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를 정복한 배우 정우

히말라야를 정복한 배우 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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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가 극한의 촬영에 도전했다. 휴먼 원정대 이야기를 다룬 영화 ‘히말라야’를 위해 직접 네팔 카트만두에서 로케 등반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리얼한 연기 투혼을 발휘했을 것이다.

히말라야를 정복한 배우 정우

히말라야를 정복한 배우 정우

영화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숨진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신기록의 영광도, 보상도 없는 여정을 떠난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아이맥스 스크린에 산의 절경을 뿌려놓는 여느 어드벤처 등반 영화와는 다르다. 이석훈 감독은 편안하고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 촬영을 마치고 그걸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은 위선인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즉 히말라야의 이야기라면 직접 배우들과 스태프가 현지에서 촬영해야 한다는 뜻. 배우들은 실제 8,000m 정상까지 오르진 않았지만 해발 2,800m까지는 경비행기로, 또 촬영지까지 꼬박 3일을 걸어 이동했다. 원정대 막내 박무택 대원 역을 맡은 정우(34)는 촬영 기간 내내 고산병에 시달렸단다.

“제일 힘든 건 두통이었어요.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했죠. 무척 예민해진 상태라 제 몸 하나 튀지 않게 하려고 행동했는데도 튀었어요. 제가 막내라 현장에서 애교도 부리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제 몸 하나 간수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게 또 저를 자괴감에 빠지게 했죠.”

그는 촬영을 앞두고 황정민과 함께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등산 훈련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히말라야는 녹록지 않았다. 연기 인생 초유의 고생을 각오하고
그가 이 영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시나리오였다.

“저는 아무리 인간애가 묻어나는 시나리오를 봐도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눈물이 났어요. 감동적이라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죠.”
몸은 힘들었지만 후회는 없다. 이번 촬영은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앞사람이 걸어간 발자국을 따라가면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배우로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부족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한참 멀었구나 생각했죠. 조금은 낯간지러운 멘트일지 모르겠지만 함께한 선배님들 존경해요(웃음).”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흥행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정우는 서두르지 않았다. 진정성 있는 작품을 선택해 연기파 배우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영화 역시 그 걸음의 연장선이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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