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가 된 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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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미생’의 능글남 한석율만으로 규정지을 수 없다는 건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만, 이건 예상치 못한 변신이다. 데뷔 후 첫 지상파 드라마인 ‘육룡이 나르샤’에서 고독한 무사 이방지를 연기하는 변요한의 눈빛이 베일 듯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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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30)이 SBS-TV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무사로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의외라 생각했다. 댄디한 도시 남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가 강한 카리스마로 칼을 휘두르는, 거친 무사로 변신한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요한이 만만치 않은 연기 내공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그는 고독한 무사 이방지 역에 완벽하게 몰입돼 있었다. 정도전의 호위무사이자 삼한 제일검, 뛰어난 검술로 ‘살인병기’라 불리는 인물이다.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워낙 재미있게 봤어요. 그 안에 이방지라는 가상 인물에 매력을 느꼈고요. 어려울 것 같아서 더 하고 싶었어요. 두렵다기보다 부딪히고 싶었고요.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끝나고 나면 많은 것이 남을 것 같은 작품이에요.”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을 다룬 팩션 사극이다. 2011년 방송됐던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프리퀄(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 되는 작품으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다시 한번 극본을 맡았다. 데뷔 후 첫 사극에 첫 지상파 주연작. 거기에 김명민, 유아인, 천호진 등 선 굵은 배우들과 연기력을 겨루게 됐다. 많은 부담 속에 그가 그려내는 인물은 어떤 모습일까?

“주연이냐 아니냐를 떠나 연기할 때는 항상 두렵고 떨려요. 물론 부담도 되고요.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이방지라는 인물이 단편적으로 그려졌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그가 세상을 등지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소개됐어요. 어떻게 거기까지 갔을까, 어떻게 그런 괴물이 됐을까, 그 과정에 집중해 하루하루 열심히 연기하고 있어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바람 같은 검객’을 연기하기 위해 우선 그는 덥수룩한 수염으로 꽃미남을 지웠다. ‘몸이 강인해져야 무술인의 정신이 나올 것 같다’라는 생각에 촬영 한 달 전부터 액션 스쿨에서 무술 연습에 매진하고도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매일 칼을 휘두르며 호숫가를 뛰어다녔다는 걸 보면 말이다.

“액션 스쿨에서 연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가검을 하나 사서 몸에 지니고 다녔어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놀라는 분들이 계셔서 계단으로 다니고 있어요. 한동안 몸과 마음이 힘들어야 이방지를 좀 더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지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러한 그의 노력은 고스란히 화면에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방송 초반, 짧은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시청자의 뇌리에 깊은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변요한의 예상치 못한 반전. 우리가 봐온 이제까지의 변요한은 지워도 될 듯하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원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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