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속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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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기자다. 연예부, 사회부, 논설위원실 등 소속도, 직급도, 사는 방식도 다양하다. 스크린 속에서 기자들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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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리고 그를 돕는 정치 깡패의 뒤에는 여론을 움직이며 판을 짜는 「조국일보」의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분)가 있다. 영화 설정상 「조국일보」는 보수 성향의 신문으로, 이강희는 탐욕스러운 권력욕을 보여준다. 여기에 회사에 복귀하기 위해 이강희의 은밀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고 기자(김대명 분)까지 등장한다. 각 권력들이 서로 유착된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리기 위해 요정에서 난교 파티를 벌이는 장면도 넣었다. 백윤식은 이 장면에 대해 “언론과 재벌, 정치권력의 관계를 잘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불편할 수도 있지만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관객들이 그 점을 잘 주목해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 모든 것들이 극 중 설정으로만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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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량첸살인기
연쇄살인 사건에 관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린 순간, 케이블 방송국의 사회부 기자 허무혁(조정석 분)은 자신의 기사가 오보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가 보도한 대로 사건이 벌어지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영화 초반에 무혁은 대기업 광고주의 심기를 건드린 기사 때문에 해고 위기에 몰린다. 하루 종일 타사 선후배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남는 자리 없냐고 묻는 무혁의 모습은 씁쓸함을 전한다. 현실에서는 해고까진 아니더라도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언론사의 주 수입원이 광고이기 때문에 광고주와 언론사는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경찰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영화 속에서 백 국장(이미숙 분)은 수사 선상의 혼란을 우려해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강력반 형사들과 마찰을 빚는다. 한편, 제보로 들어온 자료를 경찰에게 넘기지 않고 연이어 단독으로 보도한 결과, 뉴스 시청률이 고공 행진하고 퇴사의 문턱까지 갔던 무혁은 차장으로 승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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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지금은 니 생각, 니 주장, 니 느낌 다 필요 없어!”라고 말하는 사수에, 시한폭탄 같은 부장까지. 햇병아리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 분)는 「스포츠 동명」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녀의 패션이 정장과 하이힐에서 청바지와 운동화로 바뀌는 데는 채 며칠이 걸리지 않는다. 실제로도 청와대나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을 제외하고는 복장이 자유로운 편이다. 도라희의 첫 출근 날, 인사과 직원은 수습기자들에게 모든 직함에 ‘님’자를 빼고 말하라고 지시한다. ‘선배’, ‘부장’, ‘국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언론계의 관행이다. 「스포츠 동명」 연예부 기자들의 특기는 ‘우라까이’. 이미 보도된 기사를 그대로 갖다 쓴다는 기자 사회의 은어다. 톱스타인 남자 배우가 촬영 현장에서 무단이탈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연예부 하 부장(정재영 분)은 기자들에게 빨리 기사를 쓰라고 재촉한다. 이슈가 하나 터지면 비슷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현실과 많이 닮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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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신약 개발을 위한 생동성 실험에 참가했던 한 청년이 생선 인간이 돼버린다. 상원(이천희 분)은 청년을 따라다니며 그의 모습을 카메라 안에 담는 기자다.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기자를 꿈꿨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기자가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 지상파 방송국에서 구성원들이 파업을 선언해 일손이 부족해지자 그를 일명 ‘시용기자’로 채용했다. 파업 중인 공채 기자들에게 지방대 출신이라고 무시당하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정직원 전환이 어렵다는 상사의 말에 마음 졸이기 일쑤. 상원은 안쓰러운 이 시대의 자화상이자 청년 실업 문제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권오광 감독은 이러한 설정에 대해 2012년에 있었던 MBC 파업을 빗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필라멘트픽쳐스,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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