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이 풀어내는 쫄깃한 추리극

문근영이 풀어내는 쫄깃한 추리극

댓글 공유하기
작은 비중 탓일까. 문근영이 연기한 영화 ‘사도’ 속 혜경궁 홍씨는 어딘가 아쉬웠다. 이런 목마름을 채워주기라도 하듯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시작됐다.

문근영이 풀어내는 쫄깃한 추리극

문근영이 풀어내는 쫄깃한 추리극

‘쫄깃쫄깃’. 10월 초에 열린 SBS-TV 수목드라마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문근영(28)이 가장 많이 쓴 단어다. 그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동안 드라마를 ‘쫄깃’이라는 식감에 빗대었다. 적절한 비유였다. 이번 드라마는 여느 작품들과 달리 특별한 면이 있다. 이용석 PD의 말을 빌리자면, ‘참 이상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다.

“제가 추리물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출연하게 됐어요. 영상을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하고 쫄깃쫄깃한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캐나다 출신 원어민 영어 교사 한소윤. 고작 다섯 살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온 가족을 잃고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캐나다로 갔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버리고 소윤은 유품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멀쩡히 살아 있는 자신을 죽었다고 전하는 신문 기사 그리고 편지 봉투에 적힌 ‘아치아라’라는 의문의 단어. 그녀는 운명처럼 이끌린 듯 강원도의 한적한 아치아라 마을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을 전체를 뒤흔들 의문의 시체를 발견한다. 시체와 관련된 마을 사람들을 추적하며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마을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이 드라마의 중심 뼈대다.

“출연 결정을 하기 전에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뵀어요. 퍼즐 조각들이 모두 맞춰지면 어떠한 큰 그림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역시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럴듯한 그림을 그려놓으셨더라고요. 사실 저에게 범인이 누구인지도 아직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정확하게 간파한 건 아니지만 작가님과 감독님 머릿속에 큰 그림이 있다는 걸 느낀 거죠.”

열여섯의 아역 배우 시절, 이미 스릴러 영화인 ‘장화, 홍련’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그녀지만 이후 줄곧 멜로가 곁들여진 드라마로 관객 앞에 섰다. 아역 배우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을 들어왔던 그녀가 성인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번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닌지 궁금해졌다.

“제가 올해 스물아홉이에요. 성인 연기자의 입지를 굳히고 뭐 이런 건 아닌 것 같아요. 대중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특정 장르라고 해서 다르게 보일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본을 이해하고 연기를 하고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건 어떤 장르나 똑같으니까요.”

전체가 하나의 퍼즐이고 회를 거듭하면서 조각을 맞춰가는 이 드라마에는 3가지가 없다. 첫째 멜로가 없다. 둘째, 연기 못하는 배우가 없다. 아이돌 그룹 ‘비투비(BTOB)’ 멤버인 육성재까지 엉뚱한 순경 역할을 그럴듯하게 해내고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쪽대본’도 없다. PD는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배우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행여나 자신이 범인일까, 노심초사하는 배우들을 골려먹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의문의 시체에 얽힌 진실을 풀어나가는 추리극이지만 배우들과 제작진의 호흡은 마치 시트콤 촬영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문근영의 마무리 인사말도 웃음을 자아냈다.

“‘사도’에 나오는 유아인 오빠가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나오고, 부인인 제가 수목드라마에 나옵니다. 채널 고정해주세요!(웃음)”

■글 / 노도현 ■기자 / 사진 원준희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