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라고 불러줘요, 함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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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부자’로 더 먼저 알려진 함연지의 진짜 직업은 뮤지컬 배우다. 무대에서 마주한 그녀는 여고생 같은 발랄함을 풍겼다.

지난 9월 중순,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뮤지컬 ‘무한동력’의 프레스콜(언론을 대상으로 주요 넘버를 시연하는 일종의 시사회)이 열렸다. 무대 위로 배우들이 등장하자 연신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났다. 대부분의 렌즈는 한 배우를 향해 있었다. ‘연예인 주식 부자’로 한 차례 화제가 된 함연지(23)였다.

배우라고 불러줘요, 함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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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그녀는 종합식품회사 오뚜기의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회장의 장녀로, 지난 9월 6일 재벌닷컴이 발표한 연예인 주식 부자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1위는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 2~4위는 각각 이수만 SM 엔터테인먼트 회장, 한성호 FNC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배우 배용준이었다. 함연지는 2006년 14세 때 오뚜기 주식 1만 주(약 12억원)를 보유하며 미성년 주식 부자 순위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9월 4일 기준으로 그녀가 보유한 상장 주식의 가치는 366억원이다.

이미 중학교 3학년 때 뮤지컬 ‘인어공주’의 넘버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를 부르는 동영상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뮤지컬 천재 소녀’로 통했던 그녀. 미국 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한 이후 지난 1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정식 데뷔했다. 주인공 스칼렛의 얼터너티브(대역) 오디션에서 300:1의 경쟁률을 뚫은 결과였다. 이후 가수 바다, 소녀시대 서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50회 공연 중 세 차례 무대에 섰다. 재미있는 건 함께 호흡을 맞춘 뮤지컬 배우 임태경, 마이클 리와 ‘오뚜기 카레’ 광고에 출연했다는 사실. 해 질 무렵 야외에서 카레 파티를 즐기는 컨셉트에 뮤지컬 형식을 취한 독특한 광고였다. 긴 웨이브 머리에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노래하는 함연지가 유독 눈에 띈다. 창업주의 손녀가 직접 출연한 광고라니, 화제가 되고도 남았다.

배우라고 불러줘요, 함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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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마리아 역을 연기한 그녀는 현재 ‘무한동력’의 무대를 빛내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무한동력’은 무한 동력 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에 모여든 청춘들이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대인들의 잃어버린 꿈을 노래하는 이 작품에서 그녀는 하숙집 주인의 딸이자 고3 수험생인 한수자 역을 맡았다.

긴 생머리에 교복을 입은 그녀는 광고 속 성숙한 여인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작은 체구와 앳된 목소리까지 딱 소녀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에는 에너지가 있었다. 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는지 그녀는 시연이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 내내 말을 아꼈다. 공연이 아닌 다른 이슈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한동력’에 출연하게 돼 굉장히 감사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특유의 상큼함과 발랄함이 느껴졌던 그녀는 긴장이 풀렸는지 조심스럽게 가족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엄마, 아빠, 오빠 다 공연을 보러 왔는데요. 다들 무척이나 좋아하셨어요. 대본을 아빠랑 처음 같이 읽었어요. 지금은 대본에서 빠졌지만 초기에는 ‘아빠 사랑해요’라는 대사가 있었죠. 그 대사를 들으시더니 아빠가 엄청 좋아하시면서 ‘이 뮤지컬 되게 좋은 뮤지컬이구나’라고 하셨어요(웃음).”

재벌가 주식 부자가 아닌 배우로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함연지. 그녀는 내년 1월까지 열리는 이 공연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해낼 듯하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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