서 참 재미있어요. 이 작품 자체가 돈에 관련돼 있다 보니 팍팍함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은데, 이 안에서 재미있고 밝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천봉삼인 것 같아요. 해학적 느낌을 잘 살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천가객주’ 주인이었던 아버지를 여덟 살 때 여의고, 누이 천소례(박은혜 분)에게 버림받은 천봉삼. 하지만 굴하지 않고 보부상이 돼 객주를 다시 일으키려고 한다. 절대 편법을 쓰지 않고 성공을 향해 가는 모범 답안 같은 그의 인생 앞에 맹목적인 욕망으로 가득 찬 길소개(유오성 분)가 나타나고, 이내 둘은 경쟁 구도를 이룬다.

“아무래도 돈을 두고 경쟁하면서 서로를 이겨야 하는 상황이니까 캐릭터들이 다소 진중하고 유연하지 못한 면이 있어요. 그래서 촬영 현장이 웃으면서 장난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모든 배우가 절실하고 간절하게 연기를 하고 있어서 저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게 돼요.”

천봉삼을 짝사랑하는 매월 역의 김민정은 “잠깐 같이 있어봐도 바르고 좋은 사람인 게 느껴진다. 자기 일을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느낌이다”라고 동료 장혁을 평했다. 호평에 흐뭇해하면서도 주인공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다 보니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특히 주인공 역할이다 보니 다른 배우들과 합을 잘 맞추고 다 같이 얼싸안고 가야 하는 입장이에요. 부담이 있어서 그런지 현장에서 극도의 긴장감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져요. 너무 극단적이어서 즐거운 정도로요(웃음).”

주인공 천봉삼의 성공 스토리는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런데 드라마가 던지는 화두가 과연 우리 사회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천봉삼은 사람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 의해 추대돼서 중심에 서게 돼요. 그가 설득력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면 중심에 설 수 없었을 거라고 봐요. 군대에 있으면서 ‘개그콘서트’를 재미있게 봤어요. 일단 웃기니까 보기 편하고, 어떤 게 나올까 기대가 됐죠. 이처럼 웃음을 주면서 그 안에 진중함을 담는다면 시청자에게 좀 더 푸근하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장혁의 어깨가 무겁다.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김종선 PD가 장혁을 일으켜 세우며 “우리는 다 이 사람을 살려야 되는 의무가 있는 거다. 이 드라마는 천봉삼의 드라마다”라고 말했을 정도니 말이다. 직전에 방영됐던 ‘어셈블리’가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 비해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며 막을 내린 상황. 후발 주자로 나선 ‘장사의 신’이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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